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도깨비가 바라보는 윗동네,아랫동네

  • 사람들
  • 뉴스

[독자칼럼]도깨비가 바라보는 윗동네,아랫동네

정종한(국가미래전략아카데미 상임대표.선진통일건국연합 대전시회장. 통일시인)

  • 승인 2025-01-23 15:1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정종한사진
정종한(국가미래전략아카데미 상임대표.선진통일건국연합 대전시회장. 통일시인)
2025년 을사년 새해도 세계는 여전히 소란스럽다.

국민들의 바람은 평온한 일상과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들이기를 원하지만 나라 안이나 나라 밖이나 소란스러워 그 희망이 언제쯤 올지는 가늠할 수가 없다.

우리 역사 속에 도깨비는 늘 존재해 왔다. 때로는 친근한 존재로, 때로는 위험한 존재로 느껴왔다. 그러나 도깨비가 있다고는 하는데 누가 본 사람이 있을까?

이제는 5천만 인구중에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4500만은 될 텐데 그중에 한 사람이라도 도깨비를 보고 도깨비를 찍었다면 그건 엄청난 특종이 되겠지만 아쉽게도 아직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필자는 1963년 토끼띠로 한국전쟁 베이비 붐 세대의 끝자락에 태어나 70년대 반공교육을 투철하게 받아왔고, 80년대 대학가에서 최루탄 냄새를 맡으며 성장해 왔다.

1979년 통일을 위해 평생을 살겠다고 결심하고도 북녘 사람들을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로 생각했고 그렇게 봐 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통일은 관념상의 도깨비였고 필자도 도깨비였던 셈이다.

통일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려 동북 삼성을 30여 차례 방문하며 유랑했던 시절에 심양 서탑의 뒷골목에서 윗동네 처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때 깨달았다. 아! 윗동네 사람도 사람이구나!

머리에 뿔난 도깨비가 아니고 한 핏줄을 이어받은 같은 민족임을 깨달았다. 필자보다도 더 부모를 생각하고, 필자보다도 더 형제를 생각했다. 필자도 가족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지만, 형제를 위해 목숨을 건다고는 자신할 수가 없었는데 그는 부모 형제를 위해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넜고, 중국 공안에 잡힐 것을 걱정하면서도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웃고 있었다. 그는 도깨비가 아니었고 진짜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통일에 대한 필자의 관념도 실질적으로 바뀌었고 윗동네 사람들이 무섭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12월 3일 도깨비가 여의도에 출현했다. 꿈속의 도깨비가 아니었고 TV카메라에 잡힌 도깨비였다.

그리고 그 날부터 윗동네에서 보내던 오물 풍선이 사라졌다. 괜히 시비를 걸었다가 한 대 맞을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오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2013년 윗 동네 사람의 친구가 전해준 북한 문건 여섯 건을 연길에서 받았다. 평양출판사에서 인쇄하고 노동당에서 발간한 핵심 당원 교육용 문건이었다. 북한 권력층의 세대교체를 위한 교육문건이었다. 필자가 놀란 것은 그 종이의 질이었다. 필자가 초등학생 때 쓰던 그런 시커먼 종이였다. 북한의 중앙당에서 발간한 문서의 질이 그렇다면 다른 것은 볼 것도 없고 그 때 윗 동네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오물 풍선이라고 부르는 풍선속의 종이는 윗 동네 사람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종이를 모아서 보내는 것이니까.

연길 서 시장 안 콩나물 국밥집에서 친구의 친구와 밥을 먹으며 소주 한 잔 하면서 물었다.

‘이만갑’에 출연한 탈북자들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때 윗동네 정부의 과장급 친구가 말했다.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걸 뭘 어케 해, 지들도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걸”. 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나 근거없는 말로 최고 존엄을 모욕하는 건 언젠가는 대가를 치를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더했다.

"비판하더라도 팩트를 가지고 비판하는 건 가슴 아파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어. 비판을 하더라도 예의는 지켜야지,친구야."

필자도 거기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 목적의 회담이 아니었고 친구의 생일 날 만난 친구였기 때문에 가슴에 담아둬야 했다.

필자는 그렇게 윗동네 친구들한테 많은 비판을 했다. 친구는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때로는 화도 냈지만 아직도 그리운 술 친구다.

아랫동네에서도 윗동네로 풍선을 보낸다.

그 중에는 진정으로 윗동네 사람들을 위한 풍선도 있지만 때로는 도를 넘어서는 내용의 풍선도 있다.

그때마다 윗동네에서 오물풍선이라고 불리는 도깨비가 날아온다.

그걸 보내는 윗동네 사람들의 심리는 "니들도 당해봐라, 얼마나 귀찮은지."

윗동네를 조금은 이해하는 필자가 볼 때 그런 맘일 거라고 생각한다.

도깨비는 한반도 어디에나 있다. 윗동네도, 아랫동네에도.

이제 우리는 성숙해졌다. 세계 최고의 시민들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런 현명한 시민들이니 이제는 사람을 도깨비로 보는 관념을 깨야 한다고 본다. 도깨비는 도깨비 눈에만 보인다(참고로 그 때 받은 중앙당 문건은 우리 정부 비밀 경로로 전달해 줬다).

정종한(국가미래전략아카데미 상임대표.선진통일건국연합 대전시회장. 통일시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5.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1.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2.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3.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4.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5. 충청권 주민 '원정 의료' 고착화… 지방 의료 환경 변화 숙제는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