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골령골 학살 최초 보도 '앨런 위닝턴' 기록 발굴 중

[기획] 골령골 학살 최초 보도 '앨런 위닝턴' 기록 발굴 중

2019년 중도일보·아는것이힘이다 취재팀 英 셰필드대 방문해 확인
대전 동구, 데이비드 밀러 국제특보 채용 후 관련 자료 분석·확보 중
유해 매장지 추정 자료 제공키도… 평화공원 전시 콘텐츠 활용 주목

  • 승인 2021-11-11 17:34
  • 수정 2021-11-11 17:39
  • 신문게재 2021-11-12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중도일보 창간 70주년 기획-골령골 평화공원, 추모를 넘어 인권의 공간으로]
5. 셰필드대에 남겨진 그날의 기록을 찾아서


2024년 대전 산내 골령골에 조성될 평화공원(가칭 진실과 화해의 숲)은 어떤 모습일까? 역사적 비극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 주고 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많은 이들이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대전 동구가 한국전쟁 당시 골령골 민간인 학살을 최초 보도한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1910~1983)이 남긴 기록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기록을 전시하며 앞서 조성된 전시·기념시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9111801001712900075064
지난 2019년 10월 셰필드대 아카이브 책임자 크리스 로프투스(왼쪽)가 앨런 위닝턴 기자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대전 동구 데이비드 밀러 국제특보. 중도일보DB
2019년 10월 영국 셰필드대학교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또 다른 자료가 발견됐다. 산내 골령골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한국전쟁 당시 특파원이었던 영국인 앨런 위닝턴(Alan Winnington·1910~1983) 기자가 취재한 기록이 고스란히 잠자고 있던 것이다. 당시 중도일보는 팟캐스트 '아는 것이 힘이다' 팀과 함께 셰필드대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기록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65가지 목록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 중 일부만 열람이 허락됐는데, 그 중엔 1950년 이전에도 골령골에서 학살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2019111801001712900075061
2019년 셰필드대 아카이브에 보관 중이던 앨런 위닝턴의 자료.
KakaoTalk_20211111_170832356
해당 자료에 대한 보다 상세한 분석이 필요했다. 지난해 4월 대전 동구는 취재진과 함께 셰필드대 아카이브를 방문했던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를 국제특별보좌관(국제특보)으로 채용했다. 이후 밀러 특보는 셰필드대와 공식적인 교류를 통해 이곳에 남아 있는 자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셰필드대 아카이브 책임자인 크리스 로프투스(Chris Loftus)와 함께 손상된 사진을 복원하는 작업을 벌였으며 영국 노팅엄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모든 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앨런 위닝턴 기자 가족의 도움을 받아 한국전쟁에 대해 기록한 외신 보도와 단행본 등을 입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전쟁 관련 정보를 모으는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민간인 희생사건 특별전인 '우리는 이곳에서 진실을 보았다' 전을 개최하며 자료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셰필드대에 보관 중인 자료를 비롯해 앨런 위닝턴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관련 자료는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으로서 의미 있는 전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진행 중인 유해 발굴 과정에서 위닝턴 기자가 남긴 사진이 매장 추정지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만큼 평화공원 조성 과정과 과거 사실을 전달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박선주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장은 지난해 11월 20일 열린 유해발굴 봉안식에서 "1950년 이 자리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찾아 주신 데이비드 밀러 박사에게 감사하다. 1950년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기록을 영국에서 찾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밀러 특보는 지난 5일 또 한 번 독일 출장길에 올랐다. 앨런 위닝턴 기자의 가족을 통해 또 다른 사실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다.

밀러 특보는 "아직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 동구 관계자는 "밀러 특보가 해외 교류를 통해 알게 된 사실과 수집한 자료들이 이후 전시 콘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전문가 집단을 꾸려 어떤 전시 콘텐츠를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5.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1.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2.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3. 공장·연구소·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전 핵심자산 '흔들'… 3년간 피해액 2178억원
  4. 대전 대덕구, 자살률 '뚜렷한 개선'
  5. 대전 서구, 간호직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으로 전문성 강화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