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새 단장한 시장, ‘시설 이후’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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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새 단장한 시장, ‘시설 이후’ 전략 필요

③시설에서 경쟁력으로, 전통시장 살릴 다음 전략
아케이드·주차장 개선에도 차별화 콘텐츠는 부족
대전시 효과 검증 못 해…시설 이후 전략 필요
전문가 “경영혁신·공동마케팅 지원 강화해야”

  • 승인 2026-07-15 16:53
  • 신문게재 2026-07-16 5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은 환경 개선에는 기여했으나 차별화된 콘텐츠 부재로 인해 실질적인 경쟁력 확보와 매출 증대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시장 고유의 자원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강화와 주변 인프라 연계를 통해 시장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향후 정책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운영 전략과 경영 혁신 지원에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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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전통시장. (사진= 중도일보 DB)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형의 모방이 아닌, 전통시장만이 줄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시설 현대화는 끝이 아닌 자생을 위한 시작점이다. 본보는 대전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실효성을 되짚어보고, 겉모습의 변화를 넘어 시장이 스스로 살아 숨쉬기 위해 채워야 할 내부의 과제들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새 옷 입은 전통시장, 경쟁력은 채워졌나



2. "주차만 편한 게 다가 아냐"…시설 뒤에 남은 시장의 고민



3. 시설에서 경쟁력으로, 전통시장 살릴 다음 전략



전문가들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개선을 넘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자생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의 전통시장들은 저마다 고유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시장을 살리기 위해 추진된 시설 현대화 사업은 이용 환경 개선에는 기여했지만, 시장별 고유한 매력과 차별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후속 전략은 미흡했다.

시설 개선에 집중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한계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공간디자인학회 연구에서는 기존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아케이드 설치와 주차장 등 공동 기반시설 개선에 집중하면서 시장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전 전통시장도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기본적인 이용 환경은 개선됐지만, 시장마다 가진 역사와 상권 특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과 운영 전략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시설 현대화 사업 이후다.

대전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시설 현대화 사업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객관적 지표를 마련하지 못한 채, 시설 확충 이후 정책 방향 설정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 전통시장·골목상권 현황분석 및 로컬데이터 구축 용역'을 통해 시설 투자 이후 상권 변화를 분석했다. 제주시 중앙지하상가는 시설 현대화 사업에 22억 7900만 원이 투입됐지만 매출이 감소했고,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역시 주차시설 개선 이후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시설 투자가 이용 환경 개선을 넘어 방문객 증가와 매출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이 시설 중심에서 시장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시장에 같은 시설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별 역사와 지역 자원, 상권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콘텐츠와 운영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설 현대화 이후에는 공동마케팅과 경영혁신, 홍보 등 소프트웨어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시장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상인들이 스스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방향이 지역 내 앵커시설과의 연계다. 전통시장 자체만으로 방문 목적을 만들기 어려운 만큼 주변 관광시설, 문화공간, 공공시설 등과 연결해 유동 인구를 유입시키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시장 안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 자원과 연계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주거환경학회 연구진은 "시설 현대화 이후에는 경영혁신과 공동마케팅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정책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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