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이슈토론]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장애 심할수록 시설서 기피

[신천식이슈토론]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장애 심할수록 시설서 기피

지역 장애인 시설 부족하고 순환율 낮아
"정상인과 어울리며 공동생활할 수 있길"

  • 승인 2017-10-18 13:58
  • 신문게재 2017-10-18 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신천식 10월17일자
신천식의 이슈토론이 17일 오전 중도일보 스토디오에서 "장애우가 당당한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옥주 한국 자폐인 사랑 협회 대전지부 감사, 김희송 느티나무 그룹 홈 관장, 신천식 박사, 푸른 도예원장 박정희, 대전 장애인 부모회 사무국장 안상구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 지역에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장애인 가족들은 비장애인과 어울리며 생활할 수 있는 공동가정생활(그룹홈)에 대한 요구가 강하지만 신설에 여러 제약이 있어 쉽지 상황이다.

17일 오전 중도일보에서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를 가진 발달장애인이 처한 어려움과 지원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토론회에는 장애인 자녀를 둔 토론자들이 참석해 양육하며 겪는 애로사항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먼저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교육시설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현재 30인 이상 장애인 거주시설은 20곳, 4명 이하의 소규모 그룹홈은 32곳, 11명 이하 단기보호시설은 17곳, 주간보호시설 40곳이다. 이중 발달장애인만 이용 가능한 시설은 따로 없으며 대전시에 등록된 장애인 7만 1400여 명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이옥주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대전지부 감사는 "인간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곳에 가야 하는데 시설이 적다 보니 잘 운영되는 곳에서는 장애 정도가 심하면 잘 안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비장애인과 일상적인 생활을 하며 소규모로 지내는 '그룹홈'에 대한 선호가 강하지만 신설 이후 2년까지는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지 못해 장애인 인구수 대비 늘 모자라다. 또 그룹홈이 생겨나는 것을 반대하는 주변 이웃의 반대로 증설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27살 지적장애 1급 자녀를 둔 김희송 느티나무 그룹홈 원장은 8년여간 이용하던 시설에서 나가달란 이야기를 듣고 우여곡절 끝에 직접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시설 퇴소 후 남원에 있는 시설에 들어갔다가 1년 반 만에 나온 뒤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다"며 "인근에 가구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룹홈 운영 후 1년간 이웃들의 반대에 시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교육 시설 부족도 마찬가지다. 발달장애인이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교육 시설의 증설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

33살 지적장애1급 자녀를 둔 박희송 푸른도예 원장은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면서 5년간 지역 중학교 50학급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장애학급은 8학급이 늘어났다"며 "개교 5년이 지난 가원학교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학생 수가 많은 학교가 됐는데 추가 개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상구 대전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은 "발달장애는 뇌 기능의 문제인데 스스로 행동을 자제할 수 없는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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