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을 주목하라

  • 오피니언

[기고] 일본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을 주목하라

충남도의회 유성재 의원

  • 승인 2025-03-25 16:53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충남도의회 유성재 의원
충남도의회 유성재 의원
지난 연말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과 일본 치바과학대학교에 방문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학업중단 학생에 대한 문제를 일본 교육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전체 127만 6890명의 고등학생 가운데 학업중단 학생이 2만 5792명으로 전체 2.0%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대비 812명(7.6%)이 늘었다.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의 비율은 2019년부터 1.7%→1.1%→1.5%→1.9%→2.0% 순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도 교육열이 높아지는 반면, 학교를 떠나는 학생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일본은 대학의 학점제와 유사한 개념의 '통신제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통신제 고등학교는 3년간 74단위(학점)를 이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래 태평양 전쟁 후 국민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일을 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던 교육기관이었지만 최근 들어 학교 가길 거부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위한 교육적 대안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일본 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 일본 고등학교 학생 중 10% 이상이 통신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최근 300여 개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치바현에만 100개의 통신제 고등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N고와 S고는 3만 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온·오프라인 교육체계를 갖추고 대부분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월 2회 정도만 학교에 출석해 대면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통신제 고등학교는 최소한의 필수교과를 이수하게 하고 다양한 선택교과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출석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과제물을 제시해 자율학습을 하게 하고 과제물은 일주일에 한 번 나오면 되지만 선생님들이 학습지 교사처럼 개인별로 꼼꼼하고 세세하게 체크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중단 숙려제'를 운영한다. 외부기관 전문 상담, 학교 내 대안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일정 부분 탄력적으로 학업중단 방지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학업을 중단해 학교 밖으로 이탈하면 학생들에 대한 사후관리 측면에서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실상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의 장점을 살펴보면, 먼저 유연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학생 개인의 페이스에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통신제 고등학교는 각자의 속도와 스타일에 따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교육 환경이 유연한 만큼 개인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다. 모든 학생은 다르고 그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 통신제 모델에서는 개별 맞춤형 지도가 이뤄져,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 정보 통신 기술의 활용도 강점이다. IT의 발달로 뒷받침되는 이 혁신적인 모델은 학생들에게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온라인 학습을 통해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지식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문제를 해소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T의 발달로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은 혁신적인 접근방식으로 기존 교육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연한 학습환경을 제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별 맞춤형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교육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문제와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계가 절실하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 교육도 기회와 혁신의 교육시스템 모델에 주목하고 접목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4.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5.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1.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4.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5.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