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능성에 무분별한 여론조사 보도 쏟아져

  • 사람들
  • 뉴스

조기 대선 가능성에 무분별한 여론조사 보도 쏟아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오차범위 내 지지도 수치 놓고 수치 나열하거나 순위 매겨 불공정 보도로 여론 왜곡 우려 기사 135건 무더기 '주의'

  • 승인 2025-02-18 15:29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 관련 여론조사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보도의 상당수가 여론조사 보도의 일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25년 2월 제994차 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보도한 일간 신문 기사 34건, 온라인 신문 기사 101건 등 모두 135건에 대해 무더기 제재 결정을 내려 '주의' 조처했다. 제재 이유는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전문,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6조「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위반이다.

신문윤리위는 이들 기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함으로써 공정보도의 기본 원칙을 위배했고, 이로 인해 민의를 왜곡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선거여론조사 보도에서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잘못은 오차범위 내 수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제목과 본문에서 오차범위내 수치를 단순 나열하거나 순위를 매기고 서열화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여론을 잘못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다.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 조사(1월 14~16일. 1001명.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응답률 16.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에서 국민의힘 39% , 민주당 36% ,무당층 17%로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당지지도 차이는 3%로, 오차범위 안에 있다.

그러나 기사들은 제목에「국민의힘 39% ,민주당 36%」등으로 오차범위 내에 있는 정당 지지도 수치를 단순 나열하거나 '역전' 등의 표현을 썼고, 본문에서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섰다"고 적었다.

여론조사 업체 '조원씨앤아이'의 조사에서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장관 중 누구를 뽑을 것이냐'는 질문에 김 장관 지지율은 46.4%, 이 대표는 41.8%로 나왔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4.6%포인트로 오차 범위(±3.1%포인트) 안에 있다.

이에 대해 기사들은 제목을 '김 장관이 이 대표를 앞질렀다'는 내용으로 뽑고 본문에서도 "김 장관이 앞섰다"고 썼다.

후보자나 정당의 지지율 등이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우 실제로는 뒤바뀔 수 있다는 게 통계학적 해석이다. 따라서 표본오차를 감안하지 않고 제목과 본문에 '1, 2위를 차지했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아무런 설명 없이 기사 제목에 지지도 또는 선호도 수치를 나열하는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우열이 확정된 것처럼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선거여론조사 보도는 선거여론 형성에 영향을 주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여론조사의 의미와 한계 등을 충분히 고려해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이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보도하면 여론조사 결과가 왜곡될 위험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민의를 왜곡해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는 언론의 정확성, 객관성, 신뢰성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 관계자는 "표본오차보다 훨씬 작은 변동에 대한 의미 부여는 해석이 아니라 허구(虛構)"라면서 "일부 언론이나 인사들이 표본을 통한 여론조사의 한계를 완전히 무시한 채, 단 0.1%포인트 차이도 국민 여론의 변화로 보고 그 원인을 해석한다"고 경계한다.

언론단체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보도를 할 때 '신문윤리강령'과 언론 5단체가 제정한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을 충분히 숙지하고 보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은 사실의 전모를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②(공정보도)는 '경합 중인 사안을 보도할 때 한 쪽의 주장을 편파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보도할 때는 조사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분명히 밝혀야 하며, 통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6조「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는 '지지율 또는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또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한다'며 '수치만을 나열하여 제목을 선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서대전IC 구봉터널 차량 16대 추돌사고…12명 부상(영상있음)
  2. 李대통령 충청 메가통합론 지방선거 금강벨트 달구나
  3. 사실상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제부터가 시작
  4. 대전교통공사, 대전역 유휴공간에 ‘도심형 스마트팜' 개장
  5. '불꽃야구2' 올해도 대전에서 한다
  1. 민경배, 민주당 복당 후폭풍 속 "비판 겸허히 받아들일 것"
  2. 짙은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충청 출근길 사고 잇따라
  3. 대전 서구, 청년정책 참여 기구'서청넷'출범
  4. 사라져 버린 구리로 만든 교량 이름판
  5. 지역 국립의대 입학 정원 확 키운 정부…교육 여건 마련은 어떻게?

헤드라인 뉴스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대전은 최근 타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900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지역을 찾았다. 주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부터 '빵의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성심당을 비롯한 여러 제과점을 탐방하는 이른바 '빵 관광'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쇼핑과 식·음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방문객을 지역에 머물게 할 핵심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방문객이 대전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전 방문..

6·3 지방선거,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 대진표 윤곽
6·3 지방선거,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 대진표 윤곽

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충청권 4개 시·도 지방정부를 이끌 광역단체장 여야 후보들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현역 시·도지사 중 김영환 충북지사를 제외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를 단수공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본선행 티켓을 놓고 당내 주자들 간 본격적인 내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최근 대전·충남통합 이슈가 사그라지면서 빠르게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 여야 최대 격전지 금강벨트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충청권 4개 시·도별 지방정부..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공천… 김영환 충북지사 탈락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공천… 김영환 충북지사 탈락

국민의힘은 6월 3일 지방선거에 출마할 대전시장 후보로 이장우 현 시장, 충남도지사 후보로 김태흠 현 지사를 공천했다. 반면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공천에서 제외하고 추가 접수를 한다. 국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북도지사 후보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17일 추가 접수를 받아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현 도지사의 공적과 업적을 부정하거나 평가절하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충북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훌륭한 경륜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 사라져 버린 구리로 만든 교량 이름판 사라져 버린 구리로 만든 교량 이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