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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배드 지니어스' 포스터 |
가난하지만 그처럼 공부를 잘 했기에 린은 학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다. 반면 늘 꼴찌에서 맴도는 급우들은 그런 린이 부럽기 짝이 없다. 그 친구들은 급기야 린에게 돈을 줄 테니 시험을 볼 때 문제의 정답을 알려달라고 간청한다.
가난한 흙수저 출신이었던 린에게 거액의 배팅은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천재머리답게 피아노를 치는 손가락 모습을 정답으로 유인하는 수법을 쓴다.
이를 따라 시험을 보는 급우들은 덩달아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가난한 우등생과 부잣집 열등생 아이들의 그러한 부정한 협업은 점점 대담해진다. 부정행위를 대가로 더 많은 돈이 오가고, 수법은 점점 치밀해진다.
천재 소녀 린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꿈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왔다. 그는 명문 학교에 진학할 만큼 똑똑한 인물로, 처음에는 성적이 낮은 친구를 위해 커닝 (cunning)을 시작한다.
하지만 점점 스케일이 커지면서 급기야 국제 시험인 STIC 부정행위까지 계획하게 된다. '배드 지니어스'는 실제로 일어난 국제 시험 부정행위와 관련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제12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신인상,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아시아영화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는 별 재미를 못 봤다. 그렇지만 유튜브로 보면 시청이 가능하다.
이 영화는 시험 부정행위에 가담하는 가난한 우등생의 이야기를 범죄 오락 영화로 풀어냈다. 학생들이 공모하는 부정행위 과정을 긴박감 넘치는 편집과 연출로 보여주면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교육 현실을 꼬집는다.
노력으로 얻은 성적을 부유한 친구들의 돈과 거래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현실이 안타깝다. 이에 분노하기보다는 자본주의가 점령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모순이 어쩌면 우리 사회와도 맥락이 같을까 라는 이심전심 때문이다.
정유라 부정입학 문제는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었다. "돈도 실력"이라던 정유라의 말처럼 부모의 재력으로 비싼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에 입학하였다.
또한 이들이 소위 '엘리트 대학'에 대거 진학하고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국비 지원을 집중하여 우월한 교육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그 같은 특혜 속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전문직, 고소득 일자리들을 독점하여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계속되고 있다고 세인들은 분노했다.
그러한 민심에 더욱 거센 들불을 지른 것은, 쌍둥이 딸에게 문제를 유출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과 전직 장관 딸의 부정입학과 표창장 위조 등에 대한 의혹이었다.
과거엔 가난한 집안에서도 얼마든지 '개천에서 용 나기'가 수월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길은 활로는커녕 아예 출구조차 찾기 힘든 미로(迷路)로 바뀐 모양새다.
사법시험은 로스쿨로 바뀌었고, 의사가 되는 것도 졸업까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거기에 위치 좋은 곳에 개업하려면 몇 억은 기본이다. 학교에선 정직하게 땀 흘려 열심히 하면 누구나 잘 살 수 있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정말 그러할까? 빈부격차의 심화는 증대되고 있고 돈이 돈을 벌며, 부가 대물림되는 현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이다. [배드 지니어스]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잠재적 지뢰라고 본다.
부정에 연루됨을 눈치챈 학교 측은 린에게서 장학금을 회수한다. 이 부분에서 고교 재학 내내 장학금을 받았던 딸이 떠올랐다. 딸은 정직(正直)으로 일관(一貫)했다. 그것이 결국엔 명문대로 가는 길까지 활짝 열어주었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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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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