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변화를 수용하는 자전거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변화를 수용하는 자전거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0-08-26 08:12
  • 수정 2020-08-30 08:51
  • 신문게재 2020-08-27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재영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로 많은 부분이 움츠러들고 있다. 만남과 모임이 줄어들면서 전체 교통량도 감소했다. 전철이나 버스 이용량도 함께 줄었다.

반면, 자전거나 킥보드와 같이 개인교통수단은 많이 증가했다.

갑천처럼 자전거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은 말할 것도 없고 도로시설이 충분치 않은 시내에서도 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세종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어울링'의 경우, 올 상반기 52만여 건이 이용돼 지난해보다 280%가량 증가했다.

요즘 자전거 점포에서는 자전거가 없어 못 판다고 한다. 자전거제조업체인 삼천리자전거의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대비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00% 증가했다고 한다.

늘어난 것은 자전거뿐 아니다. 전동킥보드와 전동휠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티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공유 전동킥보드가 2018년 대비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퍼스널 모빌리티는 올 12월부터는 법적으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시속 25㎞ 미만, 중량 30㎏ 미만의 개인형 이동장치에 한 해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요컨대, 자전거보행자겸용도(겸용도로)를 이용하는 자전거 교통량이 늘고 이용주체도 보행자, 자전거,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다양해졌다는 말이다.

문제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프라다. 자전거도로와 자전거보관소는 변화 이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대전시의 자전거도로는 80%가 겸용도로인데, 그동안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다. 여기에 자전거와 다른 수단들이 더해진다면, 보행량이 많은 겸용도로는 그야말로 시장통이 될 수도 있다.

보행자와 교통수단과의 마찰은 근본적으로 속도의 차이 때문이다. 평균 시속 15㎞의 자전거와 4㎞ 수준인 보행자가 동일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마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시속 25㎞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까지 합세하게 되면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어떤 대책이 효과적일지는 분명치 않다. 그렇지만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교통적인 측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질적인 수단들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외국처럼 자전거전용차로나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어 분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동차와의 관계, 도로공간 재배분 등 여러 가지 교통 이외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개선책은 기존 겸용도로를 개선하는 것이다. 최우선으로 보행교통량과 공간을 고려하여 겸용도로 존치와 분리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보행량이 아주 많다면 분리해야 한다.

다음으로, 겸용도로 내 자전거도로의 위치를 조정하고 구조적으로 시거(視距)를 확보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보도턱과 단차, 포장면은 자전거뿐 아니라 전동킥보드까지 고려해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의 자전거도로는 26인치 자전거휠을 기준으로 정비됐으나 전동킥보드는 10인치 내외이기 때문에 단차나 포장면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자전거이용자가 많아진 만큼 운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녹색시간은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와 자전거를 배려해야 한다. 많은 교차로에서 자동차 신호가 녹색일 때, 동일방향으로 보행 신호를 주고 있는데, 자동차 신호보다 짧다. 우회전하는 자동차를 배려하기 위함인데, 자전거나 보행자가 우선이라면 당연히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다.

자전거 보관도 신경 써야 한다. 자전거보관소는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그대로다. 눈·비는 물론 도난을 예방하도록 진일보된 자전거 보관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우리 사회는 두렵고 혼란스럽다. 그러나 변화는 반드시 기회를 동반한다. 변화를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동물원 '늑구' 생포 직전 포위망 달아나… "건강·은신구역 확인, 포획 가능성↑"
  2. 기자 눈에도 보였던 늑구 포획 실패한 이유는?
  3. 전례없는 늑대 포획 계획에 커지는 수색방식 논란
  4. 민주당 세종시의원 10개 선거구 '본선 진출자' 확정
  5. 이춘희→조상호 향해 "헛공약·네거티브 전략" 일침
  1. 지역 학원가 '동구 글로벌 드림캠퍼스' 운영 방식 항의서한
  2. 김도경 초대회장 “회원들의 든든한 울타리, 대전경제 새역사 쓰겠다”
  3. 취업 후에도 학자금 상환에 허덕이는 청년들…미상환 체납액 역대 최대
  4. 내달 통합 찬반 투표 앞두고 충남대-공주대 긴장 고조… 학생들 "의견수렴 부족"
  5.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피엑스프리메드'에 1억 원 시드 투자

헤드라인 뉴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부담 줄고 더 빨라진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부담 줄고 더 빨라진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고 추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노후계획도시 내 단일 주택단지로 구성된 구역도 완화된 재건축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 특히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의 주민들의 분담금 추산 방식도 이전보다 간소화될 예정이어서 사업 초기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1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예정일인 이달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단일 단지로 구성된..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속보>=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공무원 사칭 사기가 세종지역 농자재·농기계 업체들을 덮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소속 공무원을 사칭해 납품을 유도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실제 수천만 원대의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확인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센터 소속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지역 종묘·농약사와 농기계 대리점 등 업주에게 접근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날 기준 최소 5건이 확인됐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조치원읍에서 농자재를 판매하고 있는 A 씨는 지난 7..

`멧돼지` 도심 한복판에 출몰… 몸살 앓는 세종시
'멧돼지' 도심 한복판에 출몰… 몸살 앓는 세종시

15일 오전 8시 10분경 세종시 도심 한복판에 멧돼지 2마리가 출몰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2마리 행방은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멧돼지 2마리는 세종시 반곡동 수루배마을 아파트와 소담동 다이소, 집현동 새나루마을 일대를 배회하고 있다. 문제는 보람동 호려울마을 4단지 건물과 반곡동 KDI 기숙사 유리창이 멧돼지의 충격으로 파손되는 등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멧돼지들은 원수산과 전월산을 넘어 반곡동과 소담동 괴화산 등으로 이동하며, 먹잇감을 찾아 도심 한복판까지 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

  • 대전시 선관위, 지방선거 50여일 앞두고 투표참여 캠페인 대전시 선관위, 지방선거 50여일 앞두고 투표참여 캠페인

  • 초여름 날씨에 등장한 반팔 초여름 날씨에 등장한 반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