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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HB페이퍼에 마련된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에서 참석자들이 개관식을 갖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을 국내에 돌려받아 이를 전시하는 박물관이 충남 아산에 설립됐다. (재)문화유산회복재단은 5월 24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HB페이퍼에서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환수박물관은 친환경 종이 포장지와 그릇을 생산하는 HB페이퍼(회장 박현만)가 제공한 공장 내 유휴부지에 지상 2층과 4층에 총 면적 5000㎡ 규모로 마련됐다.
국가유산청이 집계에 따르면, 도난과 약탈, 선물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로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은 11만6961건에 수량으로는 24만7718점에 이른다. 일본과 미국 등 29개 나라의 박물관·미술관 등 801곳을 조사한 결과인데 지난해보다 1414점 늘었고, 지금도 파악되지 않은 해외의 우리 문화유산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에서는 문화재가 한국에서 기원했는지 아시아권 다른 국가의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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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회복재단이 마련한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 모습. |
이번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은 문화유산회복재단이 2006년 우리문화재 환수 운동을 시작해 그동안 일본과 유럽, 미국에서 소유자의 기증과 대여 방식으로 수집한 것들을 전시한다. 서예가 운여 김광업 선생이 생전 소장품으로 미국에 있는 자녀를 통해 기증된 김구 선생의 '기독정신' 글씨와 역시 미국에서 환수한 생육신 남효온 선생의 추강집 목판 2점 등이 대표적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수집가가 기증한 민화와 고가구, 희귀도서, 각국의 전통 및 현대 인형 300여 점도 만날 수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 묘지, 고구려 수막새 등 해외에서 환수한 유산과 고서, 교지, 조선 문신 목판, 고가구, 관혼상제 의례품, 생활민속품 등 1000여 점을 전시했다. 일본인이 소장한 백제의 '관음보살입상'과 원삼국시대 경남 합천에서 출토돼 일본으로 반출된 '초두' 등 앞으로 우리가 환수해야 할 문화재에 대한 설명자료도 전시하고 교육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밖에 ▲우리가 본 별자리 ▲청소년체험관 ▲세계 민속인형과 풍물전시실이 있다. 기증자 앤드류 김&완균 라 재단 이사장,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기념사업회 문영숙 이사장, 박영순 전 국회의원 등 250여 명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또 충남과 세종 초·중학생들이 참가해 실제 문화재를 활용해 학교 교실에서 이뤄지는 실감 체험교육으로 알게 된 문화재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국민과 미래 세대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가 있고, 여러 기증자의 뜻에 맞춰 청소년 실감교육을 위한 내실 있는 박물관으로 키워가겠다"라고 밝혔다.
김경임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 명예관장은 "우리 선조는 훌륭한 문화유산을 제작했으나, 오랜 역사 동안 잃거나 빼앗겼는데 최초의 환수 박물관을 세계적 시설로 키우는 과업이 주어졌다"라며 "과거 의병운동처럼 해외의 우리문화재 회복 운동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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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에는 해외에 돌아온 희귀 목판 등 1000여 점을 전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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