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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준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한국크루즈포럼 학술위원장) |
새만금 신항만은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니라, 국제 여객과 관광을 아우르는 복합 해양관문으로 설계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해안에는 인천항 이후 대형 크루즈선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만금이 이러한 공백을 메운다면,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이자 한·중·일 크루즈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만금개발청과 전북특별자치도가 명확한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만금개발청은 신항만의 기능을 단순한 화물처리 중심에서 관광·문화 복합항만으로 확장해야 한다. 크루즈 부두와 여객터미널, 면세 쇼핑시설, 수변 복합문화공간을 포함하는 '해양복합항만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항만을 관광산업의 중심축으로 설계해야 한다. 특히 크루즈 산업은 단순한 선박 입항에 그치지 않고, 항만 배후의 도시구조, 관광 루트, 교통망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은 항만 배후부지 개발과 관광·레저용지, 국제협력용지의 기능을 연계해 '크루즈-관광-도시'를 하나로 엮는 통합 개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새만금개발청은 글로벌 크루즈 선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만금을 국제 크루즈 기항지로 브랜드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항만 인프라의 국제 기준화, 환경친화적 시스템, 디지털 여객관리시스템 도입 등 미래형 항만 기반을 선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새만금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을 결합한 테마형 크루즈 콘텐츠 개발을 통해, 단순한 정박지가 아닌 '경험의 목적지(destination port)'로 새만금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는 크루즈산업의 현장 실행자이자 지역관광 활성화의 중심축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새만금 신항만이 국제 크루즈 항로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항만에서 지역 관광지로 연결되는 교통·관광 인프라의 완비가 필수적이다. 전북도는 군산, 전주, 완주, 부안 등 인근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하나의 '크루즈 관광 루트'로 묶고,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새만금과 전주 한옥마을, 고창 고인돌 유적지, 변산반도 국립공원 등을 연계한 '서해안 문화관광 루트'는 전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또한 지역경제와 연계된 상생형 크루즈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역 중소기업이 크루즈 보급품, 관광상품, 음식·숙박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주민이 관광 해설사, 문화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크루즈산업이 단순한 관광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새만금 신항만의 크루즈산업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브랜드 구축과 인프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새만금개발청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항만정책과 국제 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전북특별자치도는 현장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실행기관으로 협력해야 한다. 두 기관이 함께 '새만금 크루즈 비전 2035'와 같은 공동 로드맵을 수립한다면, 새만금은 머지않아 서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 신항만의 크루즈 산업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를 넘어 새만금의 이미지를 세계로 확장시키는 문화·경제 교류의 관문이 될 수 있다. 산업과 에너지 중심의 새만금 개발이 '기반의 성장'이라면, 크루즈산업은 '사람이 모이는 성장'이다. 새만금개발청의 전략적 비전과 전북특별자치도의 실행력이 하나로 모일 때, 새만금은 진정한 "해양관광 르네상스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다. /윤경준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한국크루즈포럼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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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