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SpaceX 상장이 국내 우주 자본시장에 주는 시그널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SpaceX 상장이 국내 우주 자본시장에 주는 시그널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 승인 2026-02-05 16:34
  • 신문게재 2026-02-06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60205094610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2025년 12월 SpaceX의 상장 가능성이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로이터는 SpaceX가 주당 421달러, 기업가치 8000억 달러를 전제로 한 2차 지분거래와 함께 2026년 IPO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Economist는 SpaceX, OpenAI, Anthropic 같은 스타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 수요 앞에서 상장을 고민하는 현상을 'giga-IPO dreams'로 묶어 계속 비상장으로 남을 것인가, 상장 후 시장의 수익 요구 압박을 감당할 것인가라는 딜레마로 제시했다. SpaceX의 상장을 포함한 이러한 현상이 국내 우주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우주기업의 상장 그 자체가 아니라 우주산업과 자본시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기적이고 선순환적인 구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있다.

우선 SpaceX의 상장 준비가 주는 시사점은 우주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우주산업 내 경쟁이 점점 기술 우위만이 아니라 자본조달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BryceTech은 2024년 전 세계 위성산업 매출을 2930억 달러로 집계했으며, 이중 발사 서비스 매출이 약 93억 달러, 위성 제조 매출이 약 2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위성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SpaceX는 업스트림의 재사용발사체와 다운스트림의 Starlink를 결합해 현금 흐름이 다시 발사 역량을 키우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로써 2025년 매출이 약 155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언급도 공개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블루오리진이 재사용발사체 뉴글렌 1단 회수에 성공하고 Starlink에 대항하는 테라웨이브(TeraWave) 계획을 구체화함에 따라 SpaceX는 독점적 지위에 위기를 느끼고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자본조달이 필요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저렴한 장기자본을 확보하는 기업이 기술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데 유리하다.

한편, SpaceX와 같은 소위 "giga-IPO"를 통한 화려한 엑시트에 주목하기에 앞서 국내의 제도와 관리체계의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은 초기 정부투자를 마중물로 확대하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발사체, 위성의 공공개발 중심에서 민간 주도 우주개발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장이 되면 기업으로서는 회계 및 공시를 비롯해 다양한 규제와 리스크 비용이 상시화된다는 점이다. 우주항공청 정책방향이 우주 조달 및 감리제도 등 관리체계 구축을 전면에 둔 이유도 민간 우주 분야가 성장할수록 시장 자본의 신뢰 기반이 제도로 뒷받침돼야 할 필요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형 우주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도 SpaceX'가 아니라 먼저 국내 우주산업의 규모를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항공청은 국내 우주산업 규모가 2023년 3.65조 원, 세계 대비 0.7% 수준, 영세기업 비중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 사례가 생기고 있지만, 곧바로 대형 민간자본이 몰리는 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해법으로는 단순한 상장 장려가 아니라 우주 분야 수요, 조달 시스템, 자본시장 등을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우주항공청이 우주수송 전략에서 제시한 것처럼 공공이 발사 서비스를 구매해 반복 수요를 만들되 계약을 성과와 연결해 민간 자체의 자본 투자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 또 우주항공청은 70억 원 규모 우주펀드 조성과 함께 2027년까지 1000억 원 규모로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같이 정부 출자 펀드를 확대하되 우주산업의 긴 개발 시간 및 회수 기간 등의 특성에 맞춘 장기자본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우주산업의 성장과 자본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난, 안보 등의 위성, 발사 서비스, 위성 데이터 및 서비스의 국내 핵심 선도 수요를 제도적으로 키워 공공 수요가 민간 산업 확장의 성장 사다리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SpaceX 상장 준비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주경제는 발사체와 위성 시스템의 R&D 혁신 경쟁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금융과 조달을 누가 더 잘 설계하느냐의 경쟁이다. 우주경제 강국을 현실로 만들려면 기술로드맵과 함께 자본시장 로드맵도 동시에 정교하게 그려나가야 할 때다.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차공공기관 이전... 지방선거 민심 흔들까
  2. 백지수도의 기운 '장군면'… 역사·맛집·카페로 뜬다
  3. 행정수도 품격의 세종 마라톤, ‘제1회 모두 런' 6월 13일 열린다
  4. '몇 년째 풀만 무성' 대덕특구 재창조 핵심과제 '융합연구혁신센터' 착공 언제?
  5.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대전'… 선거열기 고조
  1. [지선 후보 인터뷰-대전시장] 허태정 "이재명 정부와 원팀…지방주도 성장시대 실현”
  2. 선거 때마다 ‘청년 프렌들리’…여야 생색내기용 비판
  3. [앵커 人] 우승한 한밭대 라이즈사업단장 "학생성장 중심 개편… AI 기반 추적 시스템 도입"
  4. [지선 후보 인터뷰-대전시장] 이장우 “말 아닌 성과로 증명…위대한 대전 완성 전력"
  5. [기고] 온(溫)과 천(泉)에 담긴 오랜 온기, 유성온천문화축제

