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정절’의 상징, 백제 도미(都彌)부인의 전설이 머무는 곳

[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정절’의 상징, 백제 도미(都彌)부인의 전설이 머무는 곳

제9회 수영성(水營城-鰲川邑城-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 승인 2017-08-13 09:59
  • 조영연조영연
▲ 오천읍성 진휼청
▲ 오천읍성 진휼청


제9회 수영성(水營城-鰲川邑城-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충남 보령시 오천면은 백제 때 회이포(回伊浦)로서 중국과 일본 등과의 교역항이었으며 임란 때 명군이 들어온 곳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충청수영이 설치되어 한때는 수군절도사가 있던 해군의 요충지로 서해안 지역의 방어와 조운선 보호의 임무를 수행했었다.

수영성은 오천항 동쪽 산기슭에 위치해서 평면은 삼태기형 해안성이다. 해안 쪽으로 난 서벽이 150m 가량 잔존하며 4개의 문지 중 서북 모서리에 서문인 홍예문 형태의 망화문(望華門)과 그 좌우 언덕에 치석된 돌로 정교히 축조한 일부가 있다. 원래 있던 동헌이나 관아 등은 없어진 채 백성들의 구휼(救恤)을 담당하던 진휼청(鎭恤廳)과 소슬지붕에 배흘림 원형기둥의 내삼문(內三門-控海館), 장교청(將校들의 숙소) 등의 건물 일부가 있다. 서벽 일부 원래의 성벽에 개축된 부분이 구분되며 동벽은 무너져 그 잔석들 만 잡초와 대숲 속에 수북할 뿐이었으나 최근 대숲을 정비, 누각을 세웠다. 성에서는 천수만과 서해가 감지되지만 서해에서는 바로 노출되지 않아 고대에도 어업 활동 및 군사기지로서의 양호한 조건을 갖추었다.

▲ 광천 방면 모습
▲ 광천 방면 모습

정상부에서 바라보이는 탁 트인 서해의 낙조와 수려한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민가로 팔렸다가 되매입했다는 진휼청 팔작지붕이 대숲과 느티나무 거목 사이에 편안한 모습으로 다소곳이 자리했다. 지금은 방조제에 막혀 버렸지만 북벽 앞으로는 한때는 젓갈로 유명한 옹암포 광천을 부유하게 하던 뱃길이 내포 깊숙이 이어졌었다. 발아래 성안동네가 퍽 안온하다. 비린내 나는 부둣가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회가 철따라 찾아오는 식도락가들의 구미를 돋우는 횟집들이 고성의 고요를 깬다.

동문 밖 광천 방면으로 몇 마장 지난 우측 상사봉(想思峰) 기슭은 지금은 간척된 농지이지만 예전에는 빙도(美人島)와 도미항이 있었던 바닷가다.

▲ 오천읍성 내벽(서문) 모습
▲ 오천읍성 내벽(서문) 모습

▲ 오천 수영성의 수군절도사 공적비
▲ 오천 수영성의 수군절도사 공적비

백제시대 도미설화의 전래지로 보고 지역 사람들이 도미부인의 사당과 창원으로부터 옮겨 온 성주도씨(星州都氏) 시조 무덤-백제 정승 도미지묘)의 무덤과 비를 거기에 세웠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을 간단히 요약 소개한다.

도미는 미천한 신분이나 의리를 알고 그 부인 또한 미모와 절개로 세간의 칭송을 들었다. 도미의 아내 소문을 들은 개루왕(蓋婁王)이 도미를 불러 무릇 여인들은 교묘한 말로 꾀면 다 넘어간다고 하자 도미는 자기 아내만은 인정치 않았다. 왕은 이를 시험코자 사건을 만들어 도미를 가둬 놓고 왕으로 꾸민 사람을 보내 도미와 내기를 해서 이겨 아내를 궁인으로 삼기 위해 데리러 왔다는 거짓말을 한다. 부인이 종으로 하여금 대행을 시키려 함을 알고 크게 노했다. 도미를 애매한 죄로 다스려 왕은 눈을 빼어 작은 배에 태워 천성도(泉城島)로 귀양 보내 버렸다.

그리고 부인을 데려다 겁탈하려 하자 부인은 월사의 몸을 씻고 오겠다는 핑계를 대어 몰래 탈출, 강 어구에 도달했으나 배가 없었다. 하늘을 향해 통곡하니 때 아닌 조각배 한 척이 나타나 천성도로 인도해 주었다. 부부는 재회하여 풀뿌리로 연명하며 살다가 배를 타고 고구려땅 산산(蒜山) 밑에 이르러 거기서 머물다가 생을 마감했다.

정절(貞節)의 상징으로 조선시대 도덕 실천의 한 예로서 교육서에도 올려졌었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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