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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경찰서 이은상 경감 |
해당 남성이 목욕탕 안에서 20분 정도 머무르다가 소리 없이 쓰러졌다는 목격담까지 듣고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해 주변에 119신고를 당부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두 손을 모아 조용히 잠든 듯 누워있는 남성 가슴에 올리고 반복적으로 가슴을 압박했다. 하나, 둘, 셋, 넷…, 30회를 반복하고 쓰러진 시민의 숨을 확인한 뒤 다시 30번을 똑같이 압박하며 가슴과 심장에 자극을 주고 적게나마 피가 돌도록 했다. 이 경감은 입직 19년차 경찰이지만 심정지 환자를 만나 자신이 심폐소생술을 하게 될 줄은 생각해본 적 없었다. 업무연수 중에 이뤄지는 심폐소생술 실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을 뿐인데 '가슴 30회 압박 후 호흡 확인 그리고 다시 30회 실시'라는 소생술이 생각나는 것과 동시에 행동으로 옮겨졌다. 이 경감이 30회씩 두 차례 반복했을 때 쓰러진 시민에게서 얕게 숨이 돌아왔고, 그때부터는 그의 몸을 주무르고 의식을 다시 잃지 않도록 손가락을 보이며 숫자를 말하게 했다.
아들과 함께 사우나에 온 60대는 자신이 목욕탕 바닥에 쓰러졌고, 2분 이상 심정지에 있었다는 것을 깨어나도 인지하지 못했다. 이 경감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서야 자신에게 다가온 위급한 상황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인사를 전하고 아들과 함께 목욕탕을 떠났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응급실 이송을 권했지만 부자는 나중에 자신이 직접 병원에서 진료받겠다며 귀가했다. 이날 이 경감의 선행과 인명구조는 목욕탕에 머물던 다른 시민들이 경찰 게시판에 감사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경감은 "어르신이 사우나 안에서 갑자기 쓰러지니까 주변에 있는 분들도 당황하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라며 "매년 CPR교육에 참여해 몸에 익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었고, 의식을 잃은 지 5분을 넘기지 않고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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