헤드라인 뉴스


지선 후보등록 코앞…금강벨트 시도지사 여야 후보 지지세 확산 사활

지선 후보등록 코앞…금강벨트 시도지사 여야 후보 지지세 확산 사활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코앞에 두고 여야 최대격전지 금강벨트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지지세 확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면서 '내란세력심판'을 강조하자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문화예술 정책 발표로 맞불을 놨다. 충남지사를 놓고 혈전을 벌이는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는 각각 현장 행보와 정책 연대로 표밭 갈이에 나섰다. 각 후보들의 이같은 행보는 지방선거 승패가 보혁 (保革) 양 진영의 결집을 바탕으로 중도층 확장과 부동층 흡수에 달렸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

"술 한잔 하자"는 이제 옛말… 대전 호프주점 500곳 붕괴 코앞
"술 한잔 하자"는 이제 옛말… 대전 호프주점 500곳 붕괴 코앞

젊은 층 사이에서 술을 멀리하는 문화가 퍼지며 문을 닫는 호프집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술 한잔하자'라는 인사가 '밥 한 끼 하자'란 인사와 같던 이전과는 달리, 코로나 19로 모임이 줄어들고, 과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 문화에 따른 음주율 하락이 곧 술집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 호프 주점 사업자 수는 3월 기준 512곳으로, 1년 전(572곳)보다 6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3월 당시 1016곳으로 골목 주요 상권마다 밀집했던 호프 주점 수는 이듬해인 2020년 3월 888곳으..

`최민호·조상호` 세종시장 후보… 7대 현안 해법 차이는
'최민호·조상호' 세종시장 후보… 7대 현안 해법 차이는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세종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 시장 후보별 7대 현안에 대한 인식 차가 확인되고 있다. 교통체계 전환과 혼잡 해소, 해양수산부 이전 등 지역 이익과 충돌하는 중앙 정책 대응, 자족경제 구축과 민간 일자리 확대,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정주여건 개선, 상가 공실과 상권 회복, 부동산 시장 안정과 주거 정책,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놓고, 각 후보는 어떤 해 해법을 제시하고 있을까. 세종시 출입기자단은 11일 오전 SK브로드밴드 세종방송과 함께 6.3 지방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갖고, 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장 허태정 후보 선대위 참석, 이장우 후보 문화산업 정책 발표 대전시장 허태정 후보 선대위 참석, 이장우 후보 문화산업 정책 발표

  • 공용자전거 타슈에 시민들 통행 ‘불편’ 공용자전거 타슈에 시민들 통행 ‘불편’

  •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7년 만에 재개된 선양계족산맨발축제…‘황톳길의 매력에 빠지다’

  •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 작은 지구촌에서 즐기는 세계인 어울림 대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