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마지막 스퍼트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마지막 스퍼트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 승인 2022-02-13 10:19
  • 신문게재 2022-02-14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송미나 중앙청과 대표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편파판정 시비 등으로 얼룩진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참여하는 경기는 언제나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게 된다. 지난 금요일 여자 쇼트 트랙 1000m 결승전에서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었을 때 "아 우리의 최민정 선수 라스트 스퍼트 해야 합니다"는 해설위원의 외침과 동시에 최민정 선수는 4위에서 2위로 치고 올라갔고 결승선을 앞두고 간발의 차이로 2등으로 들어왔다. 환호와 함께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최민정 선수와 같이 울컥함을 느끼게 되었던 경기였다.

올림픽을 중계를 보면 가장 극적인 최후의 순간이 오면 해설위원들의 막판 스퍼트, 라스트 스퍼트, 마지막 스퍼트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하나같이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 외치는 응원의 목소리다. '스퍼트'란 단시간에 전력을 다하여 역주하는 것, 라스트 스퍼트는 결승점 가까이 이르러 남은 힘을 다해서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특히 쇼트트랙처럼 결승 지점에 다다르면 다들 하나의 목소리로 선수에게 마지막에 최선을 다해서 목표지점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외치는 말이다.

열심히 쇼트트랙을 응원하던 중 나의 인생에서의 마지막 스퍼트는 언제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은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우리의 삶에서 라스트 스퍼트를 해야 하는 타이밍을 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새해가 되면 우리의 삶을 조금씩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운이 좋은 누군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자신만의 꿈을 장기적으로 그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단기적으로 독서 몇 권, 몸무게 몇 킬로그램, 영어 점수 몇 점, 운동 몇 시간, 회사의 매출 등을 수치화해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목표지점에 다다랐을 때 라스트 스퍼트를 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낸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라스트 스퍼트가 존재한다.

문득 오늘 딱 하루만 산다면 나의 마지막 스퍼트의 목표는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오늘 딱 하루만 산다면 결론은 너무 명확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포옹과 고맙다는 말을 하겠다. 스퍼트란 단어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전념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만 살아 인생의 결승점이 명확하다면 아주 작은 노력으로도 목표가 이루어진다.



2020년 1월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제 3년 차가 되었다. 코로나19가 힘이 드는 건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 달이 지나면, 이번 추석만 지나면, 새해가 오면, 설날이 지나면, 여름휴가가 지나면, 이렇게 지내온 시간들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2주 후에는 4주 후에는 그리도 이번 계절이 지나면 예전의 자유로웠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막연한 결승점이 무너지면서 다들 좌절하고 지치게 되었다. 이제는 결승점을 바꿔야 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우리 인류가 박멸 또는 퇴치한 바이러스는 천연두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19를 박멸이라든지 퇴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연일 최고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지금 오히려 코로나19 대응의 라스트 스퍼트를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0"이 되어야 한다는 완벽한 결승 목표를 수정하자. 인간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보다 코로나19는 훨씬 더 진화하고 다양해졌다. 지금 이 순간이 코로나19 대응이 마지막 스퍼트이다. 이 겨울이 지나면 우리 스스로 위기에 대처할 융통성을 통하여 달라진 세상에서 현명한 일상생활을 시작해 보자.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