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1. 불용삼자(不容三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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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1. 불용삼자(不容三者)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11-26 15:37
  • 수정 2019-12-24 17: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흙수저답게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나 눅진한 고생담은 인생살이에 있어 사람과 사물까지 꿰뚫어보는 어떤 혜안의 돋보기로 작용했다.

그중 첫 번 째가 예의 없는 사람에 대한 불용(不容)이다. 다음으론 나이가 자신보다 많음에도 존경은커녕 하대(下待)하는 사람과 위.아래를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사람, 항상 얻어먹기만 할 뿐 도무지 사지 않는 사람이다.

이 모든 게 나로선 '불용삼자'(不容三者), 즉 '용서할 수 없는 세 사람' 군(群)이다. 전국 최연소 영업소장으로 일할 때다. 소장이 나이가 어리다고 직원들이 깔봤다.

툭하면 지각하고 결근하는 직원도 속출했다. 영업소장은 전투를 지휘하는 야전군 사령관과 같다. 따라서 그처럼 무기력한 체제에선 승리는커녕 백전백패가 뻔했다. 숙고 끝에 고강도의 칼을 꺼냈다.

무단결근 삼회(三回) 째는 '무조건 해고'라는 강공책을 도입했다. 그러자 비로소 전열이 갖춰졌다. 얼마 전 직장에서도 안하무인에 무단결근까지 일삼는 직원을 해고시키도록 했다.

그 사람은 근무 내내 동료와 분경(奔競=지지 않으려고 몹시 다툼. 또는 그런 일)을 일삼았으며, 위와 아래까지 분간 못하는 최악의 조건까지 겸비(兼備)한 자였다. 그런 자가 경비(警備)를 하니 우리 역시 싸잡아 욕을 먹었기에 하는 수 없이 내린 극약처방이었다.

평소 한 잔을 얻어먹으면 두 잔을 사는 스타일이다. 이런 습관은 영업소장 임명 후부터 자연스레 착근된 습관이다. 비록 기본급도 없고 퇴직금 역시 전무한 영업사원들(당시엔 판매수당만이 유일한 수입원이었음)이었지만 그들이 퇴직할 때는 내 호주머니를 털어 술과 밥을 샀다.

내 돈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산 술과 밥에서 고마움을 피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한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툭하면 얻어먹기만 할 뿐 도무지 사지 않는 사람이 꼭 있(었)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했거늘 사람이 되어가지고 어찌 그럴 수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환경이기에 그런 사람들을 경계하기에 이르렀다.

전화번호에서 그들을 '색출하여' 삭제했다. 더 이상 그들에게 술과 밥까지 항상 사는 '멍청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몇 번이나 연락이 왔지만 내가 일부러 안 받자 그들도 포기했지 싶다.

일개 궁녀가 임금의 총애를 받으면 팔자가 달라진다. 임금과 하룻밤 동침의 영광을 얻으면 일약 종사품 이상의 품계로 뛰어오른다. 빈(嬪)은 정일품이다. 빈 아래로는 귀인, 소의, 숙의, 소용, 숙용, 소원, 숙원 등의 품계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따라서 그와 같이 하루아침에 출세하는 일도 사라졌다. 대신 필요한 것은 셰익스피어가 남긴 명언이 그 자리를 대신 한다.

"꽃에 향기가 있듯 사람에겐 품격이 있다. 그런데 꽃이 싱싱할 때 향기가 신선하듯이 사람도 마음이 맑을 때 비로소 품격이 고상하다. 썩은 백합꽃은 잡초보다 오히려 그 냄새가 고약하다."

인생이라는 먼 길을 걷다 보면 기쁨과 슬픔이 교대로 찾아오는 법이다 그중엔 진실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허투루 사람도 섞여 있다. 그러므로 이들을 식별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역사는 흔적을 남기지만 불용삼자(不容三者)는 상처와 손해를 남긴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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