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 무덤 영영 못찾나<영상>

  • 사람들
  • 뉴스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 무덤 영영 못찾나<영상>

정조 15년 순교한 윤지충ㆍ권상연 금산 진산면에 묻혔을 가능성 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앞두고 지난 2월 '복자'로 결정되며 관심 고조

  • 승인 2014-04-23 18:05
  • 신문게재 2014-04-24 19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금산의 진산성지. 두 순교자의 고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진산성지에 세워져있는 순교자 윤지충(바오로) 기념비(왼쪽)와 권상연(야고보) 기념비. 왼쪽은 진산성지성당의 모습. 1927년에 건립된 성당 건물이 눈길을 끈다.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금산의 진산성지. 두 순교자의 고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진산성지에 세워져있는 순교자 윤지충(바오로) 기념비(왼쪽)와 권상연(야고보) 기념비. 왼쪽은 진산성지성당의 모습. 1927년에 건립된 성당 건물이 눈길을 끈다.

'금산 출신으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무덤을 찾을 수는 없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을 앞두고 지난 2월 '복자'로 결정된 윤지충, 권상연의 무덤 행방에 다시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천주교 대전교구의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윤지충과 권상연은 전라도 진산(현 금산군 진산면) 출신이다. 정조 15년(1791년) 신해박해의 원인이 된 '진산사건'으로 순교했고, 유해는 고향인 금산군 진산면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무덤의 흔적조차 사라지고 집안 후손들도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상황이다. 천주교 기록에 '두 순교자의 무덤 옆을 지나갔다'는 내용이 있으나 위치를 적어 놓지 않았다. 천주교 호남교회사연구소를 설립한 김진소 신부가 1980년대 두 순교자의 무덤을 찾으려 애썼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정환 신부는 “당시 정황상 순교자들의 묘소에는 비문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후손들에게 묘소의 위치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 집안의 선산이 있었던 금산군 진산면 막현리를 유력한 장소로 보고 오래전부터 조사를 많이 했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자료가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막현리 이장 김순한씨는 “수십년 전부터 천주교회에서 순교자 두 분의 무덤을 찾기 위해 신부님들이 수차례 방문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며 “200여년 전의 일인데다 후손들도 고향에 남아있지 않아서 가까운 집안 친척이 없다 보니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고향 주민들은 문화재 발굴 같은 전문적인 방식으로라도 무덤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예산문제 등이 있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 문화예술담당자는 “순교자 두 분과 관련해서 성역화를 위한 용역 관련 예산 수립을 추진 중이지만 무덤 발굴 등과 관련해서 어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윤지충, 권상연을 포함한 천주교 전래 초기 순교자 124명은 지난 2월 '복자'로 결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방한 때 이들에 대한 시복식을 집전할 예정이다. 복자는 성인의 이전단계이다. 시복(諡福)은 가톨릭 교회가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천주교 자료에 따르면 윤지충과 정약용은 고종사촌 간이며 정약용을 통해 천주교 신앙을 알게 됐다. 윤지충은 1791년 5월 모친상을 당하자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외종 사촌형인 권상연과 함께 집안의 신주를 불사르고 유교식 제사를 거행하지 않았다. 이는 당대 사회에 패륜으로 받아들여졌고 같은 해 12월 8일 윤지충과 권상연은 전주의 남문 밖(현재의 전동성당 부근)에서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순교의 칼날을 받았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산시, 경산역~경산시장 야간경관 조성
  2.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3.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4. [르포] "오늘 영업 안 하나요"… 갑작스러운 휴업에 멈춘 홈플러스 유성점
  5. 칠곡군, 꿀맥 페스티벌 성료
  1. 중수청 예산 순위도 밀린 대전… 세종 임시청사 장기화 우려
  2. 코스피 7000선 붕괴에 개미들 '통곡'... 매도 사이드카에 서킷브레이커까지
  3. 방학 중 돌봄 공백 커지나…대전 교육공무직노조 총파업 예고
  4. [통(通)하는 충남, 시험대 선 박수현 충남지사의 소통 리더십] ③ 혁신도시의 완성을 향한 공공기관 및 산단 유치
  5. [기고] 국가의 생존을 누구 손에 맡길 것인가

헤드라인 뉴스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도시의 기억은 결국 사람과 장소에 남는다. 대전에도 지역 문학사의 흐름을 이어온 문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정작 그 자취는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채 멀어지고 있다. 묘역은 찾기 어렵고, 생가는 사라졌으며,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기리려는 노력은 행정의 체계적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기획을 통해 대전 문학유산 보존의 현주소와 지역 문화 행정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르포] 산길 끝 김호연재 묘역, 문학관 논의도 길 잃었다 ② 주차장이 된..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지방주도 성장을 위한 다양한 우대 정책과 지원 방안들이 쏟아졌다. 재정경제부는 재정과 금융·세제·규제·기술·인재·인프라 등 7대 패키지를, 국세청은 지역기업 세무조사 유예 등을, 조달청은 비수도권 기업의 수주기회 확대와 판로 지원, 관세청은 권역별 첨단산업 집중 지원 등을 내놨다. 국가데이터처는 지역 관련 정보통계를 확충하고, 금융위원회는 지방금융 격차 해소에 나선다. 이 대통령 주재로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 첫날, 재경부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국가데이..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