[가요는 삶의 축] 233. 가버린 사랑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233. 가버린 사랑

‘한겨울’ 한중수교 25주년 단상

  • 승인 2017-08-31 00:01
  • 홍경석홍경석


저우언라이(周恩來=주은래)는 중국의 정치가다. 항일전이 발발한 후에는 공산당의 대표로서 국민 정부의 국방 위원회 등 요직에 있으면서 국공관계의 처리를 맡아 탁월한 정치적·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다.

문화 대혁명을 거쳐 최후까지 공산당에서 지도적 위치를 유지하면서 국내외의 중요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였다.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문화대혁명을 거쳐 최후까지 공산당에서 지도적 위치를 유지하였다.

그러면서 27년간이나 총리 직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끈질긴 정치력을 볼 수 있다 하겠다. 이 저우언라이와 그의 부인 덩잉차오의 스승이 장보어링(張伯苓)이다.

1904년과 1919년에 난카이 중학과 난카이 대학을 설립한 그는 이회영의 아들인 이규창이 학비가 부족하여 입학하지 못하자 해결해 주었다. 주지하듯 우당 이회영(友堂 李會榮)은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의 10대손으로 명문세가의 후손이었다.

우당은 조국이 일제에 의해 국치(國恥)를 당하자 전 재산을 서둘러 처분하고 만주로 떠나 혁혁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만주와 상해 등 광활한 대륙에서 우당 형제가 인재양성과 독립투쟁을 계속하는 동안 전 가족이 겪은 고초와 희생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석영․ 회영․ 호영 3형제가 만주와 중국에서 일제의 잔혹한 고문을 받아가며 장렬하게 순국했는가 하면 살아남은 가족들은 초근목피로 겨우 삶을 이어갔다. 후일 이규창의 자서전에 따르면 “일주일에 세 번 밥을 하면 운수가 대통이었다”라고 할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했다니 당시의 참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러한 때였기에 장보어링의 도움은 이규창에게 있어 오랜 가뭄 끝의 단비였음은 물론이다. 장보어링은 이밖에도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와 오랜 시간 교류하면서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에게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8월 24일에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화기애애는커녕 한겨울만큼이나 차갑고 냉랭한 기운이 여전하여 양 국가의 오늘날 정서와 입장을 반증하는 듯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말미암아 한.중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불편한 상황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까지 동원하여 심지어는 미국까지 타격하겠다는 북한을 여전히 편애하며 부둥켜안고 있다. 반면 우리에겐 사드 배치를 빌미로 온갖 경제적 압박과 때론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물론 장보어링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을 당시는 일본군국주의가 한중 양국 모두의 공동의 적이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사드 배치는 어쩌면 우리의 최소한의 방어체계다.

따라서 이마저 철수시키라는 중국당국의 의도는 남한이야 망하든 말든 북한정권만 온전하면 된다는 저급(低級)의 이기주의 노골화에 다름 아니다.

“백년해로 맺은 언약 마음속에 새겼거늘 ~ 무정할 사 그대로다 나 예 두고 어디 갔나 ~ 그대 이왕 가려거든 ~ 정 마저 가져가야지 ~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남은 이 몸 어이 하리 ~” 임주리의 <가버린 사랑>이다.

장보어링은 한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톈진에서 활동하던 한국독립운동 세력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후원을 마다치 않았다. 따라서 중국근대사에서 최고의 구국교육운동가로 평가받고 있다는 그가 오늘날 생존하여 한중관계의 엄동설한(嚴冬雪寒)과 그야말로 ‘가버린 사랑’의 현실을 보았다면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남녀 간의 사랑은 그 감도가 어설플 경우 아침햇살에 녹아버리는 서리(霜)가 될지 모르겠으되 한중관의 관계는 그리 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