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62- 단양 절경에 어우러진 흑염소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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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62- 단양 절경에 어우러진 흑염소 보양식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5-02-17 17:00
  • 신문게재 2025-02-18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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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도담삼봉. (사진= 김영복 연구가)
산 좋고 물 맑은 단양(丹陽)은 어느 위치에서 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수량이 풍부한 단양강을 따라 펼쳐진 단양의 명승지들은 소백산맥 준령이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쪽빛 물결로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도담삼봉(島潭三峰)과 석문( 石門), 구담봉(龜潭峰), 사인암(舍人巖), 제천 옥순봉(玉荀峰),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이 단양읍에서 8~12km 안팎에 그 지류 계곡에 승경을 이루어 금강산에 비길만한 경치를 자랑한다.

여기서 도담(島潭)은 세 개의 기암으로 된 봉우리의 주위를 에워싼 못이다. 도담(島潭)과 이 세 봉우리를 아울러 도담삼봉(島潭三峯)이라 부르는데, 단양 북쪽 12km 지점의 단양읍 도담리에 있다.

세 봉우리 가운데 남봉(南峰)은 첩봉(妾峰) 또는 딸봉이라 하고, 북봉은 처봉(妻峰) 또는 아들봉이라 한다.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鄭道傳)이 이곳에 은거(隱居)하여 자신의 호를 이 도담삼봉에서 본떠 삼봉(三峰)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단양 북쪽 12km 지점의 도담삼봉(島潭三峯) 하류(下流)에 높이 수십 척의 돌기둥이 좌우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위에 돌다리가 걸려 있어서 무지개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곳을 석문(石門)이라 한다.

그리고 기암절벽의 바위 형태가 거북을 닮았다는 구봉(龜峰)의 주위를 에워싼 못으로, 물속에 비친 바위가 거북무늬를 띠고 있다 하여 구담봉(龜潭峰)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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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암. (사진= 김영복 연구가)
사인암(舍人巖)은 단양 남쪽 8km 지점인 대강면(大崗面) 사인암리(舍人岩里)에 있으며, 덕절산(德節山:780m) 줄기에 깎아지른 강변을 따라 치솟아 있는데, 고려 말 학자였던 우탁(禹倬, 1262~1342)이 사인재관(舍人在官) 때 이곳에서 자주 휴양한 데서 사인암(舍人巖)이라 하였다고 한다.

옥순봉(玉荀峰)은 기묘하고 뛰어난 봉우리들이 마치 비 온 뒤의 죽순처럼 솟아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경치가 빼어나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렸다.

단양팔경 중에 세 개의 선암(仙巖)이 있다. 제6경 하선암(下仙巖), 제7경 중선암(中仙巖), 제8경 상선암(上仙巖)이다.

하선암(下仙巖)은 소백산맥을 흐르는 남한강 상류에 위치하는 단양 남쪽 4km 지점인 단성면(丹城面) 대잠리(大岑里)에 위치해 있다.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로서 불암(佛巖)이라 부르던 3층의 넓은 바위를 조선 성종 때 임제광(林齊光)이 선암(仙巖)이라 부른 뒤부터 하선암이라 개칭하였으며 봄에는 철쭉꽃, 가을에는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며 절경을 이룬다.

중선암(中仙巖) 단양 남쪽 10km의 단성면 가산리(佳山里)에 있으며, 삼선구곡(三仙九曲)의 중심지이다. 흰색의 바위가 층층대를 이루고 있으며, 효종 때 곡운(谷雲) 김수증(金壽增)이 명명(命名)한 것으로 전해온다. 암계류(岩溪流)에서 쌍룡(雙龍)이 승천하였다 하여 쌍룡폭포라고도 한다.

상선암(上仙巖) 단양 남쪽 12km 지점의 가산리에 있으며, 중선암에서 약 2km 올라가면 수만 장의 청단대석(靑丹大石)으로 된 벽과 반석 사이로 흐르는 계수(溪水)가 폭포를 이루고 있어 절경이며, 선조 때 수암(遂庵) 권상하(權尙夏)가 상선암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단양에는 서울과 경상도, 충청도와 강원도를 연결하는 고갯길에 대나무가 무성하여 이 고개를 죽령(竹嶺)이라 하였고, 내리막길 30리 오르막길 30리 아흔아홉 구비의 험하고 힘든 고개중턱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곳에 죽령폭포가 있다.

구름 속에 신선이 노니는 듯한 운선계곡(雲仙溪谷) 상류에 위치하는 칠성암(七星岩)이 있는데, 7개의 바위로 이루어졌다 하여 붙여진 명칭으로, 약 7m 높이의 대석(臺石) 위에 깎아 세운 듯한 7개의 암석이 약 15m 높이로 솟아 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칠성암(七星岩)은 햇빛이 비치면 눈이 부시게 빛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소백산맥 중에 솟은 봉우리와 계곡이 절경을 이루는 구봉팔문(九峰八門)은 소백산 아래 봉우리 아홉 개와 그 사이의 계곡 여덟 개를 일컷는 것이다. 비슷한 형태로 솟은 아홉 봉우리 아래로 여덟 계곡이 여덟 팔(八) 자 형태로 흘러내리고 있다.

구봉팔문(九峰八門)은 골짜기를 봉우리에 이르는 문(門)으로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어떤 불제자가 이곳을 법문(法門)으로 오인하여 오르려고 애를 쓴 곳이라 전하는데, 여기서 유래하여 법월팔문(法月八門)이라고도 한다.

