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2만8595명(89.32%)보다 줄었다. 결시자 수도 5만5414명으로 지난해(6만3294명)보다 적었다. 결시율도 지난해 10.68%에서 10.49%로 0.05%포인트 감소했다.
그렇지만 그날 역시 불변했던 현상은 관공서의 근무시간이 한 시간 미뤄지고 대중교통 또한 연장 운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능시험 응시생들이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도착해야 함에 따라 아침 출근 시간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이뿐 아니라 주식 시장과 은행도 한 시간 늦게 문을 열었다.
비행기 소음 역시 시험을 방해할 수 있기에, 영어 듣기평가 시간인 오후 1시 5분과 1시 40분 사이엔 항공기의 운항까지 중단되었다. 가히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 같은 특이현상에서 우린 다시금 수능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었다.
수능은 대학을 가기 위한 교두보다. 여기서 얻은 점수로 누구는 이른바 명문대를, 또 누군가는 그보다 못한 대학을 간다. 지역마다 명문고가 우뚝하다. 이곳 대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나 D고와 C고는 현수막까지 세워놓고 자교(自校) 출신의 인사 동정까지 홍보하기로 유명하다. 예컨대 "축! 00회 동문 00부 장관 입각" 혹은 "축! 00회 동문 육(해.공)군 소장 진급"이라는 문구가 그 사례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그들 이름을 검색하면 대부분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나도 저 학교를 나왔다면…' 이라는 쓸데없는 공상이 허공을 부유한다.
그랬다면 나의 오늘날 위치는 과연 어디였을까? 하여간 이런 맥락에서 S대의 가치를 거론하는 건 부자연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해 아들이 수능을 치르던 날과, 3년 뒤 딸이 수능을 보던 날에도 나는 사찰을 찾았다.
그리곤 정성껏 108배를 올렸다. 발원(發願)은 당연히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엿 붙듯 합격을 비는 것이었다. 그 바람은 현실로 나타났다.
"자제분들이 S대 나왔다면서요? 그러니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한데 우리 애(들)는 영..." 말끝을 흐리는 이에게서 새삼 S대의 가치를 느끼곤 한다. 아들과 딸에 이어 사위까지 S대 출신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들이 S대를 나올 수 있었던 건, 남다른 공부의 열정과 지독한 의지, 중단 없는 배움이란 삼박자가 고루 연동한 덕분이다. 갈수록 대한민국 인구가 줄고 있다.
백약이 무효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까닭에 서울대를 가기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방법을 알면 갈 수 있다. 그 노하우를 딱히 아이들에게 묻진 않았다. 그럼에도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곁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언제나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책, 새벽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반드시 하고야 만다는 집념의 삼중주 연주를 계속한 덕분이다. "기생(관기)이 나이를 먹으면 재산과 미색과 명성까지 사라진다. 대신 남는 건 달콤한 말재간 뿐이다"는 말이 있다.
반면 서울대와 명문대를 나온 자녀를 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주변의 부러움과 칭찬에 윤색(潤色)이 가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님 덕분에 자제분들이 저리도 훌륭하게 성장한 것이겠지요."라는 덕담이 돌아온다.
인도 속담에 "딸을 낳으면 그날부터 금을 모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돈이 없으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음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현실을 풍자한 것일 게다. 그러나 한국에선 다르다.
딸 덕분에 서울대 출신의 사위까지 본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 복과 행운까지 덩달아 따라온다.
노력을 안 하고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망낙와시=望落臥枾)처럼 어리석은 행동이 또 없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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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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