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탁자의 아픔까지 생각하는 마음

[공감 톡] 탁자의 아픔까지 생각하는 마음

  • 승인 2017-02-03 00:03
  • 김소영(태민)김소영(태민)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이번 설에는 친인척들이 여럿 모였다. 모처럼 모인 어른들은 이야기꽃 피우기 바빴고 여자들은 많은 식구들 음식준비로 부엌에서 분주할 때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메웠다. 깜짝 놀라 거실로 나와 보니 아직 걷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 조카가 형들을 따라 뛰어다니다가 탁자 모서리에 부딪쳤던 것이다. 당황한 아이 엄마는 아이를 껴안고 달래도 보았지만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많이 다친 걸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이를 살펴보았지만 큰 상처를 입진 않은 듯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많이 놀랐는지 아이는 울음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상에! 우리 아가, 많이 아파? 이 탁자가 우리 아가를 아프게 했어요? 때치때치 우리 아가를 누가 아프게 했어! 엄마가 때치 해줬으니까 이제 그만 울어.”

아이 엄마는 탁자 모서리를 때리는 시늉을 하며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그러자 엄마가 했던 모습 그대로 아이도 탁자를 때리는 행동을 보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난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 엄마가 아이를 달래는 방법과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재상아, 많이 아팠어요? 우리 재상이 얼마나 아팠을까? 숙모가 안 아프게 호호 해줄게. 근데 재상아, 재상이도 아팠겠지만 재상이랑 부딪힌 탁자도 아팠겠다. 그렇지? 탁자도 아프지 않게 호호 해줄까? ”

내가 탁자를 어루만지자 아이도 똑같이 나의 흉내를 내며 작은 입을 탁자에 대고 호호 불어준다. 그러면서 자기 모습이 재미있는지 하하하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언젠가 책에서 아이가 다쳤을 때 주로 엄마들은 아이를 다치게 한 무언가를 때리는 행동을 보이면서 아이의 분노를 가라앉히게 만드는데 그것은 아이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반대되는 다른 방법을 취했을 때도 아이를 달래는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졌었기에 이 기회에 시도를 해본 것이었다.

사람은 어떤 괴로움을 만났을 때 주로 괴로움을 준 상대를 책망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단 남 탓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습관을 아이에게도 심어 주는 건 아닐까?

나를 아프게 한 탁자를 때리지 않고 나와 같이 아플지도 모르는 탁자의 입장을 생각해주어도 아이는 고통과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데 말이다.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에서는 어릴 때부터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든,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어디에서든 일관성이 있게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해야 할 일’이란 자신과 상대에게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남에게 해롭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습관, 품성, 인격, 지능까지도 상당 부분이 가정으로부터 결정된다. 어릴 때 받았던 교육이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삶의 좌표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로써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안내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우리 아이들이 탁자를 때리며 자신의 아픔을 달래기보다는 상대의 아픔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고운 아이로 커 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를 먼저 생각했던 아이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준다며 그런 아이들이 커서 이루고 있는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지 아닐까? 웃는 조카의 밝은 얼굴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본다.

김소영(태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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