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백석대 윤천균 화백, "미술은 눈으로 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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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백석대 윤천균 화백, "미술은 눈으로 보는 시"

-개인전·초대전 30회와 각종 단체전 200여회, 소장처도 다양
-산속 생활에서 깨우친 경험으로 현재까지 석채 이용한 작품 선봬
-재능 기부로 한 교회 부흥 이끌기도
-과거와 다른 연륜 쌓은 작품으로 눈길 끌어

  • 승인 2025-01-21 11:05
  • 수정 2025-01-21 15:48
  • 신문게재 2025-01-22 9면
  • 김한준 기자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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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균 화백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년기를 갓 지난 초등학교 3학년 시절 환경 미화 담당 교사의 칭찬으로 미술에 재미를 붙인 윤천균 화백은 50여년간 독보적인 자신만의 길을 걷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거쳐왔다.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윤 화백은 적색, 청색, 황색 등 오원색을 주색으로 사용해 칠보, 석채, 큐빅과 함께 동·서양화를 동시에 담아내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중도일보는 독학으로 자신만의 화법을 일군 윤 화백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편집자 주>



- 화백님은 어떤 분인지 본인 소개를 해달라.



▲25살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한·중·일 88신춘초대전, 한국 저명 작가초대전, 충남 아산향토 출향작가초대전, 백석대학교 보리생명미술관 개관 기념 초대전, 뉴욕 나비뮤지엄갤러리 등 개인전·초대전 30회와 각종 단체전 200여회 등을 선보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대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 서화예술대전 금상, 동경 아시아 미술대전 동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회, 입선 2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특선 2회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쌓았다.

현재 제 작품이 걸려 있는 곳은 법무부 서울 대검찰청, 대전지방 검찰청 천안·대전·공주·홍성지청, 대전지방법원 천안·서산지원, 천안동남경찰서, 아산시청, 백석대 등이다.

아울러 연습작을 제외하고 순수의 기량을 갈고닦아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250여개 정도 있는 것 같다.



- 화가의 길을 걷게 된 동기를 알려달라.

▲초등학교 3학년 때 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선생님으로부터 미술 관련 칭찬에 희망을 갖게 됐다. 결국 지금 이날까지 붓을 놓지 않는 화가가 됐다. 어릴 적 장래 희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을 때, 화가가 정확히 무슨 직업인지도 모른 채 오직 미술과 관련돼 있었기에 '꼭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 전문적인 미술 교육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분야에서도 활동했는지.

▲애초부터 전통 미술로 시작했다.

전통 미술을 깨우치면서 '동양화란 무엇인가, 서양화란 무엇인가', '동양화는 꼭 먹을 활용해 산수화 등만을 표현해야 하는가', '서양화는 저렇게 하는데, 동양화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등 여러 고민을 품었다.

이후 27~28살쯤 대한민국 미술계에 내 고민과 똑같은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저는 동양화의 어떤 국한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영원히 동양 문화에 고착될 것 같다는 이유로 줄곧 '회화'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랬더니 '한국화'라고 하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이 나왔고, 개인적으로 동양이라고 해도 작은 범위인데 더 축소됐다고 생각됐다.

이 과정에서 미술의 개념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며 회화란 무엇인가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문학은 글로 표현된 시, 음악은 귀로 듣는 시, 미술은 눈으로 보는 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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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균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수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자연이 너무 좋았고, 그로 인해 28세때 10월 초순~12월 중순 화구와 7800원만 갖고 산에 들어가 생활한 적도 있다.

생활이 너무 어려워 도피 아닌 도피를 결정했지만, 이 시기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산에서 아름다움에 취해 보고 힘들 때 보고하면서 자연에 대한 생명, 우주에 대한 근원 등을 지켜보며 신비로움을 경험했다.

이때 문득 우리는 우주 속에 파묻혀 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색은 태양, 청색은 물, 녹색은 자연과 생명, 황색은 흙, 무색은 어둠과 낮인 흑과 백 등 모든 색은 자연에서 온다는 '오원색'을 인식하게 됐다.

이에 산에 적색, 청색, 황색 등 색별로 찍어 발라보곤 했다.

앞서 얘기했듯 생활은 어려웠지만, 그림이 너무 좋다고 느껴져 교과서적인 어떤 수업이 아닌 경험이나 체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우주 논리에 대해, 신비로운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등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힘을 느끼게 됐고 거의 미친 사람처럼 포기하지 않고 그림에 매달렸다.

우리 인간이 우주를 운용하는 게 아닌, 우주 속에서 인간을 포용해서 사는 것이다.

인간은 죽어서 사라져도 우주는 영원하므로, 인간이 우주 속에 묻혀 사는 것이라는 걸 자꾸 받아들이면서 순응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자연을 그리는 '산수화'를 선택하게 됐다.



-화백님만의 독특한 재료가 있는지.

