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석유제품 생산기업들 원료수급 불안에도 '벙어리 냉가슴'

  • 경제/과학
  • 지역경제

대전 석유제품 생산기업들 원료수급 불안에도 '벙어리 냉가슴'

"원료수급 어려워도 공장 정상가동, 상황만 예의주시"
은행 대출상환 압박 가능성에 피해 사실 밝히기 꺼려

  • 승인 2026-04-02 17:07
  • 신문게재 2026-04-03 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및 납사 수급이 불안해지자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했으며, 이에 따라 대전 지역 제조업체들의 생산 비용 상승과 공정 차질 우려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대출 제한 등 금융권의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피해 상황을 외부에 숨기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현재 우회 조달 등을 통해 공장 가동을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원료 수급 불안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clip20260402163442
대전지역 제조업체들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와 납사(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 속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제공)
대전 소재 제조업체들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와 납사(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 속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공정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외부에 알려질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2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자정을 기해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상향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분되며, 이번 격상은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물 경제에 영향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원유 수급 불안은 이미 물가지표에서 감지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문제는 단순 원유 가격상승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지역 제조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플라스틱·합성고무의 핵심 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 때문에 납사 수급 차질은 생산 비용 상승은 물론 공장 가동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작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피해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은 채 제한적인 반응만 보이고 있다.

대전의 한 합성고무제품 가공업체 관계자는 "현재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재고가 한정돼 있어 중동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회 조달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아직 공장 가동률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기업들이 겉으로는 정상 가동을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수급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이 피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배경에는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수익성 악화를 의미한다"며 "이럴 경우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고, 기존 대출도 상환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기업들이 직접 지원하는 기관에만 내부 사정을 알릴 뿐, 외부 공개에는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진보 세종교육감 '임전수 후보' 선출… 6자 구도 새판
  2.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토론회 난타전…張-張 협공 許 반격
  3.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후보 간 신경전 격화… 박 "억지왜곡 자중" VS 양 "즉시 해명하라"
  4. [인터뷰]한국 현대 조각의 거장 최종태 작가
  5. 신인 등용문 '웅진주니어 문학상' 최종 수상작은
  1. 교육부 사교육비 경감책 발표… “공교육 강화 빠졌다” 비판도
  2. 선소리산타령과 어우러진 '풍류아리랑 가람제' 성료
  3.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5. 충남대병원,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 인증… 뇌졸중 응급진료 체계 입증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지방정부 (중동) 위기 극복 뒷받침에 9조5천억 지원"

이 대통령 "지방정부 (중동) 위기 극복 뒷받침에 9조5천억 지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지방정부도 (중동) 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경정예산 국회 처리에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지방의 투자 재원 9조5000억원을 보강해 지방정부의 위기 극복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은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 역할을 해왔지만, 도시 확장과 함께 문화 인프라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며 점차 활력을 잃어왔다. 공연장과 전시시설, 문화공간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역시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전시가 원도심의 역사성과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도시재생과 예술을 결합한 '3대 특화 문화시설' 조성을 통해 원도심을 다시 문화 중심지로 복원하고, 일상 속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이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트럼프 발언에 천당·지옥 오간 자산시장…충청권 상장사 속수무책
트럼프 발언에 천당·지옥 오간 자산시장…충청권 상장사 속수무책

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로 중동 전쟁 종전 선언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요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가상화폐 시장도 급락세를 보였다.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 역시 전 거래일 회복세에서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4.65(4.47%)포인트 하락한 5234.0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9.84(5.36%)포인트 하락한 1056.34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 대전 도심을 푸르게 대전 도심을 푸르게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