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양주 옥정신도시 불법광고 단속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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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양주 옥정신도시 불법광고 단속 현장 가보니

밤 8시, 도시의 안전과 깨끗함을 지키기 위한 작은 전쟁

  • 승인 2025-04-30 14:00
  • 이영진 기자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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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중심상가지역 불법 유동광고물 야간 민관경 합동 캠페인 참가자들. (사진=이영진 기자)
봄바람이 포근하게 부는 4월의 저녁, 양주시 옥정신도시 중심상가 일대는 평소와 다름없이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상 속에 묻혀 있지만, 오늘 밤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불법 유동광고물 단속 캠페인'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양주시 주택과 공무원 6명, 옥정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 2명, 옥정동 통장들, 그리고 경찰관 3명까지 약 40여 명이 거리 한복판에 모였다. 이들은 모두 밤 8시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단속과 계도 활동을 위해 한데 모였다. 손에 들린 안내문과 홍보물, 그리고 안내판을 들고 상가 곳곳을 돌며 시민과 상인에게 불법 광고물의 문제점을 알리고, 규정을 안내하는 일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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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김경수 광고물관리팀장(가운데)이 양주경찰서 범죄예방과 고민숙 경위(오른쪽), 이승현 경장(왼쪽)과 함께 '불법 광고물 단속 캠페인' 진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이날의 현장은 단순한 단속이 아니었다. 상가 앞에 허용 기준을 초과한 입간판이나 인도 한가운데 자리 잡은 에어라이트 풍선들을 발견하면, 담당 공무원들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거, 이렇게 하시면 불법입니다. 이번엔 계도 기간입니다."라는 말이 반복되었다. 이른바 '계도'라는 이름 아래, 일시적 유예와 설명이 이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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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송용재 주무관 (사진=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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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김경수 광고물관리팀장 (사진=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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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김경수 광고물관리팀장과 송용재 주무관이 옥정중심상가 상인에게 입간판 표시 기준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그러나 밤 8시가 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평온했던 거리 곳곳에서 전단지가 흩날리기 시작했고, 유흥업소와 사금융 광고 전단이 도심 곳곳에 뿌려졌다. 명함 크기의 사금융 대출 광고와 자극적인 문구의 홍보 전단이 바람에 흩날리며, 그림자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습은 마치 불법 광고의 밤이 시작된 것 같았다.

이때 단속반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전단지를 뿌리고 사라진 업자들을 추적하며, 주변 상가를 탐문해 전단에 적힌 유흥주점의 주소를 확인하고, 경찰과 협력해 즉시 통신 차단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루 만에 세 개의 사금융 전화번호가 차단되었고, "이 한 통의 전단이 가정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김경아 양주시 주택과장의 말이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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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가 되자 자극적인 문구가 적힌 유흥주점 홍보 전단이 거리 곳곳에 흩날렸다. (사진=이영진 기자)
이 현장은 단순히 불법광고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옥정신도시는 신도시 특성상 학원가와 상업시설이 뒤엉켜 있으며, 저녁이면 아이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시간대에 유해업소 광고 전단이 곳곳에 뿌려진다는 사실이다. 김 과장은 "학부모 민원도 많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캠페인은 상인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많은 상인들이 불법 광고물의 법적 책임을 모르거나, 단순히 '장사가 잘 된다'는 이유로 광고물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이번 캠페인은 '불법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시민과 상인 모두의 이해와 협력을 강조했다. 계도와 안내를 충분히 거친 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강제 철거와 과태료 부과로 전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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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광고물관리팀장이 옥정중심상가 보행로에서 불법 전단지를 살포한 업자를 적발해 현장에서 계도하고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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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공무원들이 불법 전단지에 적힌 업소 위치를 탐문하고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이날을 시작으로 양주시는 5월 한 달간 매주 두 차례 야간 단속과 캠페인을 지속한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아이들의 안전과 시민의 깨끗한 거리 유지를 위해, 단속팀은 불법 전단 추적, 유해광고 제거, 사금융 차단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 과장은 끝으로 "벌금 부과가 목적이 아니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하고, 시민들이 쾌적하게 거리를 걷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밤의 현장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도시의 미래와 안전을 위한 작은 전투의 시작이었다. 깨끗한 거리, 안전한 통학로,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 양주시는 오늘도 밤늦게까지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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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주택과 공무원이 옥정중심상가 보행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수거한 불법 전단지들을 정리해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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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신도시 유흥가 밀집지역 (사진=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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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신도시는 신도시 특성상 학원가와 상업시설이 뒤엉켜 있다. (사진=이영진 기자)
이러한 노력은 단기적인 단속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양주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시민 참여를 통해, 불법 광고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이번 캠페인은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노력임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시민들이 불법 광고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고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자연스럽게 도시 환경이 개선될 것이다. 상인들 역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처럼 양주시는 '깨끗하고 안전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도시 미관을 넘어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발걸음이다. 밤 8시, 거리에는 다시 전단지가 뿌려지지만, 그와 동시에 책임감과 시민 의식도 함께 퍼져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양주시는 지역주민과 상인, 공무원 모두가 함께 협력하여, 불법광고물 없는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 작은 변화들이 쌓여서, 결국에는 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양주=이영진 기자 news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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