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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 안으로 들어서자 아이의 눈은 더욱 반짝였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원을 거닐다 보니, 마치 한순간에 세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네덜란드의 풍차가 돌아가고, 사막 식물 사이를 걸을 때면 마치 다른 나라로 순간이동한 듯했다. 아이는 "여기 진짜 신기해!"라며 연신 탄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시크릿 어드벤처 존이었다. 아이는 마법 비자루를 타고 우드베어와 함께 우주로 날아올랐다. 4D 어트랙션이 시작되자, 진짜로 하늘을 나는 듯한 스릴이 온몸을 휘감았다. 아이는 두 눈을 반짝이며 "엄마! 나 진짜 날고 있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화면 속 별빛과 바람, 진동이 어우러져 현실보다 더 생생한 우주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했다. 그 순간, 나도 아이와 함께 마법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탐험을 마친 후, 순천만 습지를 걸으며 고요한 자연의 숨결을 느꼈다. 갈대밭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흙냄새, 그리고 저 멀리 반짝이는 물빛이 마음을 차분하게 감싸주었다. 나는 아이에게 "이곳이 우리 지구의 허파야, 이런 곳이 많아야 우리가 숨 쉴 수 있단다"라고 말하자, 아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내가 지켜줄게"라고 답했다. 그 짧은 한마디가 내 마음을 울렸다.
순천만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다. 가족이 함께 웃고, 배우고, 느끼며 마음이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공간이었다. 아이의 웃음과 부모의 미소가 어우러진 그 하루는, 가을 햇살처럼 따뜻하게 오래 남을 추억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순천만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문득 생각났다. 내가 살고 있는 아산에도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영인산 자연휴양림이었다.
푸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마치 순천만의 황금빛 억새처럼 반짝인다.
아이들과 함께 산림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가족 단위 숙소에서 하룻밤 머물며 숲의 소리를 들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쉬어간다.
아산 세계꽃식물원도 빼놓을 수 없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쌀쌀한 날에도 실내에서 세계 각국의 꽃과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꽃길을 걸으며 순천만에서 느꼈던 '세계 여행의 기분'을 다시 떠올릴지도 모른다.
이번 가을, 순천만에서 시작된 자연의 감동을 아산의 숲과 호수에서 이어가보려고 한다. 가족과 함께라면, 그 어디든 또 다른 '순천만의 하루'가 될 테니까.
시에위잉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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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다문화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