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AI 시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에서 교육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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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AI 시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에서 교육의 길을 묻다

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 승인 2026-02-09 10:27
  • 신문게재 2026-02-10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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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배재대 교수
최근 언론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장 투입에 노조가 "합의 없이는 단 1대도 못 들어온다"고 선언한 내용이 다뤄졌다. AI를 장착한 로봇이 생산 현장에 '고용'되는 역사적 전환점이자, 인간 노동의 종말을 예고하는 시발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높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2030년 이전 일반인공지능(AGI)의 등장으로 대부분 직업이 소멸하지만, AI의 무한한 생산성 확대로 인해 물가가 폭락함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즐길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친다. 동시에 통제되지 않은 AI의 위험성과 인간이 AI와 결합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내놓는다.

스탠퍼드대 앤드류 응 교수는 AI 민주화로 누구나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는 시대를 예견하고, MIT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는 '제2의 기계 시대'를 이야기한다. 반면 옥스퍼드대 닉 보스트롬 교수는 통제 불능의 초지능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며, 유발 하라리는 '쓸모없는 계급' 출현과 인간 존엄성 위협을 경고한다.

이러한 논쟁은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우리 학생들은 ChatGPT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AI 면접을 준비한다. 우리 학생들은 AI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최근 서울대의 일부 교양 과목에서 AI를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돼 해당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성적이 무효 처리가 되고 종이시험으로 재시험이 진행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우리 교육이 이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AI는 '부정행위 도구'로 인식되고, 정작 필요한 AI 리터러시 교육은 부족하다. AI 접근성 격차는 새로운 교육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교수인 필자조차도 최고 성능의 AI 도구의 구독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모든 학생에게 AI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AI의 작동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필자가 담당하는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AI와 협업하는 법을 가르친다. 둘째, 교사들의 AI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전국 모든 교사 대상의 체계적인 AI 연수는 필수다. 셋째, AI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허위 정보, 편향된 결과,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민성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단기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본적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첫째, 인간 고유의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필자는 영어 성경과 인문학 영어를 가르치면서 깨달았다. 학생들이 단어와 문법을 외우는 것보다 인문학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성찰하여 토론할 때 훨씬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말이다. AI는 주어진 질문에 대해 완벽한 답을 줄지는 몰라도, 자신만의 관점과 성찰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둘째, AI를 활용한 평생학습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지난 학기 필자는 제미나이의 '가이드학습'을 활용한 프로젝트로 큰 효과를 거뒀다. 학생들은 원하는 주제로 하루 10분, 주 5일간 AI와 학습하며 스스로 성장했다. AI로 인한 직업 세계 변화는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살 수 없는 시대를 만든다. 대학은 모든 연령대가 찾아와 배우는 평생학습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 AI 격차가 교육 격차로, 다시 사회경제적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공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AI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소외 계층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최신 AI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 AI 시대이기에 더욱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AI의 발달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어느 미래를 초래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특히 교육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AI를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대신, 그것을 인간의 번영과 존엄성을 높이는 도구로 만들 역량을 길러야 한다. 우리 교육이 AI 시대에 '종속'되거나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도'하는 인재를 키우길 바란다. 균형 잡힌 미래를 만드는 것은 교육의 책임이며, 지금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미래를 결정한다./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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