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이 시대에 필요한 괴테의 충고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이 시대에 필요한 괴테의 충고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4-04-16 17:12
  • 신문게재 2024-04-1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가끔 눈 주위의 근육이 떨리는 현상을 경험할 때가 있다. 나만 그런가 했지만 진료 현장에서 '눈 주위가 자주 떨리는데, 혹시 중풍 같은 질병의 시초는 아닌가?' 하는 문의를 하는 분들을 자주 보았다. '대부분 과로한 경우 피로물질이 눈 주변의 근육에 모이면서 그런 증상을 보이는데, 드물게 안면신경 마비와 같은 증상의 시초로도 올 수 있다'고 설명하면 거의 반드시 듣게 되는 다음 질문은 '마그네슘 부족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TV 광고에 '눈가 떨림'에 좋다는 영양제 광고를 보았고, 수요가 많으니 광고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눈 떨림은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믿고 있고, 쉬면 자연히 사라지는 증상일지라도 약이나 건강식품을 먹고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출장이 아닌 여행을 마음같이 자주 즐기지 못하는 나는 가끔 여행 유튜버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때가 있다. 책으로, 그리고 화면에서 여행하는 자칭 '테이블 트레블러'이다. 어느 유명 유튜버가 중국 신장 지역을 여행하는 중에 티벳 스님과 동행하며 얘기 나누는 장면이 있다. 티벳 스님이 '당신은 영혼을 믿는가?'하고 묻는다. 유튜버가 '잘 모르겠다'며 당황해하자 스님이 다시 묻는다. '당신은 내일 해가 다시 뜰 것이라고 믿는가? 해가 뜰 것은 믿으면서 영혼의 존재는 어째서 믿지 않는가?' 물론 궤변이다. 이렇게 진실과 상식, 그리고 개인적 믿음은 차이가 클 때가 많고, 계속 들으면 진실로 믿게 되기에 반복되는 광고는 큰 효과가 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란 것이 1등만 있는 'All or Nothing' 게임이기에 승자에게는 큰 축복이지만 2등부터는 절망인 잔인한 제도이다. 당선되신 분에게는 축하를 드리고 낙선하신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렇지만 선거 과정에서 주고받은 말 폭탄과 비방, 허위사실 유포 등의 공격에 따른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퍼뜨린 수많은 거짓과 음해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진실로 호도되는 경우가 많다. 진실과 관계없는 개인적 믿음이고, 선거 후유증이다.

대도시는 서로 누구인지 잘 모르고 선거 치르겠지만, 인구 5만의 작은 고장 금산에서는 선거를 대하는 태도가 더욱 조심스럽다.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인데, 대놓고 한 사람을 지지한다면 상대방과는 척을 질 각오를 해야 한다. 90:10의 게임이라도 10%의 사람과는 관계가 소원해질 터인데, 대개 선거 결과는 반반인 경우가 많으니, 설사 내가 지지한 사람이 당선되더라도 패배한 절반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소원해진 관계가 잘 풀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고, 시간이 흘러 조금 가라 앉을 만 하면 또 다른 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시 갈등이 생기는 장면을 종종 보았다. 집단 간 편가르기는 그 앙금이 오래 남아 많은 후유증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 고장에서 당선된 분이 당선 소감에서 '겸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낙선한 분을 위해 뛰었던 분들을 끌어안고 같이 가자고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잘 모르지만 그 분이 시장 취임한 후에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정당의 색깔이 다른 여러 사람들을 자신이 임명 권한을 가진 시민단체의 요직에 발탁하는 모습을 보고 막연히 좋아하게 되었다. 소통과 화합을 실천하려 노력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당 색깔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라는 느낌도 받았다. 자신의 선거에 빚을 진 사람들도 많을 텐데 말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정치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문학을 전공한 인문학자 전영애 교수의 입을 통해 이렇게 얘기한다. '사랑이 빠진 정의는 독선입니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2.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3. 대전·세종·충청지방공인회계사회, 제32회 정기총회 개최…'정직한 회계 실현 다짐'
  4. 중징계 의결 사안 놓고 대전교육청·노조 갈등… 16일 면담
  5. 김운장 제주 신신호텔 그룹 회장, 제9대 대학야구연맹 회장 당선
  1. 서산, 123년 전통한옥, 복합문화예술공간 '해미담'으로 재탄생 된다
  2. 대전보훈병원 원내 순환도로·주차장 개통…교통소외 일부 해소
  3. 대전지검도 스마트워크 도입… 검찰 근무 유연화 기대 속 내부 우려도
  4. 교권·AI교육·학생안전 담는다…인수위 공식 출범
  5. 차용일 약학정보원 신임원장 "보건의료정보 접근성 향상"

헤드라인 뉴스


[현장 사람들] 화마 속 진실을 쫓는 대전동부소방서 화재조사관들

[현장 사람들] 화마 속 진실을 쫓는 대전동부소방서 화재조사관들

"화재 원인만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 방안을 찾고 알리는 것도 화재조사관의 역할이에요." 지난 4일 대전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3팀 소속 곽맹걸(소방경), 이태규·김재능(소방교) 화재조사관은 "새까맣게 탄 현장에도 불길이 지나간 흔적은 남는다"라며 "정확한 원인 조사가 화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검게 그을린 건물, 무너진 구조물, 녹아내린 전선. 대부분 화재 현장은 폐허에 가깝다. 하지만 화재조사관에게는 작은 흔적 하나도 사건의 실마리다.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검게 그을린 것을 넘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김민석 총리와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당선인과의 회동 이후 충청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 총리가 주재한 자리에 참석 여부를 두고 정치적 해석이 달리는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시도지사 당선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엔 더불어민주당 9명의 예비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충청권에선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신용한 충북지사 당선인 등 3명이 함께 했다. 하지만,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완화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 용기 등을 만들 때 쓰이는 나프타가 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 제품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으로 일선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계속됐는데, 가격 안정화로 한시름 덜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 이란이 19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란 소식에 대전 소상공인들은 그간 급등한 나프타 관련 포장재 가격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공급량은 6월 들어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전쟁 직후인 3~4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