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 충청권 대가뭄 이겨낸 세 가지 키워드

K-water, 충청권 대가뭄 이겨낸 세 가지 키워드

재작년 마른 장마 재난전조 파악, 용수비축 등 작년 가뭄 빠른 대응 지역 경계 허물고 여유분 공급, 강제단수 막고 발전소 운영도와

  • 승인 2016-03-27 13:53
  • 신문게재 2016-03-28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지난해 충청권 대가뭄으로 말라버린 보령댐. /K-water 제공
▲지난해 충청권 대가뭄으로 말라버린 보령댐. /K-water 제공
▲지난해 충청권 대가뭄 이후 조성된 보령댐 도수로를 통해 물이 공급되고 있다.  /K-water 제공
▲지난해 충청권 대가뭄 이후 조성된 보령댐 도수로를 통해 물이 공급되고 있다. /K-water 제공
지난해 충청권을 뒤덮은 최악의 가뭄은 물 문제가 미래가 아닌 현재 직면한 과제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은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봄 가뭄을 앞두고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K-water가 지난 2월 발간한 '가뭄극복 백서'를 바탕으로 2014년 7월 가뭄대책본부 가동을 시작으로 지난 2월 보령댐 도수로 통수까지 긴박하게 추진된 가뭄극복 주요 추진과정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5~7년 주기 대가뭄 충청권 휩쓸다=지난해 충청권을 덮친 최악의 대가뭄은 5~7년마다 반복하는 가뭄의 연장선이자 2014년부터 시작된 가뭄의 절정이었다.

지난해 전국 다목적댐의 평균 강수량이 846㎜로 예년의 3분의2에 불과해 국내 전체 17개 다목적댐 중 9곳이 비상 상황에 빠졌다.

다행히 지난해 7월 한강수계에 180㎜ 강우로 수도권 물부족 사태는 극복할 수 있었으나, 충청권은 더욱 극심한 가뭄으로 메말라갔다.

보령댐 강수량은 홍수기(7~9월)에 예년의 3분의1도 안 되는 257㎜(31.9%)에 불과했고, 지난해 1~10월 누적 강수량도 785㎜로 댐 건설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014~2015년 2년간의 강수량을 봐도 충남지역은 평년(2621㎜) 71%에 불과한 1881㎜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었다.

연 강수량 평균 1500㎜ 남짓인 한반도에서 1997년 1007㎜, 1982년 1001㎜ 1988년 875㎜, 1994년 920㎜, 2001년 1061㎜, 2008년 1016㎜ 그리고 지난해 965㎜ 등 5~7년 주기로 반복적인 가뭄을 경험했다.

▲2014년 마른장마, 재난 전조현상= 대가뭄이 발생하자 충남 서부 8개 시·군(48만명) 및 5개 화력발전소에 하루 24만㎥를 공급하는 다목적 보령댐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2015년 11월 기준 댐 저수량은 역대 최저수준인 18.9%까지 떨어지며 상류지역은 밑바닥을 드러냈고, 큰 비가 없으면 올해 3월 보령댐이 완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초유의 재난사태였다.

'가뭄극복 백서'에 따르면 K-water는 2014년 마른 장마를 재난전조(Disaster sign)로 인식하고 이때부터 물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가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K-water는 지난해 3월 신속하고 객관적인 가뭄 판단을 위한 조치로써 '댐 용수부족 대비 용수공급 조정기준'을 최초로 마련했다.

가뭄은 표준매뉴얼을 작성해야 하는 30개 재난유형에 속하지만, 관계부처 합동의 가뭄재난 표준매뉴얼은 가뭄이 악화한 9월에야 최초로 제정됐다.

2014년부터 시작된 충청권 가뭄대응은 K-water 자체 매뉴얼에 의해 추진돼 이를 바탕으로 하천유지용수 감량 등 다양한 댐 용수비축 노력을 한발 앞서 시행할 수 있었다.

▲자율적 수돗물 절약운동, 목표 초과달성 '쾌거'=200년에 한 번 찾아올 정도의 대가뭄을 맞아 충청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수돗물 절약운동은 절수 목표를 103%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보령댐 권역의 8개 시·군의 수돗물 절약 협약과 K-water가 ㎥당 1240원(정수단가의 3배)을 세대에 지급하는 절수지원금제가 지난해 10월 8일 시행돼 지난 2월 15일 종료됐다.

그 결과 평상시 용수 사용량의 20% 절감을 목표로 시작한 주민 자율적 절약운동이 8개 시·군 42만명의 노력으로 1월 말 기준 일평균 3만4000㎥의 용수를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K-water와 8개 시·군이 예상한 20%(일평균 3만3000㎥) 수돗물 절약을 뛰어넘어 절약 목표를 103%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용수공급량을 인위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광역상수도 밸브를 잠그는 강제 급수조정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절수에 참여하는 능동적 절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계 허문 급수체계 조정= 2014년 7월 K-water 가뭄대책본부 구성을 계기로 앞으로 예상되는 가뭄에 선제적 대응이 이뤄져 대청·용담댐에서 1억300만㎥, 31일분의 용수를 비축할 수 있었다.

대청댐에서는 농업용수 방류량 감량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청주 무심천 하천유지용수까지 전량 감량하며 상수원 용수 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또 용담댐에서도 대청댐 저수상황을 고려한 단계적인 하천유지용수 감축으로 용수비축을 진행해 결과적으로 두 댐에서 1억300만㎥(31일 공급량)을 비축해 대청호와 용담호에서 최악의 가뭄은 피할 수 있었다.

바닥을 드러낸 보령댐을 대신해 전북 용담댐과 대청호의 물을 서천과 당진에 공급한 급수체계 조정은 보령호 완전고갈을 예방하는 버팀목이었다.

전북 전주권 상수도인 용담댐과 아산 공업용수도인 대청댐 여유량을 보령댐 권역에 보내는 지역과 도 경계를 넘나드는 물 공급이 이뤄졌다.

용담댐 원수를 사용하는 전주 고산정수장 여유량 22만1000㎥를 지난해 10월부터 서천군 상수도로 공급했고 더 나아가 보령댐이 공급하던 서천군 서면 및 비인면 배수지까지 용담댐 원수를 지원했다.

또 보령댐 물을 사용하는 당진에 급수구역 조정을 통해 대청댐 원수를 사용하는 아산정수장 물을 공급해 5개 화력발전소의 안정적 운영을 도왔다.

K-water는 전북 정읍과 경남 창원에 운행정지 중인 펌프와 모터를 가져와 아산공업용수도 당진가압장에 긴급 설치해 당진에 대청댐 원수 공급지를 확대했다.

타지역의 광역상수도를 서천군 및 당진시에 일평균 3만1000㎥ 전환공급해 보령댐 일평균 상수도 공급량의 16% 수준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었으며, 극한 가뭄에도 강제 단수를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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