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디지털뉴딜과 슈퍼컴퓨터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디지털뉴딜과 슈퍼컴퓨터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 승인 2020-10-08 13:09
  • 수정 2020-10-09 11:03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이미지-small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지난 9월 디지털 뉴딜의 핵심 과제인 '데이터 댐'의 7대 사업을 수행할 기업들이 선정되면서 데이터 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데이터 댐의 핵심은 민간과 공공 데이터를 5G와 같은 고속의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으로 수집하고 이를 가공·거래·활용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로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정부는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로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기로 하고 클라우드 플래그십과 클라우드 바우처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뉴딜에 슈퍼컴퓨터는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데이터 댐의 핵심 기술은 AI고 AI 핵심 인프라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이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1920개의 CPU 코어와 280개의 GPU가 장착된 세계 300위권에 해당하는 슈퍼컴퓨터상에서 수행됐다. 지난 6월 오픈AI(OpenAI)는 스스로 코딩도 하고 몇 개의 키워드만 주면 소설도 쓰는 자연어 처리 기반의 AI인 GPT-3를 공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약 3000억 개의 텍스트 데이터 세트와 1750억 개의 변수를 가진 GPT-3 모델 학습과 AI 서비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8만 5000개의 CPU 코어와 1만 개의 GPU가 장착된 세계 5위권의 슈퍼컴퓨터 구축을 발표했다.

AI 분야 혁신에 큰 획을 긋는 알파고와 GPT-3 두 사건 이면에는 슈퍼컴퓨터가 있다. 오픈AI에 따르면 AI 분야의 최대 실험 규모는 1.1~1.4년마다 10배씩 증가하는 추세로 슈퍼컴퓨팅 인프라 없이는 기술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혁신적인 AI 모델 학습을 위한 세계 1위의 슈퍼컴퓨터가 곧 출현하게 될지도 모른다.

알파고와 GPT-3모델 개발 사례에서 보듯이 AI 기술혁신을 선도하기 위해선 슈퍼컴퓨팅 인프라가 중요하다. 아마존과 함께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알파고와 GPT-3모델 개발을 위해 자체적으로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서로 선점하기 위해 슈퍼컴퓨터에 예산을 선 투자한 것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가 부재한 우리나라는 이번 데이터 댐 사업을 통해 민간 클라우드를 육성하는 동시에 공공 영역의 슈퍼컴퓨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슈퍼컴퓨터 구축을 통한 혁신적인 AI 연구개발 지원은 당분간은 공공 슈퍼컴퓨팅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속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는 지난 반세기 이상 우리나라의 컴퓨팅 역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196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계산실로 출발해 1969년 국내 최초로 대형 범용컴퓨터를 도입해 기재부와 체신부 업무 전산화 등의 공공 업무를 지원하였다. 1988년에는 국내 최초로 슈퍼컴퓨터 1호기를 구축해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 자동차 충돌 시뮬레이션 등 산업체를 지원했다. 현재 5호기는 생명의료와 우주 기원 등 과학난제와 초거대문제해결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주어진 시대적 역할과 소명에 따라서 공공, 산업체,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해 온 셈이다. 이제는 정부의 디지털뉴딜 성공과 내년으로 바짝 다가온 엑사스케일 컴퓨팅 시대를 맞이해 미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엑사급 슈퍼컴퓨터 6호기를 조기에 구축하고, 첨단 AI 연구개발과 서비스 지원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2.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전략 수정할까
  3. [주말사건사고] 폭염 여파 정전에 대전·충남 곳곳서 화재 발생
  4. 대전에 없는 '대전지방중수청'… 출범 전부터 청사 논란
  5. 충남대·공주대 통합 첫단추…14일 단일안 윤곽 나오나
  1. 경기 광주시, 470만 명 중부권 광역급행철도 JTX ‘조기 추진’ 촉구
  2.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3. 李정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발표 코앞…충청권 들러리 되나
  4.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5.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정비구역 확대 가능성 검토

헤드라인 뉴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바뀌었지만 경쟁력은 제자리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바뀌었지만 경쟁력은 제자리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와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2027년 예산안이야말로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담대한 꿈을 뒷받침하는 그런 방안들을 내년도 예산안에 잘 챙겨 담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운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