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빛과 그림자를 통한 정치의 성찰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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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의 시네레터] 빛과 그림자를 통한 정치의 성찰 '킹메이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 승인 2022-02-10 13:42
  • 신문게재 2022-02-11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킹메이커
두 사내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빛이 두 사람을 갈라서 비춥니다. 한 사람은 빛 속에, 한 사람은 그림자 속에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만큼 극명한 대조는 없을 테지만, 그러나 이 둘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림자로 인해 빛은 존재가 뚜렷하고, 빛의 이면에 그림자가 있습니다.

영화는 정치를 다룹니다. 화려한 영광과 더불어 이면에 권모술수와 협잡의 그림자가 공존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빛으로 비유되는 대의와 가치는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권력을 잡아야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권력은 부자 간에도 공유되지 않습니다. 겨뤄야 할 상대가 있다는 것. 그림자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 작품은 오랜 세월 후 마침내 대통령이 되는 정치인 김운범과 그의 뛰어난 책사 서창대가 만나고, 함께 하다가 어느 시점 결별하는 내용을 다룹니다. 김운범은 자신이 지향하는 대의와 가치를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그러나 빛은 밝지만 멀리 있습니다. 서창대는 국민들로 하여금 상대편을 혐오하게 만듭니다. 그림자는 어둡지만 가깝고, 때로 편하기까지 합니다. 빛 앞에서는 허물이 드러나지만, 그림자는 숨기 좋게 가려주니 말입니다.

이 영화의 진지하고도 어려운 문제는 서창대와 관련됩니다. 그림자 속 그 역시 빛을 욕망하기 때문입니다. 김운범은 서창대의 책략을 중용하면서도 그의 어두운 그림자가 자신의 빛에 옮아드는 것을 꺼립니다. 이율배반이자 언어도단입니다. 그러나 이 냉정한 모순은 엄연한 현실이며, 그들이 결별하는 이유가 됩니다. 뫼비우스의 띠, 샴쌍둥이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차갑게 끊어집니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는 이 영화는 서창대와 결별한 김운범이 오랜 세월 권력자로부터 고통 당하다가 그 권력자의 2인자였던 이와 손잡고 대통령이 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끊어진 띠, 분리된 샴쌍둥이가 다시 합쳐질 수도 있는 게 정치임을 알게 합니다.

정치는 때로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어쩌면 정치는 치열한 욕망 투쟁의 장이거나 혹은 쾌락과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는 연극 무대인지도 모릅니다. 정치인은 우리네 욕망을 대변하는 대리인이거나 무대 위의 배우이고 말입니다. 선거의 계절,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정치를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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