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폐터널 활용한 관광자원 창출" 목소리… 옛 구정리터널 가보니

  • 경제/과학
  • 공사·공단

[르포]"폐터널 활용한 관광자원 창출" 목소리… 옛 구정리터널 가보니

동구 세천동 옛 구정리터널…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흔적
비교적 보존된 상행선 비해 하행선은 오랜 방치 탓으로 진입로 차단
동구, 구청장협 통해 '구정리 폐터널' 등 철도 관광 개발 대전시에 건의

  • 승인 2021-03-22 15:02
  • 수정 2021-03-22 17:25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KakaoTalk_20210322_143932459
옛 구정리터널 상행선 모습
대전 동구 세천동 188번지. 네비게이션의 도착 안내를 듣고도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좁은 골목 한가운데였기 때문이다. 결국, 지도를 보며 주위를 돌던 중 밭으로 들어가는 샛길로 들어갔다. 비포장도로에 들어가자 밭과 함께 두 개의 터널이 눈에 보였다.

옛 사진포터널과 비교했을 땐 비교적 덜 헤맸다. 비포장도로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버스정류장이 있을 만큼 도로가 잘돼 있었고, 세천유원지도 자동차로 3분 거리일 만큼 가까웠다. 도보로는 약 20분이 걸린다.

하지만 인근에 식장산과 세천유원지 등 관광지가 있음에도, 터널이 있는 곳은 황폐하게 느껴졌다. 밭뿐만 아니라 정돈되지 않은 나무와 갈대, 군데군데 보이는 쓰레기가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은 곳이라는 걸 증명하는 듯했다.

세천동에 위치한 옛 구정리터널은 상·하행선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구정리터널은 경부선 폐터널 중 하나다. 상행선은 1919년 건설했으나 2003년 폐지됐으며, 390m 길이에 폭은 5m다. 하행선은 상행선보다 길이는 더 길었다. 440m 길이로 5m 폭 규모다. 하행선은 1937년에 건설해 2003년에 폐지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만큼 특유의 말굽형 아치 모양을 띠고 있다.



KakaoTalk_20210322_143724179_06
옛 구정리터널 벽 곳곳에 남아 있는 총탄자국
상행선은 비교적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터널 자체를 폐쇄하지 않아 반대편 너머가 보였다. 터널 안에는 6.25 전쟁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곳곳에 흔적을 남겨 놓고 있는 총탄 자국은 70년 세월을 담고 있었다.

상행선 바로 옆에 위치한 하행선은 진입로가 모호해 보였다. 한쪽 입구엔 갈대가 가득해 걸어갈 수 없었으며, 보이는 내부엔 각종 쓰레기와 버려진 가구들이 보였다. 토사물이 언뜻 보이기도 했다. 2003년 폐쇄 후 방치됐던 결과물이었다.

KakaoTalk_20210322_143724179_12
옛 구정리터널 하행선은 폐쇄 후 관리되지 않아,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았다.
이렇게 방치된 폐터널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자체들이 많아지면서 지난 16일 열린 대전구청장협의회에서도 개발 내용을 언급했다. 지역에 남아 있는 철도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전에 위치한 호남선 유일한 폐터널인 옛 사진포터널도 현재 발굴 문화재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동구는 대전 철도역사를 이어갈 관광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철도 테마 도심형 관광 개발'을 대전시에 건의했다. 철도영웅 테마 관광열차 운행, 세천·식장산역 개발, 구정리 폐터널 개발 등을 개발하는 게 동구의 구상이다.

동구 관계자는 "구정리 폐터널은 관광지인 식장산, 세천유원지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터널을 이용해 철도 관광 자원 창출을 하게 되면 시너지를 얻을 것"이라며 "현재는 대전시에 건의해 해당 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제천서 실종된 40대 남성… 여전히 행방묘연
  2. 일상 속 위험, 예방이 먼저!
  3. 21년 만의 행정수도 재추진...3가지 관문 통과가 관건
  4.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5.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건축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1. 원모어아이 v2.0, 조달청 혁신제품 선정...기술력 입증
  2. 국세청, 집중호우 피해 납세자에 세정지원 강화
  3. 지역 어르신들에게 삼계탕 선물
  4. 매월 22일 '소등의 날' 실천...세종시민이 탄소중립 선도
  5. 세종음악창작소 '디깅라이브세종' 하반기 공연 개봉박두

헤드라인 뉴스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인 충청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정청래 후보가 62.77%의 득표율로 중원을 민심을 잡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정작 충청권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논란에 대해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등 세 명의 후보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아 지역 민심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 정청래 후보가 3만 5142표(62.77%)를 획득하며 2만 846표(37.23%)를 얻은 박찬대 의원을 큰 격차로 제쳤다. 투표에는 전체 권리당..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