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청명절 |
해마다 양력 4월 5일이 되면 중국 사람들은 저마다 성묘하러 가느라 바쁘다. 4월 5일을 전후하여 앞뒤로 하루 정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대개 이 시기를 중국에서는 청명(淸明)절이라고 부르고, 전 국민이 성묘하러 갈 수 있게 청명절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청명절 시기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봄기운이 완연하여 조상의 묘를 찾아 잡초를 제거하고 제를 올리는 등 성묘 활동을 하기에 딱 좋다. 성묘를 마친 사람들은 산이나 들에서 따스한 햇볕과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을 느끼면서 먹고 마시고 산책하면서 새봄이 찾아온 것을 기뻐한다. 이렇게 새로 난 풀을 밟으면서 봄을 즐긴다는 의미에서 옛사람들은 청명절을 답청(踏靑 )절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 송나라 시인 정호(程顥)는 사람들이 청명절에 답청을 즐기는 모습을 아름다운 필치로 묘사한 바가 있다.
郊行卽死(교행즉사)
芳原 野恣行(꽃향기 만발한 들판에서 마음껏 노니는 이 시절에)
春入山碧四(먼 산에도 봄이 찾아와 사방을 신록으로 물들였구나)
逐穿柳巷(흥에 겨워 낙화를 쫓으며 버들개지 날리는 오솔길을 가로지르고)
困流水坐苔(노곤하니 흐르는 물가 이끼 낀 돌 위에 앉아보네)
莫酒十分(거듭 권하는 이 술을 사양하지 마시라)
只恐花一片(다만 바람에 꽃잎이 흩날릴까 두렵다네)
是明好天(청명절 좋은 날씨를 만나)
不妨游衍莫忘(마음껏 즐기다가 부디 돌아가는 일을 잊지 마시라)
봄은 늘 제자리를 찾아온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봄을 들여다본 적은 까마득하다. 개화기가 빨리 찾아온 올봄에는 마음속에 시 한 편을 담고 사랑하는 가족들이랑 답청을 나서볼까 한다. 박연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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