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처음으로 새해의 바람을 되뇌며

  • 오피니언
  • 춘하추동

[기고]처음으로 새해의 바람을 되뇌며

김화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의원 원장

  • 승인 2025-01-08 17:03
  • 신문게재 2025-01-0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화준 원장
김화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의원 원장
지금까지 칼럼에서 주로 의료이용, 병원과 환자, 보건의료체계 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우연의 일치겠으나 2025년 첫 칼럼이기도 하고, 한 해의 시작인 만큼 이번 회차는 아주 사적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새해가 주는 들뜸으로 읽으시는 독자분들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12월 31일과 다음 날, 1월 1일의 틈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왔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새해 첫 일출을 보고자 하는 시도를 해 본 적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해가 주는 변화에 대해서 아주 자유롭지는 않다.

사소하지만 새해가 되면 환자를 보는 보험적용 규정도 바뀌고,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변화도 가끔 생긴다. 먼 친척의 자제가 대학에 입학하기도 하고, 지인이 발령을 받아서 먼 타국으로 떠나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이 새로운 부서로 옮기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꼭 1월 1일을 기점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이 기간에 그런 변화를 더 민감하게 감지하는 것으로 봐서는 필자도 연말연시의 변화에 아주 둔감하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올 한 해만큼은 묵은 작년의 달력을 치우고,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듯이, 큰 단절을 기대해 본다. 어떤 입장이든, 현재 대한민국은 소용돌이 안에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불안감은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이 느낄 것이다. 사실 어떤 나라든, 어떤 지역이든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 곳은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세포 단위 변화에서 시작하여, 세포의 소멸로 끝나는 역동적인 과정에 있다. 그러니 인간 상호작용의 결과물인 사회가 아무런 변화 없이 머물러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작년은 유독 그것이 심했다. 너무 파동이 심하고, 울렁거림이 커서 많은 이들은 멀미를 느낄 정도였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아직도 우리 주위에서 요동을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 약간의 현기증과 어지러움을 느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기에 참사로 인한 슬픔마저 스며들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비현실적인 감각을 느끼기도 한다. 새해 인사를 주고받던 지인들 중 일부는 마치 꿈처럼 몽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하고, 감각적으로 아주 예민한 분들은 우울감을 떨쳐내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 수십 년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바람을 적어본다. 2024년과 2025년에 거대한 시간의 단절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단절은 부정적인 맥락에서 많이 사용되나 적어도 지금의 시공간에서는 그 반대로 보인다. 그래서 속으로 새해의 카운트다운에 맞추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음과 같은 외침을 몇 번 되뇌었다.

"2024년 잘 가! 다시 오지 마."

동시에 읽으시는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상투적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도 너무 익숙해진, 아니 어쩌면 지겨운 이 문장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은, 이것이 새해에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기는 이런 상투적인 인사가 그리워지는 계절인지도 모르겠다.

/김화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의원 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망 20일 뒤 발견된 모자 왜?…사회 단절된 채 수개월 생활고
  2. 대전교육청 리박스쿨 이어 이번엔 극우 교원단체 '대한교조' 홍보 배정 논란
  3. 저스티스 유한 법무법인 첫 전환…전문성·법률서비스 강화
  4.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특례 추가
  5. 의대생 전원 돌아온다지만... 지역 의대 학사운영·형평성 논란 등 과제
  1. 유성선병원 대강당의 공연장 활용 의료계 의견 분분…"지역 밀착형vs감염병 취약"
  2. ‘민생회복지원금 21일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3. 전재수 "해수부, 세종보다 부산이 더 효과" 발언에 충청권 '발끈'
  4. 대전.충남 행정통합 결실 위해선 초당적 협력 시급
  5. 조길형 충주시장 "도지사 출마" 선언에 지역 민심 '싸늘'

헤드라인 뉴스


정부세종청사 첫 국무회의 언제?… 이재명 정부는 다를까

정부세종청사 첫 국무회의 언제?… 이재명 정부는 다를까

오는 8월 청와대의 대국민 개방 종료와 함께 이재명 새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새 정부 로드맵에 따라 7월 말 일단 문을 닫는다. 2022년 5월 첫 개방 이후 약 3년 만의 폐쇄 수순이다. 빠르면 9월경 종합 보안 안전과 시설물 등의 점검 과정을 거친 뒤 대통령실의 심장부로 다시 거듭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정 운영을 시작할 시점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다시 수도 서울의 상징이자 중앙권력의 중심부로 돌아오는 과정이나 우려되는 지점은 분명하다. 수도권 초집중·과밀을 되레 가속..

이번엔 스포츠다!… 대전시 `스포츠 꿈돌이` 첫 공개
이번엔 스포츠다!… 대전시 '스포츠 꿈돌이' 첫 공개

대전시가 지역 대학생들과 협업해 새롭게 탄생시킨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는 17일까지 대전시청 1층 로비에서 '2025 꿈씨패밀리 스포츠디자인 산학협력 프로젝트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전시 대표 마스코트인 '꿈돌이'와 '꿈씨패밀리'를 스포츠 테마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한남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와 목원대학교 시각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재학생 38명이 참여해 지난 한 학기 동안 완성한 결과물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장에는 캐릭터별 등신대, 티셔츠·선캡 등 굿즈, 그리..

제23회 이동훈미술상 본상 임송자 화백… 특별상 김은희, 정의철 작가
제23회 이동훈미술상 본상 임송자 화백… 특별상 김은희, 정의철 작가

충청을 대표하는 미술상인 제23회 이동훈 미술상 본상 수상자로 임송자 화백이 선정됐다. 이동훈기념사업회는 15일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제23회 이동훈미술상 수상 작가 심사 결과, 본상에 임송자 화백, 특별상에 김은희, 정의철 작가를 각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미술상은 대전·충청 미술의 토대를 다진 고 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2003년 제정됐다. 대전시와 이동훈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며, 중도일보와 대전시립미술관이 주관한다. 본상은 한국 근·현대미술에 큰 업적을 남긴 원로 작가에게, 특별상은 대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제2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 첫 공개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 첫 공개

  •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충청 새 미래 열린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충청 새 미래 열린다

  • 요란한 장맛비 요란한 장맛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