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지방체육 소멸시대 대한체육회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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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지방체육 소멸시대 대한체육회 역할은?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01-10 09:27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오는 18일에 열린다. 이를 위해 9일 한국체육기자연맹·한국체육학회 공동 주관으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제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회장에 출마한 4명의 후보가 저마다 공약을 제시했으나 그것으로 지방체육이 특별히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국가를 대표하여 전문체육을 이끌다가 생활체육까지 통합하여 장애인체육을 제외한 국가체육 전체를 운영해 오고 있다.



지방에서 선수들을 생산하면, 대한체육회나 중앙 종목단체는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그 구실로 예산을 지원받고 종목단체를 운영해 오고 있는데,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이 없어 지방은 기초에서부터 선수를 발굴한 비정규직 지도자들은 생계가 어려워졌고 지방체육계 살림은 더더욱 어려워져만 가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방 체육을 활성화할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 동안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교와 기업 그리고 지자체의 실업팀 해체로 직업 선택의 기회가 사라지자 초·중·고 팀의 해체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스포츠 2030을 내세우며 선진국형 스포츠 선순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활체육 스포츠클럽을 통해 전문선수를 육성하겠다고 하였으나 지금 체계로는 절대 불가능한 소가 웃을 얘기다.

선진국형 스포츠 선순환 시스템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스포츠시설을 지어서 운영비를 보조해주고 운영권을 스포츠클럽에 넘겨주면 스포츠클럽은 이를 받아 자원봉사지도자와 클럽매니저가 이를 지도하고 시설을 관리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선 어떤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어준 스포츠시설은 시설관리공단에서 방치하다시피 관리만 하고 있고 국민생활관과 국민체력센터는 임대사업자에게 넘겨 유료화된 지 이미 오래다.

선진국형 스포츠지원 시스템은 국민이 체육시설 사용을 원할 때 체육시설담당 공무원이 예약을 받아 스케줄을 관리해주고, 국민이 운동을 저렴하게(한 달에 1~3만 원 정도) 이용할 수 있게끔 체육시설을 청결하게 관리, 제공해 주는 것이다.

선진국형 스포츠 선순환시스템을 스포츠클럽을 통해 만든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딜 가면 그것을 볼 수가 있나?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지역대표를 넘어 국가대표가 되고, 월드스타까지 가고 있는 종목이나 도시, 학교, 클럽은 어디에 있나? 그것이 일반적으로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나? 합숙이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운동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집에까지 버스 타고 갔다가 아침에 나와 보라. 결국, 선수들이 못 버틸 것이다.

합숙소를 최신식으로 잘 지어주고 이곳을 잘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이곳이 세계적인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는 명문학교, 명문기숙사라고 자랑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곳은 단 한 곳도 본 적이 없고, 그런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저 체육지도자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혀 각종 제재만 더 늘었다.

우리나라엔 왜 이곳이 손흥민이 나온 학교이고, 이곳이 손흥민이 쓰던 기숙사 방이라고 자랑할 곳이 없나? 안타깝게도 이미 손흥민은 한국 교육체계 속에서는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일찍이 한국을 떠났었고, 그런 선수가 한둘이 아닌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래서 손정웅(손흥민 아버지) 씨는 축구대안학교를 만들게 된 것이다.

지방체육의 소멸이 진행되고 지방체육의 뿌리가 다 말라가고 있는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예산인 국민체육진흥기금을 1,000억 원씩이나 문예진흥기금으로 전출시키며 지방체육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각 지방은 알아서 선수를 양성하고 생활체육 하며 잘 살아라'라는 소리로 들린다.

대한체육회는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라는 제목 아래 지역 간에 순위 경쟁을 벌이도록 하면서 서로 간에 출혈경쟁을 관망하였고, 결국 재정이 빈약하여 만년 하위에 처한 지방들이 전국체전 불참과 무용(無用)을 논하기도 했고, 소년체전 중단이라는 사건을 일으키게 됐다.

지방체육의 위기는 초·중·고등학교를 통한 전문체육 선수와 팀의 급격한 감소와 해체에서 오고 있다. 오늘날 우수선수 육성을 위한 엘리트체육의 구조는 한계를 맞고 있다. 선수 자원은 이미 고갈되고 있으며, 그나마 인기종목으로 편중되는 엘리트체육의 앞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학교운동부의 학생 선수 발굴과 팀 유지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

대한체육회장의 선출에 전 체육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에 당선되는 대한체육회장은 지방체육 재원 지원 확대와 지도자 생계 안정을 위한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해결해 주길 기대해 본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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