▲산에 들어가면서부터 처음엔 물감이 없어서 황토를 녹여서 써보는 등 여러 가지 자연이 가져다준 재료를 사용해봤다.

그러다 보니 종이에 쓸 수 있는 재료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화선지, 다음엔 더 단단한 장지, 현재는 아사천이라고 불리는 광목을 표백한 뽀뿌링(포플린), 서양화 캔버스를 쓰기 시작했고,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껴 석채를 붙이기로 했다.

석채가 너무 비싸다 보니 당시에 구매할 수 없어 모래를 쇠절구에 빻아 섞어봤다.

여기에다가 칠부 가루를 섞어 색을 내기 시작했는데, 쇠절구로 빻다 보니 육체적으로 너무 힘에 부쳐 붓을 잡으면 벌벌 떨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연 석채를 선택했고, 지금도 이걸 주재료로 쓰고 있다.

보통 석채는 일반 화가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재료다.

그냥 돌가루니까 퇴색이나 변질이 되지 않아서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잘못 바르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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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균 화백이 자연에서 경험했던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 성취했다고 느껴지는 성과가 있는지.

▲여태까지 공모전을 통해 총 44개의 상을 받았다.

공모전에 지속적으로 출품했던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공부하고 바른길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전통적인 기초, 기법이 없으면 공모전에서 낙선할 테고, 이를 개선하고자 스스로 계속 발돋움하며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학술로만 공부했다면 현재 제가 추구하는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고, 공모전을 통해 이뤄진 수업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재능 기부 등 작품을 기증한 기억나는 사례가 있는지.

▲16~7년 전 지하 2층에 25평 남짓한 자그마한 교회에서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동파로 인해 물이 가슴까지 닿을 정도로 차올랐다.

이런 일이 있어도 떡을 내놓고 둘러앉아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모습에 안타까웠고, 떡을 받아 밖으로 나가 '주여 도와주소서'라고 복기하는 순간 뇌리에 스치듯 내 그림으로 도와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랴부랴 목사에게 다시 찾아가 그림으로 도와주겠다는 이 마음이 식기 전에 전시회를 열어 이 교회를 한번 일으켜 볼 테니, 이 지하를 나가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4월에 전시회를 열기 위해 넉 달간 작품 40점을 제작했다. 노력한 덕분에 완판하는 등 성공적으로 끝마쳐 내 몫의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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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균 화백이 대표작 중 하나인 '섭리(소금)'를 선보이고 있다.
-백석대와 인연도 깊은데.

▲10년 전쯤 지인 중에 당시 청주대 김경식 교수가 백석대에 '미술관은 살아 있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온다고 해 방문한 적이 있다.

백석대 관계자가 보리생명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해 줄 수 있냐고 해 기쁜 마음에 전달했고 설립자가 작품을 보고 너무 좋아하며 마음엔 든다고 했다.

이후 기독교 대학인 백석대에서 맘 편히 작업할 수 있도록 배려해 산수화 등을 그리고 있다.

하나님이 지은 만물에 대해 감사의 표현을 한다면 그게 다 ‘聖畵’다.

이미 우리는 하나님이 지은 세상 안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 화폭에 담고 있는 작품들의 제목을 근원, 생명 예찬, 섭리(소금)라고 지었다.



-과거 작품과 현재 작품의 차이점은.

▲과거 초기 작품은 아무래도 우리가 연애할 때 예쁘게, 멋있게 보이려고 애쓰듯 남들이 그림을 보고 잘 그렸다는 소리에 우월감에 빠져있기도 했다.

지금은 성숙해지면서 내 작품을 아끼고 격조 높게 만들려고 한다. 남들한테 작품을 내놨을 때 감동이 될 수 있는 작품의 세계로 이끌어가려고 하니 과거하곤 연륜의 차이로 질적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끝으로 한 말씀.

▲그림 작업에서만큼은 성실하게 붓 한번 지나갈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그려 면을 메워가는 이런 정성을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정신 문화유산으로 남기고 싶다.

생각과 노력으로 끝까지 수련하고 연마해서 마음을 표현하는 세계로 그려 나가야 한다. 재주는 한계다.

순수 예술은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야 하고, 그래야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본다.

진정한 마음이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바보 같은 사람이 가는 길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감동할 수 있을까, 어떤 작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담=김한준 천안본부장, 글·사진 정철희 기자 hjkim7077@





<연혁>

-개인전 30회

-한중일 88신춘초대전, 한국 저명 작가초대전

-충남 아산향토 출향작가 초대전

-창원KBS방송국 초대전

-백석대 보리생명미술관 개관 기념 초대전

-뉴욕 나비뮤지엄갤러리 초대전

-기타 각종 단체전 200여회



수상

-현대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 서화예술대전 금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회, 입선 2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특선 2회



작품 소장처

-법무부 서울 대검찰청

-대전지방 검찰청 천안·대전·공주·홍성지청

-대전지방법원 천안·서산지원

-천안동남경찰서

-아산시청

-백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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