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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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국립 문화시설 공백 지속…광역시 중 최하위 문화 인프라
민선8기 ‘확충 드라이브’ 3년…대형사업은 대부분 장기 과제로
"장기 과제로 가시화 속도 더뎌…정책 연속성, 로드맵 등 중요"

  • 승인 2025-12-14 16:39
  • 신문게재 2025-12-15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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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제2문화예술복합단지기획디자인 마스터플랜 우수작인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의 출품작./사진= 대전시 제공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보는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라는 시리즈를 통해 모두 5차례에 걸쳐 주요 문화공약 점검과 일류 문화도시 도약 조건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② 대형 시설 확충 드라이브…진척도와 향후 관문은?

③ 근대도시의 기억을 복원하다…'대전 서사' 구축의 현 단계

④ 문화산업 클러스터, 산업화의 출발점에서

⑤ 인프라 확충은 진행 중…일류 문화도시의 다음 과제



대전시 문화 인프라가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빈약하다는 사실이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민선 8기 이장우호(號)가 내세운 문화시설 확충 공약과 '일류 문화도시'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4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대전은 인구 10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가 4.2개로 전국 평균(6.4개)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이며, 비슷한 규모의 광역시들과 비교해도 격차가 명확하다.

특히 뼈아픈 대목은 대전이 국립 문화시설이 사실상 전무한 광역시라는 점이다.

서울은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인천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부산은 국립부산국악원·국립부산박물관,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대구는 국립대구박물관 등을 갖고 있지만, 대전은 국립 문화시설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열세는 민선8기 대전시가 하드웨어 중심 공약을 대거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3년간 대전시는 문화시설 확충 공약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유치, 문화·웹툰 콘텐츠 창작·유통 클러스터 구축 등 하드웨어 확충에 우선순위를 둔 공약을 내세웠다. 오페라하우스급 대형 공연장이나 복합미술관조차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규모를 키우는 것이 곧 문화격차를 줄이는 길이라는 판단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이 추진한 문화시설 공약은 크게 세 축으로 정리된다.

우선 제2문화예술복합단지(제2시립미술관·음악전용공연장), 이종수도예관, 제2문학관 등 대형 인프라 구축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중·대형 문화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이다. 두 번째는 소제동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 첫 대전시청사 보존, 대전학발전소·김호연재문학관처럼 도시의 기억을 회복하는 생활문화 공간 조성이다. 지역 서사를 정리하고 대전만의 문화적 맥락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세 번째는 웹툰 창작·유통 클러스터와 융복합 특수영상 클러스터 등 콘텐츠 산업 기반 확충이다. 과학도시라는 대전의 정체성을 문화산업으로 연결한 시도로, 향후 성장동력 마련을 염두에 둔 전략적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지난 3년간의 추진 상황을 한 장의 지도로 펼쳐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완공된 시설보다 설계·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대전이 오랜 문화 인프라 열세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큰 틀의 방향은 잡았지만, 대형 프로젝트 특성상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도 함께 확인된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대전의 문화도시 전략이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양적 격차를 메우기 위한 기반은 마련됐지만, 이 사업들이 실제 도시 정체성과 콘텐츠 생태계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정책 선택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대전시 문화정책은 자연스럽게 민선 9기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규모 문화사업은 예산 확보, 국비 매칭, 중앙정부 협의 등 장기 구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정책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야 어느 정치인이 대전시의 선장이 되는지 여부를 떠나 민선 8기 문화 정책의 기초 위에서 정체성·운영모델·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일류 문화도시의 성패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시설은 예산과 시간이 해결하지만, 도시의 문화는 방향을 한 번 놓치면 수년 단위로 뒤처진다"며 "이미 시작된 사업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낼 장기 로드맵을 지금 만들어두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투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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