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내음] 19살부터 30년 간 동네 치안 파수꾼… 유성철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사람내음] 19살부터 30년 간 동네 치안 파수꾼… 유성철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순찰, 청소년 계도 등 매주 저녁 사명감 갖고 활동
주민 민원 해결사…초기 방범대 체계 마련도 일조
대전서 처음 자율방범대원으로서 대통령 표창도
자율방범대 책임감 갖고 치안 활동…"관심 가져주길"

  • 승인 2025-01-23 17:46
  • 신문게재 2025-01-24 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50123_164457300
유성철 대전 중구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사진=정바름 기자
'우리는 경찰의 협력단체원이기에 주민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다가간다…사건 현장 발생 시 112 경찰에 소속을 밝히고 신속히 신고하고 긴급상황 시에는 주저하지 말고 검거한다.'

대전 중구에서 18년간 동네 치안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유성철 태평 1동 자율방범대장(50)이 밝힌 근무수칙이다. 그는 14명의 대원에게도 이를 당부하며, 매주 저녁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23일 중도일보와 만난 유 대장은 "순찰에 중독됐다"고 말할 정도로 자율방범대 활동에 진심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봉사 단체지만, 언제나 자율방범대 역시 동네 안전을 책임지는 한 축이라 생각하며 사명감을 갖고 근무해왔다.

유 대장은 19살부터 30년간 서울과 경기, 대전 지역에서 민간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했다. 집안의 반대로 경찰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율방범대장이었던 유도 선생의 권유로 인연이 됐다.

자율방범 대
2023년 0시축제 당시 유성철 대장이 자율방범대원들과 함께 순찰을 돌며 인파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성철 씨 제공)
25년 전 대전에 와서도 방범 활동은 이어졌다.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자율방범대가 2023년 경찰청 산하의 법정 단체로 지정되기 전, 지역 방범대 운영과 활동 체계 마련에도 기여했다. 2023년 대전 0시 축제 기간 미아 찾기, 절도 방지, 인파 관리 등에도 힘써 대전경찰청과 대전자치경찰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대전 자율방범대원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유 대장은 "대전에 처음 왔을 때는 지구대 경찰 마냥 밤을 샐 정도로 방범 활동에 진심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태평1동 자율방범대에 와서 근무일지를 쓸 때도 달랑 참석자 이름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디를 순찰했고, 청소년 지도 활동은 몇 건했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개선했다. 범죄 예방을 위한 단체이니, 초소 안에서 음주 등 유흥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대원 복장도 청바지 말고 검정 바지를 입도록 나름의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유성철  씨 근무
2007년 방범활동 중인 유성철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모습 (사진=유성철 씨 제공)


자율방범대는 동네 순찰 외에도 청소년 계도, 주취자, 범죄 신고 등 동네 곳곳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한다. 동네의 민원 해결사로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주민들은 가장 먼저 유 대장을 찾는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가 직접 신호봉을 들고 교통정리를 하기도 한다.

유 대장은 "딸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사는 동네가 항상 안전하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고맙다는 말과 경찰들의 격려 역시 자율방범대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경찰 인력 한계로 부족한 도보 순찰 업무를 자율방범대가 메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원 모두 수십년 간 이곳에 산 주민들이라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으니 경찰과 함께 합동 순찰을 할 때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그간 범죄자 검거에 일조할 정도로 많은 역할을 해왔으나, 올해 중구 지역의 자율방범대 지원 예산이 삭감됐다는 점에서다. 방범 활동에 사용하는 무전기 역시 기존의 무전망이 바뀌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 지원이 안 돼 전부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에 있던 무전기도 유 대장의 사비로 구입한 것이다.

유 대장은 "자율방범대 예산이 삭감되면서 최근 새로 생긴 자율방범대는 초소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라며 "여전히 초소가 없는 방범대도 있고 초소가 있다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는데, 중구청과 중구의회에서도 자율방범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유성철 대장은 "요즘 자율방범대가 고령화가 되고 있어 문제인데, 경찰 지망생들이 방범대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경찰 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유도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자율방범대원 모두 지역 안전을 위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동남서-압구정KM 성형외과, 마약범죄예방 나선다
  2.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3.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4. 보이스피싱 예방, 우리가 앞장선다
  5. [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1. 대전관광공사.과학산업진흥원 이달 원도심 행… 산하기관 이전 신호탄
  2. 대전시, 국토부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공모 최종 선정
  3. 충남교육청 장애학생 위기행동 중재 지원 강화 "모두가 안전한 학교로"
  4. 도시재생 뉴딜사업 핵심 어울림그린센터 본격 착수
  5.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전시 힘 보탠다

헤드라인 뉴스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사표를 제출하면서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3 대선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대통령 파면 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겠다던 한 총리와 최 부총리가 모두 약속을 파기하면서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상정에 앞서 본회의장을 떠났고 오후 10시 30분 전후 사의를 표명했다. 한 대행은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와 집무실에서 최 부총..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겠다"며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나..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5월 5일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를 포함해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유일의 행사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무료 체험과 나눔, 마술쇼, 버블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5일에는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가 열리며, 관람객들은 마술과 버블쇼를 즐기며 아기 반달곰의 새로운 이름을 짓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5월 1일과 6일에는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새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