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4·10 총선,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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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4·10 총선,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승인 2024-03-26 15:54
  • 신문게재 2024-03-27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유재일 대표님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4·10 총선이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어 열전에 돌입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누리집을 살펴보면, 254명을 뽑는 지역구 후보 경쟁률은 총 699명이 등록해 2.8 대 1을, 47명을 뽑는 비례대표 후보 경쟁률은 38개 정당이 총 253명을 등록해 5.5 대 1을 나타내고 있다. 28개 지역구를 지닌 충청권은 총 81명 후보가 출마해 전국과 거의 동일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충청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비례대표 후보수는 현직 국회의원이 소속하고 있어 원내정당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조국혁신당 등 7개 정당에 한해 본다면, 총 145명 중 6명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뽑는 선거제도가 도입되었더라면, 충청 지역민은 인구비례상(11.8%) 최소 12명이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되었을 것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지 2년이 되는 시점에 치뤄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중간 평가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의 선거로는 대표적으로 4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한지 2년 후에 하원의원과 일부 상원의원을 선출하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들 수 있는데, 유권자들이 미래의 희망이나 후보의 자질을 따져보는 '전망적(prospective) 투표'를 하기보다는 정부·여당이나 현직 의원의 책임을 묻는 '회고적(retrospective) 투표'를 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선거는 총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서도 이뤄지는데, 근래 들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절반을 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빨라지는 추세에 있다.

대체로 중간평가 선거는 유권자의 회고적 투표성향 때문에 여당에게 불리할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987년 민주화 이후부터 2020년까지 치룬 9번 총선 중 새정부 출범 1년 이후에 실시한 시점을 기준으로 한 총선 현황을 보면, 여당이 패배하거나 여소야대인 경우는 세 차례뿐이다. 즉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6년 총선은 여소야대로 나타났고,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총선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에서는 여당이 패배했다. 이렇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 대한 지금까지의 여·야 전망은 아전인수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회고적 투표성향은 정부·여당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야당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보면, 일차적으로 유권자의 계층적 이익과 이념적 가치가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차적으로 현안쟁점, 경제상태, 그리고 후보의 능력과 도덕성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한국적 특이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주의와 남북한 관계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경제 규모에서 세계 12위를 차지할 만큼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심화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돌파구 없는 정치사회적 갈등, '3대 국민 스트레스'(저출산, 북핵, 기후위기) 등으로 행복도가 낮은 편이다. 이러한 한국의 현주소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주는 동시에, 지금까지 성취해온 각 영역의 발전이 퇴행하거나 왜곡될 수 있는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분기점에서 치루는 이번 총선은 그 중요성이 막중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선거 국면을 보건대, 정당들과 후보들은 유권자의 투표행태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관성적으로 간주하고, 적대와 증오의 언술이나 시대착오적 색깔론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유권자의 수준이 선거를 도덕적 응징이나 복수의 혈전으로 치부하는 데 현혹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또한 이번 총선이 지난 대선의 연장선으로 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역대 선거과정을 살펴보면, 유권자들은 때로는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듯하지만 결국 대승적으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선택했음을 볼 수 있다. 승리하고자 하는 정당과 후보라면 시대정신과 민의가 응축되어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한편, 상호 존중에 기반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운동, 즉 페어플레이에 집중하길 바란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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