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오늘의 사과나무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오늘의 사과나무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 승인 2021-12-19 13:20
  • 신문게재 2021-12-20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송미나 중앙청과 대표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과일은 아마도 사과가 아닐까? 창세기에 등장하는 이브의 사과, 백설 공주 이야기에 등장하는 독이 묻은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그리고 빌헬름 텔의 화살을 쏴야 했던 아들 머리 위 사과, 그리고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유명한 스피노자의 사과도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과는 한입 문 사과로 표현되는 애플폰의 사과이다. 가끔은 애플이 사과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플하면 사과보다는 휴대폰이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면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지인이 올해부터(1994년)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주식을 살 수 있다고 하면서 탑 시크릿 종목으로 애플을 추천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식으로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있는 그는 컴퓨터 만드는 회사 이름이 왜 과일 이름이냐면서 웃는다. 로고도 사과 씹다 만 모양인데 컴퓨터 만드는 회사에서 무슨 휴대폰을 만드느냐면서 애플에 투자하길 거부하고 지금은 사라진 시티폰에 투자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들 중 누군가에게 실제로 있었을 법한 내용에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 2021년 현재 애플은 미국 주식 중에서 시가총액 1위로 2.8조 달러의 가치로 추정된다. 현재의 환율 1180원을 적용해 원화로 따지면 대략 3,300조정도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지난해 국민총생산인 실질 GDP인 1840조 보다 1.8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GDP 순위에서 10위 정도를 하고 있으니 애플 하나의 기업 가치가 얼마나 큰지 체감이 가능하다.

선악과의 사과에서 휴대폰의 애플까지 사과만큼 역사적인 현장에 자주 등장하는 과일도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사과는 우리가 평생 살아가는 동안 가장 쉽게 또는 많이 접하게 되는 과일이다. 사과는 전 세계적으로 2,000가지가 넘는 품종이 있고 우리나라 에서는 익는 시기에 따라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크게 구분한다. 조생종은 8월까지 수확되는 사과로 빨간 사과가 아닌 초록사과로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한 아오이가 대표적인 품종이다. 중생종은 9월까지 수확되는 사과로 추석 차례상이나 선물용 사과로 홍로나 홍옥 등이 있다. 만생종은 늦가을에 수확되어 겨울을 거쳐 늦은 봄까지 저장 사과의 형태로 맛 볼 수 있는 사과로 부사와 후지 착색계 품종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사과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고마운 과일이다.



문득 내일의 사과나무의 이야기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우주 산업화에 희망을 쏜 누리호를 보면서 언젠가는 사과나무 한그루를 우주의 어느 행성에 심어지는 순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과가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과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사과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해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한주의 시작이다. 또 다시 강화된 거리두기로 인해서 우울감과 절망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로나 19에 걸려서 재택치료를 받던 산모가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대한민국의 믿어지지 않는 의료 현실 속에서도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도록 애쓴 구급대원들의 의지와 결단으로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고 한다. 비록 오늘 힘들지만 묵묵히 본연의 일들을 해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한 손안에 쏙 들어온 사과를 살며시 쥐어본다. 2022년이 10여 일 남은 오늘, 무언가를 이기려고 애쓰지 말자. 우선은 버티는데 집중하자. 힘들지만 다시 한 번 오늘의 사과나무를 심어보자.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의정부시 특별교통수단 기본요금, 2026년부터 1700원으로 조정
  5.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대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업대상지 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 둔산지구 통합14구역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다른 아파트 단지 대비 이례적인 속도로 소유자 동의율 50%를 넘겼다. 한가람은 1380세대, 공작한양은 1074세대에 이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로, 통합 시 총 2454세대 규모에 달한다.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추진준비위는 올해..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개선부터 저탄소 전환, 디지털 판로 확대, 폐업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매출 감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영지원금을 지급하고 친환경 설비 교체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시장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병행해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며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우수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진흥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시스템..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15여년 간 표류하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이 1월부터 운영 개시에 들어간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의 준공식을 29일 개최한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내에 조성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총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대지면적 1만5000㎡, 연면적 3858㎡로 하루 최대 6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청주, 공주 등 32개 노선의 시외 직행·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이와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4월까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과 BR..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