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엘리베이터, 고칠 시스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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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엘리베이터, 고칠 시스템이 없다

대전서 갇힘사고 최근 3년간 886→959건 지속 증가
조사기관 권한·지자체 지원 제한적 현실… 사회비용↑
"승강기 급격 증가, 관리 법·구조 체계 재정비 필수"

  • 승인 2026-02-04 17:14
  • 신문게재 2026-02-05 6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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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승강기 갇힘 사고 신고로 인한 소방당국 출동이 해마다 늘고 있다.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반복되는 사고로 인한 시민 불안과 사회적 부담 가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4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승강기 갇힘사고는 2023년 886건, 2024년 913건, 2025년 95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구급대 구조출동 중 갇힘사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높아졌다. 2023년에는 전체 구조출동 9880건 중 8.9%를 차지했으며, 2024년에는 8693건 중 10.5%, 2025년에는 8760건 중 10.9%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6건의 승강기 갇힘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가 자체적으로 출동해 소방에 신고되지 않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사고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만으로는 갇힘사고를 줄이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장과 전문가들은 사고 증가의 배경에 승강기 유지·관리 구조 전반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승강기 관리 책임을 지는 건물주나 관리주체 입장에서는 노후 승강기의 수리나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이르는 교체 비용을 단기간에 마련하기 어려워 반복적인 고장에도 최소한의 수리로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기검사와 점검을 위탁받은 민간업체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점검 과정에서 위험 요소가 확인되더라도 이를 즉각적으로 개선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다. 개선 권고나 지적은 가능하지만 실제 수리나 교체 여부는 결국 관리주체의 판단에 맡겨지는 구조다. 이로 인해 안전상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더라도 근본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돼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현재 대전시나 구청에서는 노후 승강기 교체나 안전 개선을 위한 보조 사업, 전세사기 건물 등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건물의 승강기 관리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으나 예산 규모가 제한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갇힘사고가 늘면서 사회적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복적인 사고로 인한 119 출동은 공공 인력과 자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탑승자의 정신적 피해를 둘러싼 손해배상 청구나 집단 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장시간 갇힘이나 반복 사고가 발생한 건물을 중심으로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법적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강재규 진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승강기 갇힘사고는 신체적 상해가 없더라도 장시간 고립에 따른 공포감이나 정신적 피해가 문제 될 수 있다"며 "건물주,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관리사무소장 등 상대로 불법행위 손해배상 또는 공작물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100만 원 안팎의 위자료가 인정되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승강기 갇힘사고를 개별 건물이나 특정 업체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도시 인프라 차원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구조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후 설비 개선과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유지관리 시장이 장기간 가격 경쟁 위주로 형성되면서, 한 업체가 감당해야 하는 승강기 수가 과도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출동 인력 확보나 24시간 대응 체계를 충분히 갖추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만큼, 안전 확보를 위한 적정 관리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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