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태평 장관이 쓴 [정의가 사라진 사회]라는 글이다. 2019년 8월 31일자 금융소비자뉴스에 실렸다.
= "이번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사태를 보면서 정의가 사라진 우리 사회의 암담한 현실을 보게 되었다. 정말 우려되는 것은 조국 후보자 개인의 잘못이 컸기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잘못된 틀이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장관은 막중한 자리다. 국가 운영과 관련하여 담당 부서의 정책을 최종 책임지는 자리이다. 그가 어떤 사람이든, 그가 담당한 일에서는 정부를 대표하고, 그가 세운 정책은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장관이 되려면 전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인품과 막중한 업무를 잘 추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생겨난 이유이기도 하다.(중략)
우리 사회가 타인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이중적 가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큰 문제인데, 이의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조국 후보자는 재야 시절 밖으로는 순수한 척 엄격한 윤리 기준과 준법을 끊임없이 주장해 놓고 안으로는 사익을 추구하며 많은 비리와 불법을 저질렀다.
그는 더구나 법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는 자기도 지키지 않을 기준을 멋지게 포장하여 만들었다. 표리부동의 전형이다.(중략)
조국 후보자의 많은 의혹이 입증되는데도 여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청와대 청원과 언론 및 인터넷 등을 통해 조국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라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는 허위 사실과 가짜뉴스라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 잘못을 저지르면 얼굴을 숙이게 하는 것은 사회의 힘이다. 사회가 눈을 가리고 한발 물러서면, 사악한 사람들이 활개를 친다. 정의가 사라지면 국가가 쇠락한다. 추상같은 정의가 국가를 발전시킨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지에 몰아넣고 국정 농단 사건 재판까지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64)씨가 1월 22일 법정 최후진술에서 "우리 딸 학벌을 중졸로 만들고 실력으로 딴 금메달도 빼앗겼다"며 "왜 조국의 아들·딸들에게는 아무것도 안 하느냐?"며 박탈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당시 자신과 딸 정유라씨에 대한 검찰 수사와 조 전 장관 일가를 조목조목 비교했다. 그는 "2016년 10월 독일에서 들어올 때 포토존이 무너지고 신발이 벗겨지고 목덜미가 잡혀 숨넘어가는 위기감 속에서도 검찰·경찰은 보호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조국 아내는 모자이크를 하면서 20세인 우리 딸은 얼굴을 공개했다. 덴마크에 있던 딸은 입국할 때 수갑을 채웠고 자식도 마구잡이로 찍어서 노출이 됐다"고 비판했다.
최순실 씨를 변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 당시, 나 또한 시위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있을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이런 발언은 사석에서나 해야 맞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지자체 장(長)과 지방의회 선거 등에서 부화뇌동(附和雷同), 아니 '부화당선'된 이들이 적지 않다. 한 마디로 어부지리(漁父之利) 격이었다.
한편 서울대 교수들은 최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교수직 직위해제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최순실 딸은 중졸이 되었건만 입시비리 의혹이 무성한 조국 딸은 왜 지금껏 그에 상응한 조치를 안 하는 건가?
대한민국은 과연 민주주의(民主主義)인가, 아님 전체주의(全體主義)인가? 정의상실(正義喪失)의 국가와 사회는 비극이며 절망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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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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