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2. 망낙와시(望落臥枾)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2. 망낙와시(望落臥枾)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11-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11월 14일 치러졌다. 올해 수능 1교시 지원자 수는 54만5966명이었으나 실제 응시자 수는 49만552명(89.86%)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2만8595명(89.32%)보다 줄었다. 결시자 수도 5만5414명으로 지난해(6만3294명)보다 적었다. 결시율도 지난해 10.68%에서 10.49%로 0.05%포인트 감소했다.

그렇지만 그날 역시 불변했던 현상은 관공서의 근무시간이 한 시간 미뤄지고 대중교통 또한 연장 운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능시험 응시생들이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도착해야 함에 따라 아침 출근 시간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이뿐 아니라 주식 시장과 은행도 한 시간 늦게 문을 열었다.

비행기 소음 역시 시험을 방해할 수 있기에, 영어 듣기평가 시간인 오후 1시 5분과 1시 40분 사이엔 항공기의 운항까지 중단되었다. 가히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 같은 특이현상에서 우린 다시금 수능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었다.

수능은 대학을 가기 위한 교두보다. 여기서 얻은 점수로 누구는 이른바 명문대를, 또 누군가는 그보다 못한 대학을 간다. 지역마다 명문고가 우뚝하다. 이곳 대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나 D고와 C고는 현수막까지 세워놓고 자교(自校) 출신의 인사 동정까지 홍보하기로 유명하다. 예컨대 "축! 00회 동문 00부 장관 입각" 혹은 "축! 00회 동문 육(해.공)군 소장 진급"이라는 문구가 그 사례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그들 이름을 검색하면 대부분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나도 저 학교를 나왔다면…' 이라는 쓸데없는 공상이 허공을 부유한다.

그랬다면 나의 오늘날 위치는 과연 어디였을까? 하여간 이런 맥락에서 S대의 가치를 거론하는 건 부자연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해 아들이 수능을 치르던 날과, 3년 뒤 딸이 수능을 보던 날에도 나는 사찰을 찾았다.

그리곤 정성껏 108배를 올렸다. 발원(發願)은 당연히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엿 붙듯 합격을 비는 것이었다. 그 바람은 현실로 나타났다.

"자제분들이 S대 나왔다면서요? 그러니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한데 우리 애(들)는 영..." 말끝을 흐리는 이에게서 새삼 S대의 가치를 느끼곤 한다. 아들과 딸에 이어 사위까지 S대 출신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들이 S대를 나올 수 있었던 건, 남다른 공부의 열정과 지독한 의지, 중단 없는 배움이란 삼박자가 고루 연동한 덕분이다. 갈수록 대한민국 인구가 줄고 있다.

백약이 무효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까닭에 서울대를 가기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방법을 알면 갈 수 있다. 그 노하우를 딱히 아이들에게 묻진 않았다. 그럼에도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곁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언제나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책, 새벽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반드시 하고야 만다는 집념의 삼중주 연주를 계속한 덕분이다. "기생(관기)이 나이를 먹으면 재산과 미색과 명성까지 사라진다. 대신 남는 건 달콤한 말재간 뿐이다"는 말이 있다.

반면 서울대와 명문대를 나온 자녀를 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주변의 부러움과 칭찬에 윤색(潤色)이 가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님 덕분에 자제분들이 저리도 훌륭하게 성장한 것이겠지요."라는 덕담이 돌아온다.

인도 속담에 "딸을 낳으면 그날부터 금을 모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돈이 없으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음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현실을 풍자한 것일 게다. 그러나 한국에선 다르다.

딸 덕분에 서울대 출신의 사위까지 본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 복과 행운까지 덩달아 따라온다.

노력을 안 하고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망낙와시=望落臥枾)처럼 어리석은 행동이 또 없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2. "국힘, 반쪽 공청회 책임져라" 지역사회 거센 비판
  3.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국립중앙과학관 집결… '비밀 신입 요원' 모집
  4. 아산시, '찾아가는 보건 복지서비스' 강화
  5. 아산시, '우리 동네 골목길 배움터' 본격 운영
  1. 천안박물관, 14~28일 '역사 속 천안 이야기' 운영
  2. 천안시, 16일부터 '2026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실시
  3. 선문대 '2026 전공탐색 Festival'성료
  4. 천안법원, 월세계약서 위조 후 거액받아 가로챈 60대 일당 실형
  5. 천안시, 대표 특화작목 '하늘그린멜론' 첫 수확

헤드라인 뉴스


2차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2차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불붙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유치 경쟁과 통폐합 논란, 지역 차별 인식에 더해 수도권의 '유출 저지' 움직임까지 맞물리며 선거 판세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이전 대상 공공기관 전수조사에 착수, 최대 350개 기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공공기관 이전 원칙과 세부 일정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임차 청사 등을 활용한 본격적인 이전을..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터` 착공 언제?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터' 착공 언제?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중 하나인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2026년부터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사업 계획 변경과 총사업비 조정 등으로 시간을 소모하며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태다. 1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유성구 신성동 옛 한스코 연구소 부지(신성동 100번지)에 설립될 융합연구혁신센터는 현재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실시설계가 적정하게 됐는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이후 공사 발주와 업체 선정을 거쳐 착공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융합연구혁신센터는 2022년 12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전 자영업 울상...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희망"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전 자영업 울상...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희망"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소비 침체와 물가 인상으로 대전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배달 용기와 비닐 등 가격 인상에 매출 감소와 마진율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한탄 섞인 목소리가 계속되는데, 업계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와 쪼그라든 소비 침체에 자영업자들의 토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직후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배달 용기 가격 인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