산지를 이루고 있는 단양은 흑염소를 사육하는데, 최적지라 할 수가 있다. 단양은 총 면적의 83.7%가 산지(山地)이며 경지(境地)는 11.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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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농장. (사진= 김영복 연구가)
흑염소는 산야초가 풍부한 산골짜기가 사육하기가 좋은 곳이다.

축산물 소비 증가와 함께 흑염소 역시 약용에서 육류 위주로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새로운 축산 소득원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보신탕 식육을 금지한 이후 급격히 흑염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단양에도 흑염소 맛집이 있다.

단양 IC를 나와 소백산 자락길인 충북 단양군 대강면 단양로 74에 위치한 '갈매기식당'은 흑염소요리 전문 식당이다.

직접 흑염소농장을 운영하면서 장사를 하는 집으로 2대에 걸쳐 30여년 간 식당을 운영한다고 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흑염소탕, 흑염소전골, 흑염소수육, 흑염소 갈비찜 등 다양한 흑염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이 집의 흑염소 요리는 잡내가 거의 없다. 그리고 토속전인 반찬들이 정갈하면서 맛깔스럽게 나온다.

그렇다면 흑염소(黑髥昭)는 언제부터 식용을 하게 되었을까? 예부터 검은 색 음식이나 약은 최고의 보약으로 뼈와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하며, 소변을 잘나오게 하고, 귀를 밝게 하며 머리카락을 검게 만들고 정력을 강화시키며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검은 색을 가진 다섯 가지 가축 중에 흑우(黑牛), 흑돼지[黑豚], 흑염소(黑髥昭), 흑토끼[黑兎], 오골계(烏骨鷄)가 있다.

염소는 소[牛]과에 속하는 포유류의 일종으로 염소(髥昭)의 한자는 구레나룻 염(髥) 밝을 소(昭)라는 음을 빌려 부르게 되었다.

염소는 고문헌에 기록이 보이지않는다. 다만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목민관, 즉 수령이 올바르게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히며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행정지침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다산필담(茶山筆談)』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옛날부터 조선에는 양이 없었다고 칭해 오는데 이는 풍토가 양에 적합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습속이 양 기르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지금 전생서(典牲署)에서 기르는 양과 율주(栗洲)에서 방목하는 양은 모두 번성하고 있다. 추억해 보면 내가 어렸을 때만해도 각 고을에서 기르는 양의 수가 50~60마리를 밑돌지 않았는데, - 각 고을에서 기르는 것은 모두 고였다. 고는 하양(夏羊)인데 속칭 염소〔髥牛〕라고도 하고 또는 그릇 고(羔)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고(羔)는 양의 새끼인 것이다. - 지금은 모두 종자가 끊어졌다. 그것은 기르는 데 소용되는 물자를 관에서 지급하는 바 없고 억지로 창노(倉奴)를 목부(牧夫)로 차출하여 기르도록 하기 때문이니, 해마다 달마다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예전에는 염소(髥昭)를 하양(夏羊)이라고 한 것이다. 특히 주(註)에 하양(夏羊)을 흑염소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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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전골. (사진= 김영복 연구가)
조선후기 실학자 오주(五洲) 이규경(李奎景, 1788년~1863년)의『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나 조선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는 염우(髥牛)라고 나온다.

흑염소는 보통의 염소가 하얀 것과는 달리 검은빛깔을 띤다 하여서 흑염소라 불리고, '까만염소', '검은염소', '깜둥이염소'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염소는 종류에 따라 그 색이 엄청 많은 편이다. 하얀색, 검은색, 갈색, 얼룩무늬, 회색 등등 많다. 하얀색만 띄는 품종과 검은색만 띄는 품종이 따로 있다. 둘이 교미하면 간혹 얼룩이 염소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염소 중에서도 체구가 작고, 암수 모두 뿔을 가지고 있으며 수컷의 경우 검은 수염이 달려 있다. 암컷도 물론 수염이 있긴 있지만 수컷보다 짧으며 가끔 없는 개체도 있다.

한국에서 이슬람교 최대의 명절인 희생절(Eid al-Adha)이 오면 흑염소를 산채로 사는 무슬림들이 눈에 띄는데, 원래는 이슬람 율법에 양을 잡아서 알라에게 봉헌해야 하지만, 한국에서 양을 구하기는 힘들다 보니 결국 양 대신 염소를 잡는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 흑염소를 사면 직접 자신들이 이슬람식으로 염소 목을 따서 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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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탕. (사진= 김영복 연구가)
흑염소는 옛날부터 영양소가 매우 풍부한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어 산후, 혹은 갱년기에 찾는 사람이 많다.

염소의 약효에 대하여 송나라 때 구종석(寇宗奭)의 『본초연의(本草衍義)』에서는 고력양, 즉 흑염소가 가장 약효가 높다고 하였고, 중국 명나라 시절 본초학자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이 엮은『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청색의 것이 가장 높고 흑색의 것이 그 다음이라고 하였다.

흑염소는 항산화 작용, 노화방지, 면역력 증진, 성장호르몬 생성, 기억력 향상, 당뇨 예방, 수족냉증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흑염소는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고양육'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성질이 크게 뜨겁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몸이 마르고 허약하고 추위를 타는 증상을 치료하고 소화기관을 보양하고 기운을 돋운다. 위장의 기운을 소통시켜 살을 찌우게 한다. 몸속의 피를 보충해 주는 작용이 있어 산전, 산후 보혈에 좋다'는 내용이 있다. 요약하자면 흑염소는 추위를 많이 타고 여위고 기운이 없는 사람이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뱃 골이 작아서 많이 못먹고 추위를 못 견디는 소음인 체질에게 잘 맞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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