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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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1일 오전 10시 충남대 공학 2호관 346호에서 충남대 지식융합학부 강연기획 ‘지식의 융합과 CNU 교육의 미래’에서 ‘AI 시인은 말할 수 있는가?’ 주제로 특강

  • 승인 2025-11-11 01:22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이형권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AI 시인은 말할 수 있는가?'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11일 오전 10시 충남대 공학 2호관 346호에서 열리는 충남대 지식융합학부(학부장 서영식 교수) 강연기획 '지식의 융합과 CNU 교육의 미래'에서 'AI 시인은 말할 수 있는가?' 를 주제로 특강한다.

이형권 교수는 1장 서론에서 ‘드디어, AI 시대’를 제목으로 빌 게이츠가 선언한 AI 혁명의 시작과 우리 삶에 변화에 대해 말한다.

이 교수는 “2023년 3월 빌 게이츠는 ‘AI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인공지능을 컴퓨팅 역사상 두 번째 혁명으로 규정했다”며 “첫 번 째는 1980년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였고, 두 번 째는 2022년 OpenAI의 GPT였다”고 전한다. 이어 “GPT는 대학 수준의 생물학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며 “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장 이후 가장 근본적인 기술적 진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AI가 바꾸는 우리의 일상은 정보 검색의 혁명으로 키워드 중심 검색에서 대화형 질의응답으로 전환해 챗지피티와 같은 생성형 AI가 요약된 답변을 즉시 제공하고 학습 방식과 정보 습득 속도를 완전히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또 일상 속 편의 기능에 있어서 “빅스비, 시리 같은 AI 비서, 파파고 실시간 번역, AI 카메라 필터, 최적 경로 내비게이션 등이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잡았다”고 전한다. 이어 초개인화 콘텐츠에 있어서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의 추천 알고리즘은 AI 기반으로 사용자 취향을 정밀히 분석한다”며 “각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창작 도구의 민주화에 있어서 미드저니 같은 이미 생성 AI, 작곡 AI 를 통해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고 전한다.

이 교수는 ‘시 쓰는 AI, 그는 누구인가?’란 질문에서 “시 쓰는 AI 는 인간의 정체성에 가장 근접한 존재”라며 “시는 인간 언어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최고 정점에 존재하는 언어 예술”이라고 말한다. 특히 “비유, 상징, 아이러니, 역설과 같은 수사법, 은율과 각종 이미지, 그리고 감각과 사유의 깊이를 총망라하는 문학장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일례로 ‘샤오빙’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지사가 개발했고, 1920년 이후 중국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약 100시간에 학습해 1만 여 편의 시를 창작한 뒤 2017년 시집 <햇살이 유리창을 잃다>를 출간했다”고 전한다.

이어 ‘람다’에 대해 “구글이 개발한 대화형 AI 언어 모델로, 방대한 웹 대화, 문학 작품, 뉴스, 위키, 포럼, 소설, 시 등 공개 텍스트 전반을 학습해 시를 창작한다”고 전해준다.

또 ‘시아’는 “카카오브레인과 슬릿스코프 공동개발(2022)로 koGPT를 기반으로 약 1만 3000여 편의 한국 현대시를 학습하고 <시를 쓰는 이유> 를 제목으로 한 시집을 출간한 뒤 시극공연을 했다”고 전한다. 이어 ‘Oi Writer’는 “CJ올리브네트웍스 개발로 약 3만 여 편의 시를 학습하고 9명의 인간 작가와 협업해 앤솔로지 시집 <9 플러스 i>를 출간해 인간과 AI의 협업적 창작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AI 시 창작의 원리에 대해 “데이터 기반 생성, 딥러닝 기법, 확률적 선택”이라며 “AI 시의 긍정적 의미에 대해 시 개념의 확장, 새로운 창작 방법, 시의 저변 확대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AI 시의 근본적 한계에 대해 “창조가 아닌 모방, 감성과 공감 능력 부족, 인식론적 주체성 결여, 문학적·윤리적·법적 쟁점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AI 시는 기술적 요소인 지능, 주제, 형식, 표현은 구현 가능하지만, 인간 고유의 체험적, 감성적 요소는 구현 불가능하다”며 “인간과 AI 시의 협업 시는 양자의 장점을 결합한 중간형태”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또 AI 시 창작의 두 가지 방식에 대해 AI 자동생성과 인간 선별, 시인과 AI의 교차 협업에 대해 전한다.

이 교수는 효과적인 AI 시 창작 프롬프트에 대해 “AI에게 시 창작을 요구할 때는 자기 경험을 토대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며 “추상적인 질문이나 막연한 요청으로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또 AI 시의 윤리적 쟁점과 활용 기준에 대해 “거짓과 기만성, 저작권 침해, 책임 소재 불명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며 “세계적 기준 공통원칙은 AI는 저자로 인정하지 않고, AI 활용 시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전한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 'AI 시인은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오’ 입장은 “ 'AI 시인은 주체적인 자의식, 신체적 체험, 타자를 향한 진정성 있는 의도를 바탕으로 한 말하기는 불가능하다”며 “ AI 가 생성한 슬픔은 체험된 슬픔이 아니라 데이터로 학습된 슬픔의 기호적 재현(시뮬라크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반면에 ‘예’ 입장은 “ AI 시인은 인간과의 협업으로 공진화의 동업자가 될 수 있다”며 “인간이 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말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로, 일정 부분 시인의 자질을 가지고 시적 발화를 수행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말하기 혹은 글쓰기의 진솔성”이라며 “인간과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의 미래를 기대한다”고 전한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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