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선생님들은 공동체를 잘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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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선생님들은 공동체를 잘하고 있니?

대전서중학교 김득범

  • 승인 2026-07-02 17:14
  • 신문게재 2026-07-03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사진) 대전서중학교 교사 김득범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작년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다. 우연히 대학 시절 가르침을 주셨던 교수님을 오랜만에 뵙고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당시 나는 수업연구대회 주제이자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하며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공동체 역량'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학교 현장의 경험을 엮어 나름의 생각을 말씀드렸는데, 내 이야기를 들으신 교수님께서는 한마디를 던지셨다.

"선생님들은 공동체를 잘하고 있니?"

순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사이가 좋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다만 나는 동료 선생님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하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공동체 역량을 길러주어야 할 교사인 내가 먼저 공동체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마음에 남았다. 그 질문은 이후 학교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작은 거울이 되었다.

그 질문을 품은 채 2026학년도를 맞이했다. 올해 대전서중학교는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되어 헌법교육, 학교문화, 역량강화, 통일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지난 5월에는 역량강화 과제의 하나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LCSI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교직원 연수를 진행했다.

LCSI는 개인의 타고난 기질과 현재 성격 특성을 이해하도록 돕는 심리검사이다. 도전성, 사교성, 수용성, 신중성 등 여러 특성을 바탕으로 주도형, 표출형, 우호형, 분석형의 네 가지 기질 유형을 제시한다. 바쁜 수업과 업무 속에서도 선생님들은 300여 개의 문항에 응답했고, 각자의 결과지를 들고 회의실에 모였다.

이번 연수는 단순히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선생님들은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기질을 탐색했다. 각 조의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맞아, 맞아. ○○선생님이랑 정말 닮았네."라는 웃음과 공감이 회의실을 채웠다. 내가 속한 주도형 그룹에서 자주 듣는 말로 '화가 많다'가 나오자 선생님들이 크게 웃었다. 사실 나는 화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 웃음은 누군가를 놀리는 웃음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웃음이었다.

연수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오며 여러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선생님은 분석형이어서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이구나." "이분은 우호형이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소통해야겠구나." 물론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은 언제나 검사 결과보다 넓고 깊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더해질 때, 오해는 줄어들고 교육활동은 훨씬 부드럽고 따뜻하게 이어질 수 있다.

1년 차 생활안전부장으로서 우리 부서에서는 5월 14일 '꽃-드림(Dream)' 활동과 감사 편지 쓰기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화단과 화분에 꽃을 심고, 평소 감사했던 선생님께 손편지를 썼다. 스승의 날에는 직접 화분과 편지를 전달하며 선생님과 추억의 사진도 남겼다. 이 활동은 스승의 날을 단순히 교사에게 감사하는 날로만 보내기보다 친구, 선생님, 자연을 함께 생각하는 공동체 역량 함양의 계기로 삼고자 기획한 것이었다. 작은 화분 하나와 짧은 편지 한 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기억하고 고마움을 전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활동의 출발점은 결국 교사에게 있다. 오늘날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을 넘어, 학생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의 주체이다. 그렇기에 교사 역시 먼저 이해와 공감, 소통과 협력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 교사가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학생들은 공동체를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학교생활 속 경험으로 배우게 된다.

"선생님들은 공동체를 잘하고 있니?"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교사로서의 성장일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배우는 공동체가 될 때, 비로소 학생들에게도 진정한 공동체 역량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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