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를 명분으로 강력히 밀어붙이는 해수부 부산 이전이 '돌아올 수 없는 강'처럼 인식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 재검토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건의한 최민호 세종시장이 홀로 분투하는 듯하다. '북극항로', 아니면 '해양강국' 한 마디가 마치 만능 '패스워드' 같다. 해수부를 옮기면 산하기관까지 모두 따라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온당치 못한 기류가 흘러도 나서주는 국회의원이 왜 없나. 해양수도 부산 육성의 첫 단추라면서 부산 민심만 품는 데도 방관만 하려는가.
특정 목적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할 때도 원칙은 있어야 한다. 오죽하면 최 시장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를 콕 집어 거론했겠는가. 물론 연관성만 따질 수는 없다. 국내 극지 연구 인프라만 해도 부산이 아닌 극지연구소가 위치한 인천에 있다. 그런 것 안 가리고 세종과 서울, 인천, 경기에 있는 해양기관 최소 11곳이 추가 이전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수도권·내륙 중심 행정의 한계 운운하면 그만인가.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까지 다 불러들일 기세다.
이런 논리라면 정부세종청사의 중앙부처와 관련된 공공기관은 전부 세종으로 이전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의 일관성 이전에 행정수도 완성 의지가 안 보인다. 충청권 반대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부산의 소외감만 챙기는 모습이다.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기본마저 무시된 산하기관 이전만큼은 막아야 한다. 일방통행이 지나치다. 산하기관까지는 절대 안 된다는 배수진을 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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