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에 대한 고민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에 대한 고민

김영록 노무사

  • 승인 2022-01-02 12:36
  • 신문게재 2022-01-03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영록 노무사
김영록 노무사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 근로자수가 5인 이상인지 아닌지에 따라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하고 있다. 5인 이상이면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지만, 4인 이하이면 근로기준법의 내용 중 일부는 적용받고 일부는 적용받지 못한다. 적용되지 않는 내용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근로자 직장생활의 삶과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보이는 것은 필자가 바라보았을 때 ①근로시간과 연장근로의 제한 ②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수당 ③해고 등의 제한 ④연차유급휴가 및 관공서 공휴일의 휴일 적용 관련 내용 정도가 아닐까 한다.

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①근로시간과 연장근로의 제한 관련 조항이 적용되지 않기에 주 52시간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장시간 근로에 노출되어 있으며 ②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하더라도 추가적 근로에 대한 수당은 받지만, 가산수당(통상임금의 50% 가산)은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③해고 등의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고용안정에서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④연차유급휴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최근 개정되어 22년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는 관공서 공휴일도 휴일로 인정받지 못하여 쉴 권리도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 4일 근무제도 이야기도 나오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깊이 고민하지 않더라도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의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법 개정을 통하여 근무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으로 판단된다.

다만 근로조건을 향상하는 것이 모두 긍정적인 결과만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경험은 최저임금인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최저임금 인상 시 일자리 감소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단골 이슈였고 21년 6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만 원 인상 시 일자리가 최소 12만 5천 개에서 최대 3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확인된다.

즉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용되게 되는 경우에도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근로자로서는 좋을 수 있지만, 사업주로서는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것에 해당한다. 인건비가 상승하고, 1주 52시간의 근로시간 제한을 받게 되면 신규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기에 상당한 추가비용 소요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사업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폐업을 고려할 수도 있고, 또는 인력사용을 줄이기 위해 설비의 자동화 등의 방식으로 사업운영방식을 전환할 수도 있다.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향상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근로자의 일자리를 없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근로기준법의 전면적용과 적용의 시기는 분명히 경제주체(근로자, 사업주)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이해관계인, 전문가, 정부부처 등이 모여 충분한 고민과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의 방식은 여러 가지(안)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내용적으로는 4인 이하 사업장이라도 장시간 근로는 근로생활의 질 저하, 근로자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므로 근로시간 제한의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보이지만 구인난 등을 고려할 때, 1주 연장근로를 포함하여 최대 60시간까지로 제한 폭을 넓게 인정하여 4인 이하 사업장과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시간의 기준을 달리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며, 그 외의 사항인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한 가산수당 지급, 해고 등의 제한, 관공서 공휴일, 연차유급휴가는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경제시장에 충격 완화를 고려하여 먼저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한 가산수당 적용과 연차유급휴가, 해고 등의 제한 규정은 앞당겨 시행하고, 근로시간과 관공서 공휴일 적용은 4인 이하 사업장의 충격 정도 등을 고려하여 최소 3년 이상이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있다고 보인다.

근로기준법의 전면적용이 정치권 등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더 많은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이 되는 길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다만 이러한 결정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힌 판단이 아닌 우리나라 경제와 노동생태계를 고려한 신중한 결정이 되기를 바란다.

김영록 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장성군, 힐링 맞춤형 여행 명소 '각광'
  2.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3. 천안서북경찰서, 여름철 오토바이 폭주·난폭행위 총력대응
  4. 천안동남소방서, 건강한 일터 조성 위해 조직문화 개선 교육 실시
  5. [박현경골프아카데미]골프와 술, 과연 득일까? 실일까?
  1. 민주당 세종시 '총선 후보' 경쟁… 새로운 막 올린다
  2. 대전 무인점포 17차례 절도·미수… 청소년 2명 집행유예
  3. 한기대, 폭염 속 건설현장 찾아 '안전동행 간담회' 개최
  4. 김종민, 민주 복당 임박? "전대 이후 지도부·당원과 논의"
  5. 대전·충북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 유지, 세종·충남은 하락

헤드라인 뉴스


먹거리 물가 안정 총력…계란·고등어 공급 늘리고 할인행사 확대

먹거리 물가 안정 총력…계란·고등어 공급 늘리고 할인행사 확대

정부가 계란과 고등어를 비롯한 주요 먹거리의 공급을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등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강화한다. 재정경제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와 공급망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달과 다음 달 농·축·수산물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할인행사 참여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다음 달부터 기존 75곳에서 90곳으로 확대해 소비자 부담..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지난 13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 홈플러스 세종점이 본사의 영업 재개 명단에 포함되면서 운영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도일보 2026년 4월 16일자 3면, 7월 10일자 5면 보도> 앞서 조치원점이 지난 4월부터 휴점에 들어간 만큼, 홈플러스 세종점의 영업 재개 여부에 세종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월 초 전국 67개 마트의 재오픈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주요 점포가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홈플러스의 진정한 '회생'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세종시에 따르면 어진동 홈플..

KAIST와 엔비디아 AI 공동연구소 출범…한글과 국내산업 맞춤 에이전트 개발
KAIST와 엔비디아 AI 공동연구소 출범…한글과 국내산업 맞춤 에이전트 개발

KAIST와 엔비디아(NVIDIA)가 한국어와 국내 산업에 특화된 차세대 에이전틱 AI(Agentic AI) 연구를 위해 전략적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KAIST(총장 배충식)는 글로벌 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김재철AI대학원 서울캠퍼스에 'NVIDIA-KAIST AI 공동연구소(NVIDIA-KAIST Joint AI Research Lab)'를 설립하고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기술 공동연구를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공동연구소는 대한민국의 산업과 언어 환경에 특화된 에이전틱 AI 모델과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AI 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

  •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