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 개발을 향한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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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 개발을 향한 위대한 도전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 승인 2024-03-24 10:16
  • 수정 2024-12-03 14:41
  • 신문게재 2024-03-25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혁신신약이란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신약을 말하며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이 넘는 신약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 창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벤처들은 혁신신약 개발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약개발 벤처들의 투자유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도전이 정말 눈물겹다.

신약개발의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 것은 민간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신약개발과 생명과학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했던 연구자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20~30년 연구개발을 해오던 터라 신약개발에 대한 탄탄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약개발은 기초연구, 비임상과 임상 시험, 그리고 원료의약품의 제조생산과 품질관리 등 광범위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자 단독창업이 힘들고 적어도 2~3명의 전문가가 팀을 형성해 창업하거나 외부 전문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에 비용을 들여 협업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 개발을 향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 1조 원가량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한가지 가능성은 간접적인 성공이다.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의 사업모델은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할 수 있는 경험과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상2상 초기 글로벌 제약기업에 기술이전 하는 것이다. 기술이전을 받은 글로벌 제약기업이 최종적으로 후속 개발을 통해 신약승인을 받고 글로벌 시장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면 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5년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수출은 8조 5000억 원, 알테오젠 7조 1700억 원에 달했고, 수출된 신약후보 물질들의 성공적인 신약개발 완료와 매출로 이어진다면 엄청난 경상 기술료 수입이 기대된다. 또 다른 가능성은 직접적인 성공이다. 신약개발 자금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은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임상3상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 국내 제약기업 중 직접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비용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복잡하고 어려운 임상3상 시험에 대한 디자인 및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전문성과 경험 부족으로 시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몇 번의 실패와 성공이 누적되고 있어 우리나라 제약기업의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 역량이 좋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지역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알테오젠은 기업가치가 10조 원이 넘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수혈이 가능하다. 1992년 이후 바이오벤처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이 넘은 것은 최초의 일이다. 국내 대표적인 항체-약품접합체(ADC)회사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오리온이 5500억 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수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기업에 편입되었다. 국내 최초 면역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큐로셀과 항암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코스닥 주식시장에 상장해 각각 320억 원과 135억 원을 공모하여 안정된 후속 신약개발 투자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대전의 바이오벤처들은 글로벌 임상3상을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채용하고 시험비용도 확보해 직접 성공적인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위대한 도전을 하는 중이다. 직접 개발하여 성공하는 것이 기술이전 하는 것보다 훨씬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단숨에 벤처가 대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전은 위대하다.

또한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생명과학에 대한 기초연구 성과가 필수적이다. 20~30년 특정 연구에 심취해 온 연구자가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창업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청년창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블록버스터 혁신신약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연구, 창업가 정신, 사업개발, 임상시험, 투자 활동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클러스터 생태계가 조성되어야만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보스턴의 신약개발 생태계를 닮은 대전바이오클러스터는 모더나와 같은 스타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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