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재능있는 대전 청년 오케스트라의 힘찬 첫발

  • 문화
  • 공연/전시

[공연리뷰] 재능있는 대전 청년 오케스트라의 힘찬 첫발

10울 2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서 진행한 대전시민교향악단 창단연주회 평론
전문가들 "시민교향악단 편견을 깬 무대…교향곡에서 피아니스트와 호흡 좋았다"

  • 승인 2023-10-26 10:17
  • 신문게재 2023-10-27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1026093914
대전 청년 오케스트라의 힘찬 시작을 알리는 연주가 10월 21일 저녁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울렸다. 39세 이하 젊은 음악인으로 구성한 대전시민교향악단의 창단연주회가 열려 이날 많은 관객이 대전예당을 찾았다. 청년 음악인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대전시는 올해 4월 박대진 음악감독·지휘자를 선임하고 오디션을 통해 50인의 단원을 선발했다.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딘 이날 대전시민교향악단은 경쾌하고 웅장한 선곡으로 실력과 젊은 패기를 보여줬다. 마하일 글린카의 '루슬란가 루드밀라 서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다단조, 작품번호 18',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마단조, 작품번호 95, B.178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은 세계 3대 콩쿠르는 석권한 유명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협연해 연주회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청년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아마추어', '준프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 대전시민교향악단의 창단 연주회는 편견을 깼다는 평이 나왔다. 젊지만, 꾸준히 내공을 쌓아온 음악인들로 엄선한 만큼 공연장에서는 프로 못지않았다는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피아노교향곡에서 피아니스트에 대한 지휘자의 세심한 배려와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을 통해 음악적 표현을 극대화했다는 극찬이 나오기도 했다.



첫 곡으로 선보인 루슬란가 루드밀라 서곡은 청년 연주자들로 구성한 대전시민교향악단의 젊고 패기 있는 박진감을 통쾌하게 표현했다. 서은숙 목원대 피아노 학부 교수는 "러시아 민요풍의 활기차고 경쾌한 곡을 첫 곡으로 선곡한 것이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빠른 템포와 경쾌한 선율의 러시아 민요의 곡을 많은 연습을 통해 멋진 하모니를 보여준 곡"이었다고 평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선보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중 하나다. 매력적인 곡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준비성이 잘 드러난 순간이기도 했다.

이 곡의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곡인데 이날 임동혁 피아니스트는 섬세하고 정교한 테크닉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2악장과 3악장은 오케스트라와 협연 시 어려움이 많은 악장인데 피아니스트에 대한 박대진 지휘자의 세심한 배려로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빛났다는 평이다.

황하연 대전 음악협회장은 "광활한 러시아의 대평원을 연상시키는 굵직한 선율과 화성감, 그리고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표현력을 오케스트라가 조화롭게 표출했다"며 "지휘자는 피아니스트에 대한 세심한 배려 속에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훌륭히 표현했다"고 극찬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는 밝고 서정적인 곡으로 아름다운 관악의 선율이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창단 공연을 준비하는 대전시민교향악단의 역동적이고 다양한 색채의 표현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오케스트라의 최대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서은숙 교수는 "곡의 중간중간 관악기 주자들이 솔로 협연자처럼 멋지게 연주해 인상 깊었다"며 "관악기의 경우 자칫하면 삑삑거리는 음색이 나올 수 있는데 실수 없이 부드러운 음색의 기교를 맘껏 뽐내 연주자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시민교향악단은 내년 50명에서 80명으로 단원이 늘어난다. 청년 음악인들이 설 자리가 줄면서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느는 상황에서 청년 오케스트라의 창단은 의미 있는 시도다. 최근에는 후원회가 창설돼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됐다. 클래식뿐 아니라 찾아가는 공연, 하우스 콘서트 등 친숙한 레파토리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인 만큼 기존 시향과는 또 다른 신선함과 다양성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황하연 회장은 "대전시민교향악단의 창단연주회를 통해 앞으로 대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 음악가들의 젊음과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젊은 악단답게 클래식의 전통적인 레퍼토리와 현대의 창작곡에 이르는 과감한 시도를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2.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3.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4. '경기도 광역교통망 개선-철도망 중심’ 국회 토론회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1. 2025년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 향상 종합 세미나
  2.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안전지식 마음껏 뽐내길"
  3.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학년을 뛰어넘은 집중력… 15개 시군 안전지식 최강자들 치열한 접전
  4.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중도일보 사장 "여러분들은 이미 안전지식 챔피언"
  5. 손소리복지관.우송&굿모닝보청기, 청각장애인 청력 지원 위한 업무협약 체결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대전 충남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여야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애초 통합론을 처음 들고나온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이슈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야당 지도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밋밋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정부 여당 때리기에만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대표 스포츠 스타인 한화이글스 류현진 선수·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와 꿈씨패밀리의 콜라보 굿즈가 23일 출시된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류현진 선수와 오상욱 선수의 소속사, 대전관광공사, 대전디자인진흥원과 함께 '류현진·오상욱×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전디자인진흥원이 선수별 품목 디자인을 완성했고, 대전관광공사가 제작과 유통, 판매를 맡았다. "우주올림픽 준비 대작전! 꿈씨패밀리 지구 특훈 모험!"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각 캐릭터는 선수 특유의 귀여움과 훈훈..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가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당선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과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공모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상욱. 이하 LH)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당선작은 행복도시의 자연 경관을 우리 고유의 풍경인 '산수(山水)'로 해석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풍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특징은 △국가상징구역을 관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