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
우선 SpaceX의 상장 준비가 주는 시사점은 우주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우주산업 내 경쟁이 점점 기술 우위만이 아니라 자본조달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BryceTech은 2024년 전 세계 위성산업 매출을 2930억 달러로 집계했으며, 이중 발사 서비스 매출이 약 93억 달러, 위성 제조 매출이 약 2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위성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SpaceX는 업스트림의 재사용발사체와 다운스트림의 Starlink를 결합해 현금 흐름이 다시 발사 역량을 키우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로써 2025년 매출이 약 155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언급도 공개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블루오리진이 재사용발사체 뉴글렌 1단 회수에 성공하고 Starlink에 대항하는 테라웨이브(TeraWave) 계획을 구체화함에 따라 SpaceX는 독점적 지위에 위기를 느끼고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자본조달이 필요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저렴한 장기자본을 확보하는 기업이 기술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데 유리하다.
한편, SpaceX와 같은 소위 "giga-IPO"를 통한 화려한 엑시트에 주목하기에 앞서 국내의 제도와 관리체계의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은 초기 정부투자를 마중물로 확대하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발사체, 위성의 공공개발 중심에서 민간 주도 우주개발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장이 되면 기업으로서는 회계 및 공시를 비롯해 다양한 규제와 리스크 비용이 상시화된다는 점이다. 우주항공청 정책방향이 우주 조달 및 감리제도 등 관리체계 구축을 전면에 둔 이유도 민간 우주 분야가 성장할수록 시장 자본의 신뢰 기반이 제도로 뒷받침돼야 할 필요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형 우주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도 SpaceX'가 아니라 먼저 국내 우주산업의 규모를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항공청은 국내 우주산업 규모가 2023년 3.65조 원, 세계 대비 0.7% 수준, 영세기업 비중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 사례가 생기고 있지만, 곧바로 대형 민간자본이 몰리는 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해법으로는 단순한 상장 장려가 아니라 우주 분야 수요, 조달 시스템, 자본시장 등을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우주항공청이 우주수송 전략에서 제시한 것처럼 공공이 발사 서비스를 구매해 반복 수요를 만들되 계약을 성과와 연결해 민간 자체의 자본 투자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 또 우주항공청은 70억 원 규모 우주펀드 조성과 함께 2027년까지 1000억 원 규모로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같이 정부 출자 펀드를 확대하되 우주산업의 긴 개발 시간 및 회수 기간 등의 특성에 맞춘 장기자본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우주산업의 성장과 자본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난, 안보 등의 위성, 발사 서비스, 위성 데이터 및 서비스의 국내 핵심 선도 수요를 제도적으로 키워 공공 수요가 민간 산업 확장의 성장 사다리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SpaceX 상장 준비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주경제는 발사체와 위성 시스템의 R&D 혁신 경쟁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금융과 조달을 누가 더 잘 설계하느냐의 경쟁이다. 우주경제 강국을 현실로 만들려면 기술로드맵과 함께 자본시장 로드맵도 동시에 정교하게 그려나가야 할 때다.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임효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