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트럼프 대통령의 말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트럼프 대통령의 말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승인 2025-03-11 16:21
  • 신문게재 2025-03-12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성수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필자의 2024년 12월 칼럼에서는, (아직도 그 끝이 요원해 보이는) 계엄을 필두로 온 나라가 뒤흔드는 상황에서 나오는 여러 매체의 말(글)들과 윤동주, 정지용 시인의 절제된 시어들을 대비했다. 최근 1월의 칼럼도 '퍼펙트 데이즈' 라는 영화에 나온, 가족 간, 세대 간의 대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의 정상 회담 중에 일어났던 말다툼으로 시작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자에게 어떤지는 약한 모습을 본 기억은 없지만, 약자에게는 강하게 압박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러시아와의 전쟁 상황에서 항상 군복을 착용하고 있는 상대국 수장에게 복장 예의를 지적하고, 수많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 등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국제 외교임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부분이 적절한가 싶다. 희토류 제공을 포함한 협상 조건이 결렬되었을 것이라고만 추측될 뿐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예절은 필요하다. 9년 전 힐러리와의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도 상대방의 발언 중에도 무례함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2기가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클 것이다. 우리나라는,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외교·안보,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 관세를 포함한 통상 등을 포함해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절대 가볍지는 않으나, 시선을 돌려 또 다른 심각성을 주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중에는 기후 변화 및 에너지를 둘러싼 일련의 정책이 있다. 2017년 대통령에 취임 반년 만에 파리 (기후 변화) 협정 탈퇴를 발표했고, 첫 임기 종료 전인 2020년 11월 공식적으로 탈퇴했고, 미국 내 셰일가스, 석유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으로 트럼프 정권은 기후·에너지 정책은 아주 명확(?)했다. 이전의 미국 대통령의 정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말들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돼 몇 가지를 살펴보자.

아카데미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2006년)로 유명한 앨 고어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통령(1993~2001년)으로 재직했고,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했다. 이 선거는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및 대법원 판결로 역사적으로도 논란거리가 많은 선거로 기록된다. 영화 '불편한 진실' 도 선거에 패배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앨 고어의 심정 고백부터 시작한다. 이후 환경 운동가로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앨 고어와는 정반대의 대척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부시 대통령의 기후·환경 정책은 교토 의정서에 반대했고, 트럼프와 유사하게 화석 연료 중심으로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에너지독립을 강조하는 기조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 명목으로 중동에서 전쟁을 벌일 정도의 과격함을 보였던 부시 행정부도 에너지 정책의 한 켠에는 Freedom CAR라는 하이브리드 포함 전기차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수소연료 이니셔티브 같은 기술개발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부시 행정부 때 개봉된 다큐영화 '누가 전기차를 죽였는가?, Who Killed the Electric Car?'에서는 자동차업체, 석유산업, 정부의 유착 가능성과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90년대 후반 캘리포니아의 환경규제에 GM이 개발했던 수백 대의 전기차 EV1이 시장에서 갑자기 사라진 사건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 영화나 여론의 영향인지는 확인이 안 되지만, 부시 행정부가 국가의 안정적 에너지확보와 이에 관련된 산업,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 사이의 균형 감각은 아주 없진 않았던 것 같다. 2001년 9.11테러 미 의회에서 "테러와의 전쟁, War on Terror" 연설로 국민들의 단합을 이끌기도 하고, 이라크 전쟁과 경제정책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부시 행정부의 국정운영은 평균점은 되는 모양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보여준 에너지·기후 정책의 균형감은 "미래세대에 세상을 물려줄 책임"이라는 오바마의 말에 온전하게 담겨있고, 그는 가장 인기 있는 미 대통령 중에 한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Drill, baby, drill"로 보면 무진장의 화석연료인가 싶고, 힐러리에게 비아냥거렸던 "Sounds good, doesn't work"는 무례를 벗어난다. 사회적으로 상식의 관용 정도가 다를 수 있지만, 거기나 우리나 요즘의 위정자들과 그 지지자들에게는 별도의 기준이 있는 건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아진다.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승찬 ETRI 원장 연임 불발… 노조 연임 반대 목소리 영향 미쳤나
  2. [건강]설명절 허리·다리 통증의 숨은 원인은?
  3.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4. 대전·충북 재활의료기관 병상수 축소 철회…3기 의료기관 이달중 발표
  5. 대전 촉법소년 일당 편의점 금고 절도·남의 카드로 1천만원 금목걸이 결제
  1. 대전 공유재산 임대료 경감, 올해도 이뤄지나... 60% 한도 2000만원서 3000만원 상향 검토
  2. 이주 작업 한창 장대B구역 '빛이 머무는 순간' 헤리티지 북 발간
  3. 대전·충남 통합 변수...충청광역연합 미래는
  4.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5. 규모만 25조 원…대전·충남 통합 지자체 금고 경쟁구도 주목

헤드라인 뉴스


`110년 유성시장` 역사속으로… "철거한다니 아쉬움-기대 교차"

'110년 유성시장' 역사속으로… "철거한다니 아쉬움-기대 교차"

"유성시장이 이전되면 가게를 다시 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이네" 11일 대전 유성시장에서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근 지역민과 시장 방문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부산식당 박화자 할머니는 백발의 머리로 반찬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멈춘 듯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녹아든 이 식당은 시장 내 인기 맛집으로 유명하다. 수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켰던 박 할머니에게 유성시장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하나 같이 유성시장 철거 이후 가게가 이전되는지 궁금해했다. "글쎄, 어쩌나," 박 할머니는 수십 년의 역사와..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선 단지가 있는가 하면, 조합설립을 준비하는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법동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6일 재건축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해당 사업은 대전 대덕구 법동 281번지 일원, 면적 2만 7325.5㎡ 규모에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기존 삼정하이츠타운 아파트 총 13동 468세대를 허물고, 총 6개 동 615세대를 짓는다. 사업장..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뛸 수 있는 트레일(자연 탐방로)이 2026년 동서 구간으로 512km까지 확대·제공된다. 산림청(청장 김인호)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이사장 서경덕)는 동서 트레일의 성공적인 안착과 체계적인 운영 관리를 위한 2026년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사업 대상은 지난해 17개 구간(244km)에서 약 2배 이상 확대된 32개 구간에 걸친 총 512km. 신규 코스에는 충남 태안(2구간)과 서산(5구간), 홍성(10구간), 경북 봉화(47구간) 및 분천(51구간) 등이 포함됐다. 각 구간에 거점 안내소도 설치한다. 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