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26. 요산요수(樂山樂水)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26. 요산요수(樂山樂水)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12-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언젠가 동창회에서 속리산으로 등산을 갔다. 관광버스가 속리산 주차장에 닿자 동창들은 둘로 나뉘었다. 하나는 등산족(登山族), 나머지는 주당족(酒黨族)으로.

주당들은 등산을 떠난 친구들이 하산할 때까지 일편단심(?) 술에 탐닉했다. 기자 역시 주당족이었기에 그날도 만취하여 어찌 돌아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전의 관문이랄 수 있는 복합터미널과 목척교 인근엔 관광버스들이 진을 치고 있다. 모두 등산객들을 태우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걸맞게 대한민국 등산 인구는 1,5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처럼 요산요수 (樂山樂水)를 누리는 국민이 많다는 것은 사시사철이 뚜렷한 우리나라만의 특화된 기쁨이라 하겠다.

하지만 등산을 효과적으로, 건강하게 누리는 국민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런 정서에서 [산에 가는 사람 모두 등산의 즐거움을 알까 - 여우와 늑대는 등산의 즐거움을 알까] (저자 이명우 & 발간 행복에너지)를 소개한다.

딱딱하고 삭막한 콘크리트 문화권에서 일탈하여 산에 오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름 모를 꽃들과 새들도 합창하며 반겨준다. 각종의 산나물과 나무열매, 버섯들도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책은 등산을 소재로 한 책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명산을 사진으로 보고 즐기는 화보가 아니다. 더 나아가 등산의 정의와 역사를 소개하고, 등산 중에 만날 수 있는 장엄한 자연과 역사의 유산을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인문학적 지식서적의 면까지 지니고 있다. 더불어 평범한 사람이 등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5가지 단계와 산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사계절의 매력 등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공감 가는 문장으로 담아내어 푸짐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등산 인구가 많다보니 세계적인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들도 대한민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가격과 히말라야에 오를 경우에만 필요한 고가의 등산장비까지 구입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진정한 등산의 즐거움을 모른 채 마치 여우와 늑대처럼 이 능선 저 계곡을 헤매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라며 꼬집고 있다. 맞는 주장이다.

기껏 동네 야트막 산을 오르면서도 백여 만 원에 육박하는(혹은 이를 훨씬 능가하는) 총천연색의 아웃도어로 치장하는 이들을 쉬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경우엔 마치 패션모델인 양 차리고 나선 여인들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을 보자면 등산을 가더라도 정상까지 오르긴 하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에 휩싸이곤 한다. 최근 지인이 등산을 갔다 하산하던 중 실족하여 다리를 크게 다쳤다.

이 책은 '등산 사고의 예방'(P.251~256)에서 이러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법까지 자세하게 일러주고 있다. 오들오들 떨며 힘들게 오른 겨울 산행 정상에서의 별미는 뭘까?

버너로 떡라면이나 오뎅을 끓여 손을 호호 비벼가며 소주를 곁들여 먹는 '환상의 맛'까지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어 군침을 돌게 만든다.(P.130) 이밖에도 식용 산나물의 종류, 몸에 좋은 버섯 구분법 등의 소개는 이 책만이 지닌 알토란 보너스다.

=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보자 한강수야(漢江水)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병자호란 때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이 남긴 시조다. 이 글은 고국을 떠나는 슬픔과 나라를 걱정하는 충심을 절절하게 담고 있다.

그는 후에 청나라에 끌려가 6년간의 포로 생활을 했다. 영화<남한산성>을 보면 그 의 강직(剛直)이 묻어난다.

경동고 후배들과 지금도 매년 5월이면 '경동인 삼각산 사랑 산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저자의 글과 사진에서 진정 우리나라 금수강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푼푼한 마음씨까지 느낄 수 있어 넉넉하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2. 대전시 감사위 ‘트램 개통 지연’ 감사 착수
  3.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 "수도권 충당 위한 충남 내 송전탑 추가 건설, 결사반대"
  4. 대전중수청 이전 이제부터가 관건… 내년 ‘신청사 예산’ 확보해야
  5. 반복되는 대전 산업현장 추락사...현장 안전관리 '경고등'
  1. 교실 밖에서도 수능시계는 간다… 마지막 선택형 수능 D-100
  2. 충남신보, 천안-아산 소상공인에 특례보증 지원
  3. KAIST 배충식 신임총장 "과학기술 심장에서 국가 균형 성장의 핵심 역할"
  4. 대전시 "선도지구 2차 선정 공모 또는 제안 방식으로"… 두 방식 차이점은?
  5. 대전 선도지구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헤드라인 뉴스


"대출 안되면 이사 어떻게 가나" 새 아파트 입주자들 밤잠 설친다

"대출 안되면 이사 어떻게 가나" 새 아파트 입주자들 밤잠 설친다

#1. 대전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직장인 박 모(48) 씨는 다가오는 대출 잔금일에 밤잠을 설친다. 기존 아파트를 매매하고 받은 목돈으로 이사를 계획했지만, 은행권이 앞다퉈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면서 매매에 애를 먹고 있다.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줄여나가자 기존 주택 매도가 기한 없이 미뤄졌고, 첫 단추부터 어긋나자 입주할 아파트 잔금 대출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아 매수 문의도 뜸한데, 당장 이사 가려는 아파트 잔금 대출도 은행마다 한도가 달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숨을..

대전시 3칸 굴절버스 도입 백지화…"업체 계약해지"
대전시 3칸 굴절버스 도입 백지화…"업체 계약해지"

대전시가 11일 민선 8기 시절 신교통수단으로 검토됐으나 수입대행사 납품 문제에 발목 잡힌 3칸 굴절버스 도입을 백지화 했다. 허태정 시장이 이날 시청에서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업체 계약 해지를 절차를 밟기로 최종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결정한 이유는 시범사업을 위해 업체에 선급금 72억이 지급 됐지만, 계약한 3대 중 2대가 기한 내 납품이 이뤄지지 못한 데다 1대 역시 차량 소유권 이전 문제에 운행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허 시장은 "계약 해지와 예산 손실 규모,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져 철저한 후속대책을 마련하라"..

이재명 정부,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운영` 연착륙 안되나
이재명 정부,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운영' 연착륙 안되나

어린 아이부터 성인 그리고 정치·경제·사회·교육·문화 인사들까지 모두가 인서울(In-Seoul)을 바라보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권 공화국의 철옹성은 이재명 정부 들어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을 것인가. 빛바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지방분권 가치가 새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모토 아래 새로이 발현될 수 있을까. 2029년 8월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과 청와대를 벗어난 집무 약속이 드라마틱한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주목된다. 그간의 과정과 흐름, 대통령 발언들을 놓고 보면, 새로운 시대의 도래란 희망을 갖게 한다. 이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염에 농작물도 피해 폭염에 농작물도 피해

  • 중장년 재취업을 향한 열기 중장년 재취업을 향한 열기

  •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