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황혼이혼과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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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황혼이혼과 상속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21-02-07 11:43
  • 신문게재 2021-02-08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인구통계를 보면 이혼하는 부부 중 가장 무섭게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가 바로 60대 이상이다. 이른바 황혼이혼이다. 2019년 연령별 이혼율을 보면 전년 대비 다른 연령대는 소폭 증가 또는 오히려 감소 추세인데 60대 이상은 11% 이상 증가했다.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것은 노인 인구 비중이 증가했다는 탓도 있겠지만, 옛날과 달리 이혼 경험들이 쉽게 공유되기 때문에 '나도 이혼 후에도 잘 살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긴 탓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대전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로서 이혼 사건들을 주로 다루는 법률전문가이므로, 이러한 황혼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피부로 더 잘 느껴진다고 하겠다.

황혼이혼은 다른 연령대 이혼과는 조금 다른 특수성이 있다. 중요한 쟁점도 다르고, 법원에서의 취급도 조금 다르다. 자녀들이 다 성장했기 때문에 자녀 양육을 둘러싼 문제는 없는 대신, 재산분할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 더 이상 소득활동은 하기 어려운 대신, 길어진 노후를 감당해줄 만큼의 재산이 필요하고, 또 결혼 기간이 길었던 만큼 함께 일궈온 재산이 비교적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황혼 이혼 사건을 맡으면 상대방이 숨겨놓은 재산을 찾아내는 데에 에너지를 집중하게 된다. 여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바탕이 되고, 이혼전문 변호사의 많은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끈기와 세밀함이 필요하다.

또 황혼이혼은 오랫동안 누적돼온 결혼생활의 불만이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고 또 참을 이유도 없어져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많은 이혼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이, 결혼제도 자체가 여성 쪽에 불리하므로 이혼을 통해 여성 쪽이 해방감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 같다.

황혼이혼 소송은 법원에서도 다른 이혼 소송과는 조금 달리 취급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황혼이혼에서는 한쪽은 이혼을 원하지만 다른 쪽은 원하지 않는 경우가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다 보니 법원에서도 쉽게 이혼 판결을 내리지 않고 부부상담 등 서로 이해하고 화해를 할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황혼이혼 소송에 비교적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첨예한 재산분할 다툼도 원인이 되지만, 이 같은 배경도 소송이 길어지는 원인이 된다.

황혼이혼에서 또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슈는 상속이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았더라도 이혼하는 순간 상속권이 없어지기 때문에, 황혼이혼으로 재산분할을 받는 것이 유리할지, 이혼하지 않고 있다가 상속을 받는 편이 유리할지 잘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이혼 소송 도중 한쪽이 사망한다면 그 상속인들이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을 계속 이어서 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남편이나 아내 중 한쪽에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 낳은 자녀들이 있는 경우 이들에게 재산이 돌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적으로 갈려버리게 된다. 이혼 소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서두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필자가 맡았던 사건 중, 부부 중 한쪽이 일부 자녀에게 재산을 생전증여한다든지 해 다른 쪽이 이에 불만을 갖고 이혼소송과 함께 재산분할을 청구하면서 증여까지 취소 청구를 하는 사례가 간혹 있었다. 친자녀에게 간 재산이라 할지라도 부부 사이의 골이 깊으면 배우자와 자녀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생전증여를 받지 못한 자녀들까지 있으면 이제 다툼은 부모 사망 후 유류분 다툼으로 이어지게 되니, 부모들이 남긴 유산이 돈이 아니라 사랑밖에 없는 것이 가장 좋은 결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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