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살아있는 역사 교실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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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살아있는 역사 교실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시·대전문화유산 울림 진행 회차별 25명내외 무료 운영
단순 관람형 문화재 해설 넘어 '현장+스토리텔링' 결합
'선비탐구' 송시열 선생의 삶·학문 조망, 생활철학 엿봐
'근대도시탐험' 옛 도청 등 탐방… 형성·발전 과정 살펴

  • 승인 2026-04-02 17:15
  • 신문게재 2026-04-03 8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시와 (사)대전문화유산 울림은 선비문화부터 근현대 도시 형성 과정, 고대 산성 유산까지 대전의 역사를 아우르는 참여형 국가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합니다. 이번 행사는 스토리텔링과 현장 체험을 결합하여 조선 시대 선비의 삶, 근대 도시의 발전사, 삼국시대 산성의 역사적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세 가지 테마로 운영됩니다. 시민과 외국인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대전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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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문화유산울림이 '시대를 걷다, 국가유산과의 동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사진=울림 제공
대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국가유산 체험 프로그램이 시민들을 찾아온다.

대전시와 (사)대전문화유산 울림은 선비문화부터 근현대 도시 형성, 산성 유산까지 아우르는 참여형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순 관람형 문화재 해설을 넘어, 현장 체험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시민과 학생, 외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일정은 무료로 운영된다. 각 프로그램은 회차별 25명 내외로 진행돼 비교적 밀도 높은 탐방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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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사적공원 전경. 사진제공은 대전시
▲ 선비의 삶을 따라 걷는 '대전선비탐구'

'대전선비탐구-시대를 걷다, 국가유산과의 동행' 프로그램은 오는 4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총 4회 진행된다. 일정은 4월 18일, 5월 23일, 9월 19일, 10월 17일이다.

이 프로그램은 남간정사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대표 유학자 우암 송시열 선생의 삶과 학문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남간정사 일대의 기국정과 연못 등을 둘러보며 전통 조경과 고건축의 구조를 살펴보고, 선비들이 머물던 공간의 의미를 현장에서 이해하게 된다.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 구성은 단순한 유적을 넘어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사유 방식과 생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한다.

이직당에서는 유물관 해설이 이어진다. 남간정사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과 기록을 통해 공간의 역사적 맥락을 짚고, 선비의 삶과 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전통차를 마시고 부채를 활용한 풍류 체험이 진행되며, 선비 문화의 정서를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탐방은 사육신 박팽년 선생 유허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관련 상황극이 재연돼 단종 복위를 둘러싼 역사적 사건과 충절의 의미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한다.

우암사적공원 역시 주요 코스로 포함된다. 이곳은 송시열 선생이 학문을 닦던 장소로, 1990년대 복원 사업을 통해 장판각과 전시관, 서원 등 16동의 건물이 조성됐다. 현재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남간정사는 '양지바른 개울'을 뜻하는 이름으로, 중국 남송 유학자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유래했다. 이곳은 송시열 선생이 만년에 후학을 양성하던 공간이자, 사후 '송자대전'이 간행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송시열은 조선 후기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효종 시기 북벌정책을 뒷받침하며 정치·학문 양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인조부터 숙종까지 4대에 걸쳐 활동한 원로 대신으로, 후대에는 공자와 주자에 비견되는 '송자'로 불렸다.

박팽년 역시 세종대 집현전 학자로 출발해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처형된 인물로, 숙종대에 충신으로 복권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물들의 삶을 공간과 체험을 통해 되짚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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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문화유산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
▲철도·행정·상업… 근대 대전을 읽다

근대기 대전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근대도시 대전탐험' 프로그램은 4월 17일부터 6월 27일까지 총 6회 운영된다.

1차 일정(4월 17일, 5월 15일, 6월 12일)에서는 대전역 동광장(호국철도광장)을 시작으로 대전한의약거리, 대흥동성당, 옛 충남도청을 순차적으로 탐방한다.

대전역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한 곳이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물자와 피란민 수송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했으며, 현재 동광장은 철도 종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호국철도광장으로 조성돼 있다.

대전한의약거리는 1914년 호남선 개통 이후 공주의 약령시가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형성됐다. 이후 전국 약재상들이 모이며 서울, 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약령시로 성장한 상업 중심지다.

대흥동성당은 1919년 한옥 성당으로 출발해 1962년 현재의 건물로 재건축됐다. 고딕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로, 1960년대 한국 모더니즘 성당 건축을 대표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옛 충남도청은 1932년 도청 이전 이후 대전이 충남 행정 중심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된 공간이다. 해방 이후 미군정청과 임시 중앙청으로 활용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함께한 장소로, 현재는 근현대사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2차 일정(4월 25일, 5월 30일, 6월 27일)에서는 테미오래, 을유해방기념비, 보문산 큰나무 전망대, 보문산 근대식 별장을 방문한다.

테미오래는 옛 충남도지사 관사촌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한 곳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행정 중심지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2012년까지 실제 관사로 사용됐으며 현재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을유해방기념비는 1946년 광복 1주년을 기념해 시민 성금으로 건립된 기념물로, 대전 지역 독립운동의 역사와 해방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문산 큰나무 전망대는 목조건축 구조의 전망시설로, 대전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문산 근대식 별장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으로 사용된 건축물로, 당시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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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산성에서 바라본 대전시 전경./사진=대전시제공
▲산성을 따라 읽는 '군사 도시 대전'

이와 함께 '산성의 도시 대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4월 1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되며, 주요 산성을 직접 걸으며 역사적 의미를 체험할 수 있다.

일정은 질현성·고봉산성(4월 11일), 보문산성(5월 17일), 월평동산성(10월 9일), 흑석동산성(11월 8일), 계족산성(11월 22일) 순이다.

보문산성은 백제시대 산성으로 대전 시내를 내려다보는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형 역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월평동산성은 갑천 유역을 방어하던 전략적 거점으로, 고구려 토기 등이 발견되며 삼국시대 세력 간 경쟁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흑석동산성은 나당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의 격전지로 알려져 있으며, 2022년 발굴에서는 '병진' 명문 기와가 발견돼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됐다.

계족산성은 대전 지역 최대 규모 산성으로, 삼국시대 축성기술을 잘 보여주는 유적이다. 성벽 위에서 대청호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뛰어난 경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질현성과 고봉산성 역시 백제 부흥운동의 흔적을 간직한 산성으로, 자연지형을 활용한 축성 방식이 특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 산재한 국가유산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일상 속에서 대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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