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웰다잉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여론광장]웰다잉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동규 대전충남 녹색연합대표

  • 승인 2015-04-14 14:01
  • 신문게재 2015-04-15 19면
  • 이동규 대전충남 녹색연합대표이동규 대전충남 녹색연합대표
▲이동규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이동규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죽음은 생로병사의 당연한 과정이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모두 이야기하기 싫어한다. 죽음은 항상 내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죽음을 멀리하다 보니 건강한 죽음, 행복한 죽음, 소위 웰다잉에 대해 거의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웰다잉이란 아름다운 죽음, 준비된 죽음을 말한다. 즉,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생애기, 유언장, 사전의료의향서 등을 작성하며, 사후의 제반 일에 대해 준비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및 인구 15%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 인생 제2막에서는 필수적으로 웰다잉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고향이 없이 도시에서 떠돌며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들어 쓰러지면 중환자실로, 그 다음은 요양병원으로 전전하다가 장기간 사회 및 가족과 단절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웰다잉에 대해 전혀 준비하지 못하였거나, 설사 본인이 이렇게 죽는 것은 아니다 하고 생각을 하였어도 반영되지 못하는 사이 허전하고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다. 여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우리 사회가 웰다잉에 대해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웰다잉인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는 웰다잉을 맞이할 수 있을까? 우선 웰다잉에 대해 각종 공적기관, 사회교육기관, 노인회관, 요양원, 주민센터 등에서 웰다잉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또한, 웰다잉을 실행할 수 있는 사회적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요즘 생기고 있는 장례지원단이라는 마을기업도 좋은 예다. 여기에서는 행복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 지원단에 소속된 작가들은 당사자의 생애에 대해 구술을 통해 생애이야기를 만든다. 또한 사후의 제반 절차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반영한다. 그렇게 하여 장례는 당사자에 대한 추모와 추억의 장이 되도록 한다.

당사자가 이러한 웰다잉 결정을 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대부분이 가족과 친지 그리고 병원이다. 버킷리스트라는 영화에서도 두 주인공들은 자신을 불행하게 죽도록 만드는 가장 큰 적은 바로 가족과 문병객 그리고 의료진이라고 못 박고 있다. 영화에서 지칭하는 웰다잉의 적들은 각자의 마음 편함이나 합리화를 위해 무조건 병원이나 요양원에 머물러 있을 것을 강요한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병원에 갇혀서 그대로 죽기보다는 살아생전에 해보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병원을 탈출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가족과 병원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의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당사자의 웰다잉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말기암으로 고생하시던 나의 아버님은 끝내 수술을 받지 않는 쪽을 택하셨다. 나는 함께 지내면서 당신의 일생에 대해 구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아버님의 다른 모습도 생애기에 담을 수 있었다. 돌아가시기 전에 원고를 읽어드리면서 잘못된 곳은 바로 잡았다. 물론 사후 장례절차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49재를 맞이하면서 아버님이 남기신 글 그리고 자녀들과 숙부님, 아버님 친지들의 추모의 글을 모아서 '나의 아버지 정당 이병하'라는 책으로 출간을 했다. 돌아가시는 마지막 순간 하신 말씀은 “동규야 이젠 가야겠다”는 한마디였다. 혈육간 영원히 헤어진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슬픔이었지만 아버님은 그래도 당신의 의지에 따라 당당하게 죽음과 마주하신 것이다.

나는 아버님을 찾아가기 쉬운 대전 근교에 모셨다. 또 계룡에 살고 있는 내 친구는 돌아가신 부모의 묘를 아예 집안 뜰에 모셨다. 그리고 생전에 좋아하시는 꽃을 심어 아름답게 피우고 있다. 웰다잉을 통해 인간 존엄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웰다잉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준비를 해야 한다.

이동규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황종헌 전 수석, "36년간 천안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순간"
  2. 아산시, 전국 최초 '가설건축물TF 팀' 신설
  3. 천안시 성거읍생활개선회, 26년째 떡국떡으로 온기 전해
  4. 천안시,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 확대…고령층 6000명 대상
  5. 안장헌 충남도의회 예결위원장,차기 아산시장 출마 선언
  1. 대전 서구 도마·변동 13구역 사업시행계획 인가 '득'
  2. 천안법원, 장애인 속여 수억 편취한 60대 여성 '징역 6년'
  3. 아산시의회 탄소중립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하고 마무리
  4. 천안법원, 전주~공주 구간 만취 운전한 30대 남성 '징역 1년 6월'
  5. 천안시, 주거 취약가구 주거안정 강화 위한 주거복지위원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여야와 정부가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3개 지역 특별법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른바 '따로 또 같이' 방침 적용을 시사하면서 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 날지 촉각이다. '따로 또 같이' 방침은 3개 지역 특별법의 공통 사항은 동일 수준으로 조정하고, 지역 맞춤형 특례는 개별 심사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광주 전남 특별법 등에 비해 자치 재정 및 권한이 크게 못 미치며 불거진 충청홀대론을 불식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11일 법안소위를 열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주민투표' 시행을 공식적으로 촉구한다. 시의회 절대 다수당 지위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대전·충남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통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는 9일 오전 10시 제293회 임시회를 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회기는 해당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로, 의회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공식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결..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명절을 앞두고 배추·무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한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6일 기준 대전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4993원으로, 1년 전(4863원)보다 2.67%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무 가격도 한 개에 1885원으로, 1년 전(2754원)보다는 31.55% 내렸고, 평년(1806원)에 비해선 4.37%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2025년 한때 작황 부진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